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대상자 한동훈, 계엄해제로 위기 모면하고도

"이, 행정부 장악하면 유죄판결 막으려 계엄 가능성"

이 "부처 눈에는 부처, 개의 눈에는 뭐만 보여"

대선 염두해 지지자 결집시키려는 발언으로 추측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다'가 출간된 26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 앞에 응원 트럭이 세워져 있다. 2025.2.26.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다'가 출간된 26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 앞에 응원 트럭이 세워져 있다. 2025.2.26.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의 법률 집사가 검찰 쿠데타 동업자였는데 속죄하기 전에 이재명 상대로 막말한다고 용서되나" "개의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6일 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다'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며 "이재명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썼다.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것을 두고 "인간적인 괴로움이 컸지만, 정치인에게는 늘 국민이 먼저이기 때문에 사적 인연보다 공공선을 앞에 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책에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 한 전 대표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무슨 상황인가요"라고 물었고,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비상사탭니다ㅠ"라고 답했다. 이후 한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입니까"라고 재차 문의하자 해당 관계자는 "최악"이라고 회신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가 계엄 해제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국민이 정치인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정치인이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약속을 떠올렸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이밖에 한 전 대표는 계엄 사태 초기부터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 미국 측과의 소통 내용도 담았다.

한 전 대표는 저서 출간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할 예정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시 열리는 조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한 전 대표가 가장 위험한 인물로 '이 대표'를 꼽은 것을 두고,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체포될 수 있었던 상황을 잊었냐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차장은 국회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민주당 이 대표를 포함해 한 전 대표까지 체포 명령이 내려졌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은 '12월 4일 00시 30분에 김용현 전 장관은 여인형에게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3명을 우선 체포하라'고 지시했고 여인형은 이 명령을 단장에게 전달했죠'란 질문을 받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6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6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으면 한 전 대표는 현장에서 바로 체포, 구금됐을 처지였다. 이 대표가 비상계엄 당시 라이브 방송으로 의원들과 국민들에게 "국회로 와 달라"고 신속하게 조치했고, 비상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한 전 대표는 체포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한 전 대표가 이 상황에서 이 대표를 '위험한 인물'로 꼽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한 것이 훨씬 위험한 일이었다는 평도 있다. 지난해 12월 8일 한 전 대표와 한 국무총리는 "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여당과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또한 주 1회 이상 회동을 정례화해 경제, 외교, 국방 등 국정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총리-여당 체제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것인데, 한 전 대표는 내란 세력인 한 총리와 결탁하려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한 전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자신의 SNS에 "(한 전 대표는)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핸드폰 비번도 못 까고 자신을 위해 감찰 방해 수사 방해를 저지른 윤석열의 범죄를 덮어주기 위해 법무부 장관으로 패소할 결심으로 패소시키고 상고마저 포기했다"며 "상식과 법치를 조롱했던 윤석열의 법률 집사가 검찰 쿠데타 동업자였는데 속죄하기 전에 이재명 상대로 막말한다고 용서되나. 그런다고 용이 되나"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전 대표가 자서전에 자신을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평가한 것에 대해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의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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