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시도 등 경찰·공무원들 '과잉 대응' 탓

유족 실신했는데 119 차량 진입도 못 하게

CT 촬영…경찰 무전기에 갈비뼈 다치기도

지난 6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분향소 철거 예고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2.6. 연합뉴스
지난 6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분향소 철거 예고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2.6. 연합뉴스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다친 유족이 최소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강제 철거를 위해 경찰이 분향소로 들이닥친 6일, 한 희생자의 어머니가 쓰러졌다. 어머니는 분향소 쪽으로 가려 했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어머니는 “내 자식이 있는 분향소를 왜 못 가게 막느냐, 내 자식 분향도 못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요지부동이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는 실신해 바닥에 쓰러졌다. 당시 옆에 있던 시민들은 “경찰이 연락을 받고 출동한 119 차량도 진입하지 못 하게 막아 가까스로 어머니를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병원에서 CT 촬영까지 했다.

같은 날 또다른 유족도 실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유족도 병원에 실려가야 했다. 7일 현재 귀가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송진영 유가족협의회(유가협) 부대표도 경찰의 무전기에 맞아 갈비뼈를 다쳤다. 그는 “상처가 크지 않아 병원에는 가지 않았지만 경찰과 서울시 공무원들이 과잉 대응을 계속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런가 하면 분향소가 마련된 지난 4일 오후에는 서울시 공무원 70여명이 분향소 철거를 위해 무리하게 진입하면서 희생자의 누나가 의식을 잃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서 응급 의료를 돕던 의료진은 “처음에 2~3분간 의식을 잃어서 매우 위중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송진영 유가협 부대표는 “앞으로도 경찰과 공무원들이 과잉 대응을 하면 몸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그런 상황이 되면 또다시 유가족들이 다칠 수 있다”고 공권력 자제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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