박정희가 일본 황실 문양 본딴 것 청산해야

윤석열이 파면되었는데 지지자들은 왜 조용할까?

먼저 한 가지 의문점을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이 파면되면 그 지지층들의 ‘폭동’, 혹은 심각한 ‘난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전광훈 일부 광신도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조용하다. 왜 그럴까? 내란수괴 윤석열 지지층은 대체로 힘과 권력에 의존하고 스스로 지배당한다. 그러기에 힘 있는 미국을 그토록 숭상하는 것이며, 내란을 일으키고도 구속에 맹렬히 저항하고 구속되었으면서도 마침내 구속취소까지 ‘쟁취’해낸 권력자, 윤석열에 격렬하게 동조하고 영웅시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참담하게 내쳐지자 윤석열은 힘 있는 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오직 패배자였을 뿐이다. 더 이상 그런 패배자에게 자신들의 운명을 걸 수 없게 된 것이다.

윤석열은 파면되고 ‘봉황기’는 내려갔다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이 결정된 지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용산에서 ‘봉황기’가 내려갔다. 이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과 패배를 공식적으로 상징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봉황’이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양이 되었을까? 이 ‘봉황’ 문양에 대해 현재 문제 제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 ‘봉황기’는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다. 우선 ‘봉황’이라는 그 이미지는 상당히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내란수괴 윤석열이 손바닥에 ‘왕(王)’이라는 글자를 쓴 것과 ‘봉황 문양’은 어딘지 모르게 상호 연결되는 느낌을 지워내기 어렵다.

‘봉황’ 문양은 일본 황실 문양이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점은 바로 이 ‘봉황’ 상징이 일본 황실 문양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에 있다. 일본에서 봉황 문양은 8세기 헤이안(平安) 시대부터 일본 황실의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천황 즉위 혹은 재위 20주년이나 30주년 기념 물품들의 장식에는 봉황 문양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일본의 1만 엔 지폐에는 봉황 문양이 나와 있다. 한 국가의 화폐에 사용되는 문양은 그것이 해당 국가가 대표적으로 존숭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일제 강점기였던 쇼와(昭和) 시대, 즉 히로히토 일왕 시기에는 오늘날 우리가 대통령 휘장으로 흔하게 알고 있는 모양과 같은 모양, 즉 마주 보는 두 마리 봉황이 좌우 양쪽에 길게 깃을 내리고 있는 형태의 문양이 많이 사용되었다. 일본에서 이 봉황 문양은 천황이 내리는 하사품에도 사용되었다. 당연히 강점기의 조선에서도 이 봉황문양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를테면 조선총독부의 상장에는 오늘날 대통령 휘장으로 사용하는 문양과 거의 비슷한 모양의 봉황 문양이 들어가 있다.

 

일제 강점기 상장에 사용된 봉황 문양.
일제 강점기 상장에 사용된 봉황 문양.

대통령 봉황 표장, 박정희가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봉황 문양이 대통령 휘장으로 규정된 때는 바로 친일독재자 박정희 정권 시기였다. 구체적으로 1967년 1월 31일, 대통령 공고 제7호 <대통령 표장에 대한 공고>가 제정되면서 봉황 두 마리가 마주 서 있는 가운데 중앙에 무궁화가 그려져 있는 표장을 대통령의 상징으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이 <대통령 표장에 대한 공고> 제3항은 “표장은 대통령 관인, 집무실, 대통령이 임석하는 장소, 대통령이 탑승하는 항공기·자동차·기차·함선 등에 사용한다.”라고 명문화되어 있다.

 

역대대통령 박정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역대대통령 박정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에 이어 오카모토 미노루(岡本實)라는 그야말로 순수 일본인 이름으로 두 번에 걸쳐 창씨 개명한 박정희는 만주 군관학교와 일본 육사를 거치며 시종일관 일본 문화를 흠모해온 충성스러운 ‘황국신민’으로서 일본 황실의 문양인 ‘봉황’ 문양에 대한 애착과 친밀감이 많았을 것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러한 박정희가 일본 황실의 상징인 봉황 문양을 자신, 즉 대통령의 표장으로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 염원해온 꿈을 마침내 이뤄낸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취의 과정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대통령 표장이란 한 국가의 대표적인 상징으로서 국가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마땅히 일본 황실의 ‘봉황’ 문양을 없앨 때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가 일본 황실의 문양을 받들어 대통령 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한민족의 민족정기를 가장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서 너무도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대의 전환은 ‘상징’의 전환이기도 하다

‘봉황’ 문양은 국민주권주의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권위주의적이고 시대착오적 상징일 뿐이다. 내란수괴 윤석열이 저지른 갖은 악행을 낱낱이 목도하고 겪으면서 이제 오늘의 시대는 권위주의와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엄숙하게 명령하고 있다. 이제 이 땅에서 국민 의지를 배반하는 시대착오적 권위주의는 절대로 발을 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권위주의 청산이라는 이 과제의 그 첫걸음은 바로 권위주의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을 없애는 일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대통령 표장으로서의 ‘봉황’ 문양은 도도한 국민주권주의의 시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마땅히 청산되어야 한다. 우리는 ‘왕’을 뽑은 것도 아니며 ‘봉황’을 선출한 것도 아니다. 국민주권 시대에 우리는 다만 우리 국민을 위하여 충실하게 복무할 ‘큰 일꾼’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제 국민의 시대, 국민주권의 시대를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문양이 제정되어야 마땅하다.

스스로 ‘왕’으로 군림하려 했던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과 함께 ‘봉황’도 당연히 파면했어야 할 일이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과 함께 ‘봉황기’가 내려갔다. 시대의 전환, 시대의 변화란 ‘상징’의 전환, 변화로서 표현된다. 바야흐로 국민주권의 시대다. 권위주의와 내란의 상징인 ‘봉황’을 없애고 내란세력을 철저히 청산함으로써 진정한 국민주권의 새 시대로 전진해야 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과 함께 ‘봉황기’가 내려간 이 시점에서 마땅히 권위주의적 일제 잔재 ‘봉황’을 완전히 청산함으로써 진정한 국민주권 시대의 이정표로 만들어나가야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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