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민생만 신경 쓰지 지지율 신경 안 써"
"2027년 5월 9일 임기 끝까지 힘 쏟아낼 것"
지지율은 신경도 안 쓰면서 '임기는 끝까지'?
민주 "민의 거부하겠다는 고집불통으로 들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루가 멀다고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은 '민생과 국민을 신경 쓰지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지율이 국민이 보내는 메시지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걸까. 이 와중에 국민의 마음도 모르고 임기를 끝까지 마칠 거라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탄핵 저지선'이라 불리는 20%대에서 붕괴됐다. 지난 4일 여론조사 꽃이 발표한 11월 1주 차 전화 면접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긍정 18.2%, 부정 81.3%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긍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포인트(p) 하락했지만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1.3%p 더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 대통령의 답변은 국민과 동떨어진 현실 인식만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한 기자가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가 전광판을 보고 운동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선수가 경기에 임할 때 '점수'만 신경 쓰면 안 되는 것처럼 자신도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지율 1%더라도 한다'는 윤 대통령의 전형적인 불통 이미지를 또 재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내 마음이 바뀐 것은 없다"며 "어떤 칼럼에는 '이제 전광판 좀 보고 뛰어라'고도 했는데, 수치가 전부는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말 윤 대통령은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 전광판을 안 본다는 대통령은 곧이어 정부의 개혁 과제를 설명하며 지지율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놨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의 여론조작을 의식하듯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복안으로 여론을 (움직이는) 꼼수 같은 것은 쓸 줄도 모르고 체질에도 안 맞는다"면서, "아마 유연하고 변화를 주면서 일을 하라는 의미 같다. 개혁 추진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서 국민의 속상함을 살펴 가겠다" "하여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또 미래세대를 위해서 정말 좀 강하게 싸우면서도 가야 할 부분과, 국민들의 어떤 이 마음을, 불편을 최소화하고 잘 살펴 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들을 좀 잘 가려서 한번 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남은 '임기 완수'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2027년 5월 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며 "남은 2년 반 동안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첫해의 불통 발언을 떠올리게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 2022년 7월 4일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부정평가 50.2%, 긍정평가 44.4%)가 나오자,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장담한 바 있다. 당시 야권에서는 대통령에 대해 "권위주의적"이라며 "국민들과 함께 하려는 의지는 없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했다.
불통은 2년 반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일갈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옹졸하고 대책 없는 대통령의 모습도 부끄럽다"며 "'지지율 올리는 꼼수를 쓰지 않겠다'는 말도 결국 민의를 거부하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고집불통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겠다며 불통 이미지를 보인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19%로 나왔다. NBS 조사 기준으로 국정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었다. '잘못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7%p 오른 74%로, 같은 조사에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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