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되도록 정치 무관했던 프리랜서 줌바댄스 강사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의문 들며 집회 참가
자원봉사하다 발탁…겨울철 몸 풀기로 율동코너 맡아
"촛불집회 청년층 확산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촛불집회에서 ‘율동 배우기’ 코너를 맡은 오솔잎씨는 촛불집회를 청년층으로 확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오 씨는 “청년층에서 더 많이 촛불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라면서 “조만간 청년촛불행동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씨는 정치나 시민단체 활동과는 무관한 인생을 살았다. 프리랜서 줌바댄스 강사로 일하면서 문화센터가 피트니스센터 등 불러주는 곳이라면 달려가 춤을 가르치고 있다. 오 씨는 촛불행동 결성 1주년 기념 <시민언론 민들레> 특별인터뷰에서 “줌바 댄스뿐 아니라 아주머니들에게 아쿠아로빅 등 다양하게 가르치고 있다”라면서 “40세가 되도록 정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 오 씨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거리로 나오게 됐다”라면서 “유튜브를 통해 촛불집회를 접하게 되면서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처음 명동과 홍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것이 그를 열성적인 집회 참여자로 바꿔놨다. ‘검수완박’ 정국에서는 민주당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오 씨는 “처음에는 일반 시민으로 집회에 참여한 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서 촛불집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던 중 촛불행동 자원봉사팀장이 오 씨가 ‘줌바댄스 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것이 촛불집회의 ‘율동 배우기’ 코너로 연결됐다. 오 씨는 “겨울에 거리에서 집회에 참여하면 추위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라면서 “자원봉사팀장이 몸을 움직이면서 춤을 추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제안해서 율동 배우기 코너를 맡게 됐다”라고 말했다.
물론 줌바 댄스 동작을 곧바로 집회 참가자를 위한 율동 안무로 연결할 수 없다. 최대한 단순하면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을 안무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그에게 주어진 것이다. 오 씨는 “매주 목요일 정도면 이번 주 촛불집회 주제가 정해진다”라면서 “주제가 정해지고 나면 금요일 정도에 이에 맞는 음악을 고르고 금요일 저녁까지 안무를 만든 뒤에 함께 코너를 맡은 대학생들에게 보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요일 집회 전에 대학생들과 한두 번 정도 합을 맞춘 뒤 곧바로 무대에 오른다”라고 말했다.
한두 번 연습한 것치고는 현재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코너를 진행해 왔다. 오 씨는 지금까지 율동 안무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곡으로 가수 백자 씨가 만든 ‘촛불이 이긴다’라는 곡을 꼽았다. 오 씨는 “이번 주 촛불 안무 곡으로는 윤민석 씨가 만든 ‘격문’이라는 노래를 골랐다”라면서 “촛불집회 초기에 나온 ‘지랄하고 자빠졌네’도 안무로 좋은 곡이었는데 어린이 교육을 생각해 더는 진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 씨는 앞으로 청년층의 촛불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 씨는 “혼자 촛불집회에 나오시는 분들을 모아 ‘나혼자 촛불’을 결성했다”라면서 “혜화역에서 따릉이를 타고 촛불 피켓을 달고 달리는 등 홍보 활동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청년촛불행동을 만들어 청년들과 함께 본격적인 촛불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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