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현 위원장 vs 박희은 부위원장 압축

양 “광장의 힘으로 윤 대통령 끌어내리겠다”

박 “조합원 심장 뛰는 벅찬 투쟁 만들겠다”

내달 21~27일 120만 조합원 투표로 선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민주노총 제11기(직선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제11기(직선4기) 임원을 뽑는다. 2023.10.27.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민주노총 제11기(직선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제11기(직선4기) 임원을 뽑는다. 2023.10.27. 연합뉴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노총은 27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후보와 박 후보의 출사표를 소개했다. 무정파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의 총연맹 위원장 출마가 무산되면서 선거는 2파전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압도하라 민주노총’ 선본의 기호 1번 양경수 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것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30주년을 앞둔 민주노총이 변화하기 위해 산별과 지역본부의 위상을 새로 정립하고 현장 속으로 들어가 조합원 중심으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11월 11일 전태일 정신을 이어받아 120만 전태일의 반격을 시작한다”면서 “과거로 퇴행하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을 멈춰 세우겠다”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또 “압도적인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조합원을 만나겠다”면서 “새로운 세상의 새로운 담론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라고 말했다.

'다르게 강렬하게 바꿔야 이긴다' 선본의 기호 2번 박희은 후보는 “대공장이 아닌 지역 변방의 40대 여성 노동자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나설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었다”면서 “민주노총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요청”이라고 말했다. 이어 “1%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사이 노동자는 불평등 지옥에 살고 있다”면서 “부자에게 감세를 선물하고 노동자에게는 노동 개악과 탄압을 들이밀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윤석열 대통령 퇴진 이유는 이미 차고 넘치는데 슬프게도 민주노총은 무기력했다”면서 “보여주기식 투쟁, 집회를 위한 집회뿐이었고 단결해 투쟁해도 모자란 시기에 분열과 반목이 커졌고 이것이 나의 출마를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만 조합원의 심장이 뛰는 벅찬 투쟁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27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선거 운동을 진행한 뒤 21일부터 일주일간 120만 전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차기 위원장 등 지도부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쌍용차지부 위원장의 당선 때부터 전 조합원 직선제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후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 양경수 현 위원장이 당선됐으며 이번으로 직선 4기를 맞았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민주노총 제11기(직선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제11기(직선4기) 임원을 뽑는다. 2023.10.27.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민주노총 제11기(직선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제11기(직선4기) 임원을 뽑는다. 2023.10.27. 연합뉴스

양경수 후보는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직선 3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양 후보와 함께 수석부위원장으로 이태환 후보(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항만운송본부 KTCT지부), 사무총장으로 고미경 후보(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지역 금속지회)가 출마했다.

박희은 후보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으로 양경수 현 위원장 체제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다. 박 후보와 함께 수석부위원장으로 김금철 후보(전국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사무총장으로 이영주 후보(전교조 서울지부 초등동부지회)가 출마했다.

정파로 따지면 양경수 후보 선본은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계열(NL)이며 박희은 후보는 ‘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계열(PD)이다. 중도파로 분류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나 위원장은 “중간 지대에 있는 의견 그룹 모두가 한마음으로 후보조를 구성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상호 엄청난 비토를 확인하게 됐다”면서 “작은 차이와 상호 비판적 관계를 넘어 다함께 힘을 모으려고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과 관련 양 후보는 “어느 세력보다 앞장서서 퇴진 투쟁을 만들어 왔다”면서 “민중단체, 시민단체가 함께 윤석열 퇴진 운동본부를 결성해 두 차례 범국민대회를 개최했고 11월 11일 20만 명이 모이는 항쟁으로 범국민대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퇴진 투쟁을 하는 곳이 운동본부, 촛불행동, 시국회의 등이 있고 이 힘을 어떻게 하나로 모을지가 숙제”라면서 “조합원의 참여와 투쟁을 조직해 나가는 것이 돌파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박희은 후보는 “양회동 열사가 분신했고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극악에 달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선포했는데 그 선포에 맞게 열사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서 “투쟁을 힘있게 해야 할 시기를 놓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이후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구체적으로 사회 체제 전환의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는 논의와 구체적 준비가 필요하다”라면서 “단순히 의회주의로 귀결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양 후보와 박 후보는 기자회견 뒤 공동결의문을 통해 “민주노총 직접선거를 통해 120만 조합원을 주체로 세워내고 정권 퇴진을 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의를 다진다”면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으로 바꾸는 선거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가 후보자 중심이 아니라 조합원이 주도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조합원과 함께 민주노총에 대한 정권의 탄압을 뚫고 2024년 총선에서 노동자 민중의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선거 운동 기간을 윤석열 살인 정권 퇴진 기간으로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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