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 위한 가장 실효적 방안"

탄핵은 보수화한 헌법재판소 통과 못할 우려 높아

임기 2년 단축 개헌은 신속한 추진 등 여러 장점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 통해 시민들이 직접 심판

5‧18 정신 전문 수록, 대통령 4년 중임제도 포함

'87년 체제' 극복 위한 본격 개헌은 차기 정권서

"암담한 시국에 돌파구 만들려는 충정 받아주길"

"탄핵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 모색 안 할 수 없어"

김상근 목사(가운데)를 비롯한 시민사회 원로들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김상근 목사(가운데)를 비롯한 시민사회 원로들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생을 힘써온 시민사회 원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개헌에 나서자고 긴급 제안했다. 무능과 폭정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임기 단축 개헌이 가장 실효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탄핵의 경우 여권의 필사적인 저항과 지루한 법리 논쟁, 그로 인한 사회적 분열 및 혼란이 예상되고 특히 보수화한 헌법재판소를 통과하지 못할 우려가 높다는 점을 짚었다. 반면 임기 단축 개헌은 다양한 정치세력의 연대를 통해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이 직접 심판함으로써 국민주권의 원리를 실현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따라 이번엔 현직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중심으로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을 담고, 그밖에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본격적인 개헌은 차기 정권에서 책임 있게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사회 원로들은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비상시국회의 주관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정치권에서 공론을 모아 하루빨리 개헌에 착수할 것을 요청했다. 회견장에는 김상근 목사,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신홍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 안재웅 전 한국기독교 민주화운동 이사장,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장임원 전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김상근 목사가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마이TV 중계 영상 갈무리
김상근 목사가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마이TV 중계 영상 갈무리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 상임공동대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KBS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올해 85세인 김상근 목사는 인사말에서 "국민 여러분, 정치인 여러분, 나라가 무척 혼란스럽다. 오늘 이 난국을 어찌 해야 할까 온 국민이 걱정한다"며 "저희도 걱정하고 숙고해 왔다. 저희는 지난 엄혹한 시기 인권, 민주화, 남북 화해를 위해 함께 해왔던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나이 많아져서 일선 활동을 못하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오늘 국민 여러분께, 또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진중하게 제안을 하고자 한다"면서 "길지 않게, 그러나 깊이 숙의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일가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8년 전 국정농단으로 탄핵받았던 박근혜 대통령보다도 더 낮다"면서 "이미 윤석열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심리적 탄핵을 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더 이상 나라를 망치기 전에 하루속히 종식돼야 하지만 법, 제도적 규범과 정치권의 상황은 이것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원로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국민 여러분,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채 나라를 망가뜨리면서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현실에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우시냐"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으로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이 암담한 시국에 작은 돌파구라도 만들어 보려는 저희들의 충정으로 오늘 이 제안을 내놓으니 받아들여주시기를 간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우선 "탄핵이 거론되고 있지만 보수화된 헌법재판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여권도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 예상되므로 조기 퇴진의 실효성이 있는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실현시키는 데는 ▲임기 단축 개헌을 신속하게 종결한다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이 직접 심판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장임원 전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장임원 전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이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개헌을 제안하는 시민사회 원로들의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전국비상시국회의

이어 임기 2년 단축 헌법 개정의 구체적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헌법 개정으로 정리한다.

둘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본문에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에 관한 내용을 담는다. 부칙에 현직 대통령 임기를 2년 단축한다는 규정을 둔다.

셋째, 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의 부족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조항들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7공화국의 새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개헌은 차기 정권에서 책임 있게 추진돼야 한다.

이들은 임기 단축 헌법 개정의 장점으로 ▲지루한 법리 논쟁이 필요하지 않고 신속한 절차가 가능하다 ▲110일 이내에 국민투표까지 거쳐 확정할 수 있다 ▲탄핵 제도에서 소외될 수 있는 국민이 직접 참여해 심판하게 된다 ▲탄핵을 할 때와 달리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가능하다 ▲탄핵을 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정치세력의 연대가 가능하고 여권과의 타협도 가능해진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들은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저희들이 토론을 통해 정리해 보았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현실을 타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더 좋은 대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국민들께서 전쟁 불안, 경제 위기, 부정부패에 대한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임기 단축 개헌 제안자는 총 24명으로 명단은 다음과 같다.

권영길(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김상근(목사), 김중배(전 MBC 사장),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송기인(신부), 신낙균(전 문화관광부 장관),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신홍범(전 조선투위 위원장), 안재웅(목사‧전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 염무웅(문학평론가),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부영(동아투위 위원장), 이부영(전 전교조 위원장), 이선종(원불교 교무), 이우재(매헌 윤봉길기념사업회 명예회장), 이창복(전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이해동(목사), 임헌영(문학평론가‧민족문제연구소장), 장임원(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의장), 정성헌(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청화(스님), 최병모(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표), 함세웅(신부),황석영(작가)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20일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9.20. 이호 사진작가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20일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9.20. 이호 사진작가

■ 사회원로 기자회견문 전문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을 위한 임기 2년 단축 개헌이 필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채, 나라를 망가뜨리면서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현실에 얼마나 답답하고 고통스러우십니까. 국민 여러분의 은혜 덕택에 살아온 저희들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국민 여러분과 정치권에 저희 나름의 제안을 드립니다.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시작된 검찰 독재는 무지 무책임 무대책의 폭주 끝에, 남북대결을 넘어 국제전쟁에 참여하여 국내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무모한 자살적 안보외교정책을 드러내고 있으며, 대외교역 역조로 무역적자가 폭증하고 대기업들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고용감축, 중소기업들의 도산, 서민경제의 마비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통령 부부와 주변세력의 예산낭비, 부정부패, 권력남용, 특히 의료대란 피해 등 정책실패가 걷잡을 수 없이 드러나는데도 저들은 전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낯 두꺼운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으로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이 암담한 시국에 작은 돌파구라도 만들어 보려는 저희들의 충정으로 오늘 이 제안을 내놓으니 받아들여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아래와 같이 저희들의 제안을 정리하겠습니다.

1. 국민 여러분의 분노와 실망이 엄청나기 때문에 정치권이 제대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습니다. 탄핵이 거론되고 있지만 보수화된 헌법재판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여권도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 예상되므로 조기퇴진의 실효성이 있는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실현시키는 데는 "가. 임기단축 개헌을 신속하게 종결한다 나,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이 직접 심판한다"라는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입니다.

3. 임기 2년 단축 헌법개정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헌법개정으로 정리해야겠습니다.

둘째,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와 함께 부칙에 현직 대통령 임기를 2년 단축한다는 규정을 두기로 합니다.

셋째, 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의 부족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조항들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7공화국의 새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개헌은 차기 정권에서 책임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4. 임기단축 헌법개정의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지루한 법리논쟁이 필요하지 않고 신속한 절차가 가능합니다. 110일 이내에 국민투표까지 거쳐 확정될 수 있습니다. 탄핵제도에서 소외될 수 있는 국민이 참여하여 직접 심판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탄핵의 경우와 달리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여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가능합니다. 탄핵의 경우보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연대가 훨씬 더 가능하고, 여권과의 타협도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에게도 책임을 지게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고 계신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저희들의 토론을 통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현실을 타개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서 진지한 검토와 더 좋은 대안을 마련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국민들께서 전쟁불안, 경제위기, 부정부패에 대한 분노에서 벗어나실 수 있도록 노력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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