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하청지회 14일째 단식 "멈출 수 없다"

"건강이 중요한 것 아니라 노동현실 바뀌어야"

"2022년 파업에 명태균 씨 개입된 것 참담해"

파업 이후…"하청 노동자 삶은 더 힘들어져"

시민사회단체 원로 '파업 무죄 탄원서' 제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상경 단식투쟁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한화오션 측의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손해 배상 취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상경 단식투쟁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한화오션 측의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손해 배상 취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 연합뉴스

"우리가 싸웠던(파업을 했던) 이유는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걸 개선하려면 고용 구조가 개선돼야 하는데, 고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재판만 받고 있으니 너무 답답합니다."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 

금속노동조합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은 3일 기준 국회 앞에서 14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2022년 파업 이후 47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손해배상 소송과 형사고소를 당했다. 오는 11일 형사재판 1심 판결을 앞두고 파업이 무죄라는 것을 주장하고자 단식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탄원서도 제출된 상황이다.

그는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통화에서 "1심 판결 상황을 보고 구속이 되면 계속 단식을 할 예정"이라며 "내 건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 단식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파업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불안해졌다. 그는 "임금이 조금 올랐다고는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오르지 않은 것"이라며 "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과 차별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며 임금이 조금 오른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규직과의 차별 격차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을 그만둔 사람도 많다"며 "위험한 일을 하는데 현장에 말이 통하지 않는 이주노동자가 30%는 되는 것 같다. 전부 이 이유로 사고가 난 것은 아니지만, 한화오션에 지속적으로 사고가 나는 이유에는 이런 것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화오션에서 발생한 사망사건만 5건에 달한다. 위험한 노동환경에 숙련공이 빠지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주노동자가 채워지니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경영권을 가진 사람은 노동 문제에 관심이 없다"며 "이건 조선소 노동조합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의 대부분이 노동자다. 그럼에도 노동의 가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삶이 개선되면 민생 문제도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교육,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모두 노동에서 오는 차별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노동이 존중받아야 한다. 기업들이 이윤만 추구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생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정파 싸움만 하고 있다"며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한심한가. 이런 것이 지지율로 드러나는 것이다. 또 2022년 파업에 명태균 씨가 개입된 것도 너무 충격적"이라고 했다.

김 지회장은 "명태균 씨를 고발했다"며 "처음에 그 기사를 봤을 때 너무 충격받았다. 파업 당시 생각이 저절로 났다. 경찰 특공대가 와서 진압 연습하고 눈앞에 헬기, 드론 띄우고 물대포 쏘는 것 연습했는데"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 상황이 명태균 씨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는 걸 알았을 땐 너무 참담해서 밤에 잠도 오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상경 단식투쟁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한화오션 측의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손해 배상 취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상경 단식투쟁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한화오션 측의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손해 배상 취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2.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은 2016년부터 시작된 불황에 7만여 명이 해고되고 실질임금 30% 삭감 등의 출혈을 감내했다. 이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이후 조선업은 호황을 이뤘다.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에 목표 수주액의 40%를 넘긴 실적을 달성했지만, 노동자들의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2022년 6월 노동자들은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쳤고 가로 세로 1m 남짓한 철장에 스스로를 가둔 채 임금 회복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원청인 한화오션은 정규직을 동원해 폭력을 휘둘렀고, 자신들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교섭에 나서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정권은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등 노동자들에 폭력적으로 대응했다.

11일 형사재판 1심 판결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51일 파업에 관한 탄원서'에서 "51일 파업투쟁 이후 지난 2년은 피고(하청 노동자)들의 외침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 대우조선해양이 피고들의 하청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피고들에게 헌법이 직접적 규범력을 부여한 노동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비록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두 번이나 거부됐지만, 국회도 원청을 하청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런 와중에 하청노동자 저임금이 계속돼 인력난이 심각해졌다. 인력난을 다단계 하청 물량팀과 이주노동자 고용 확대로 해결하려고 해서 한국 조선업은 빈발하는 중대재해와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소 직접 생산을 책임지는 상용직 하청노동자의 임금은 인상하고 고용을 확대했다"며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피고(하청 노동자)의 외침의 정당성과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감히 '피고들의 2022년 51일 파업투쟁은 무죄'라고 말씀드린다. 그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판결"이라고 했다.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51일째인 22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의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에서 3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7.22.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51일째인 22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의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에서 3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7.22.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래는 탄원서를 제출한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다.

박중기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고문), 남상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고문), 김영옥(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고문), 박상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고문), 조성우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문국주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박홍섭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김승균(사월혁명회 공동의장), 김용삼(사월혁명회 공동의장), 림구호(사월혁명회 공동의장), 이용위(사월혁명회 공동의장), 정혜열(사월혁명회 공동의장), 조회환(사월혁명회 공동의장), 정종득 (사월혁명회 이사장), 김동선(사월혁명회 감사), 윤용식(사월혁명회 감사), 전덕용(전 사월혁명회 전 상임의장), 정동익(전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하일민(전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김시현(사월혁명회 전 이사장), 한찬욱(사월혁명회 사무처장), 권낙기(통일광장 대표), 김혜석(통일광장 회원), 안학섭(통일광장 회원), 임방규(통일광장 회원), 양희철(통일광장 회원), 김영식(통일광장 회원),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강선순(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조인식(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박종부(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이석주(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정정원(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유영숙(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전재숙(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김혜수(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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