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자 상위 10%가 온난화에 2/3 기여

미국 상위 10%의 기여도 세계 평균 17배

미래 세대 위한 기후재앙 방지 모두의 책임

온난화 해결에 재생에너지 AI 활용할 필요

 

폭염이 기승을 부린 1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태양빛이 민간인통제선 철책에 걸린 통일 기원 리본 위로 내리쬐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린 1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태양빛이 민간인통제선 철책에 걸린 통일 기원 리본 위로 내리쬐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이번 우리 여름은 유난히 덥다. 섭씨 37도를 기록하는 일은 이제 보통이고, 27일 경기도 안성은 40.6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2일치 '네이처'는 '연구 하이라이트' 에 '더욱, 더욱, 더욱: 어떻게 부가 기후 극한을 증폭시키는가(More, More, More: How wealth boots climate extremes tremes)'라는 제목의 글을 선정했다. 편집자는 글머리를 "세계의 가장 부유한 이들이 극한적 더위와 가뭄과 같은 기후 충격에 과도한 책임이 있다"로 열었다. 부유한 이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더 많은 물건을 사며, 더 많은 탄소발자국을 거치는데 투자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6월호에 실린 '소득이 높은 집단이 과도하게 세계적인 기후 극한에 기여한다(High-income groups disproportionately contribute to climate extremes worldwide)'를 소개해, 기후 위기에 빈부격차가 미치는 영향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이다.

최근 이 같은 주제로 살리는 논문들이 적지 않다. 이는 빈부차가 기후 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심각하며, 부유한 이들의 각성이 없이는 이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뜻이다. 저자들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호주 등의 연구자들이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에 서구 선진국에게 깊은 책임이 있다는 자기 고백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구 온난화에 빈부 격차별 기여도를 분석한 그래프 (네이쳐 기후변화 6월호)
지구 온난화에 빈부 격차별 기여도를 분석한 그래프 (네이쳐 기후변화 6월호)

자매지의 내용을 요약해 보기로 한다. 1990년을 기준으로 2020년에는 지구 평균 온도는 0.61도 올랐는데, 이중 2/3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로부터, 1/5은 1%로부터 유래했다. 또한, 가장 부유한 10%, 1%, 0.1%에 속하는 한 사람이 지구 온도 상승에 평균보다 각각 6.5배, 20배, 77배의 기여를 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기여도에 있어 지역간 불평등함도 확인할 수 있다. 즉, 인도의 상위 10%에 속하는 이는 온난화에 세계 평균보다 1.2배의 기여를 하는 반면, 이에 상응하는 미국인은 무려 17배나 기여한다. 이는 세계 상위 10%에 속하는 이에 비해서도 약 3배나 된다.

쉽게 말해 부유한 나라의 부유한 사람들이 기후 위기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여행시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며, 객실내 온도를 18도로 유지한다. 일생에 한번도 비행기를 타는 일이 없는 빈곤국의 대다수 국민에 비하면, 그가 온난화에 77배 넘게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 회사들은 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AI 개발을 위해 수많은 GPU를 가동하기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와 식수가 사용하는 물먹는 하마와 같다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참고로, 이 계산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온난화에 훨씬 더 심한 영향을 미치는 메탄과 일산화질소까지 고려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메탄과 일산화질소는 지난 100년 동안 이산화탄소에 비해 각각 28배, 273배의 온난화 효과를 초래했다. 이 계산에 사용된 대기 모델은 대기, 대양, 토양, 빙산 등의 영향을 함께 고려했으므로 상당히 신뢰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별, 국가별 불평등한 기여는 산업화 이전에는 100년에 한번 겪는 '극심한 더위'에 또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대부분 선진국에 거주하는 세계 10% 부자들은 먼 거리인 아마존, 남아시아, 중부 아프리카 등의 온난화를 평균인보다 30배나 증폭시킨다. 가난한 남부의 기후 위기를 크게 심화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더위는 해당 지역민에게 삶의 고통뿐 아니라, 흉작으로 인한 식량 위기까지 초래해 전세계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저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부유 기금'을 설정하자고 제언하고 있는데, '기후 기금'이 보다 적절한 표현일 수 있다. 세계기후회의인 COP28이 2023년 채택한 '손해와 손상기금(Loss & Damage Fund)'이 그 예에 속한다. 2025년 4월 기준으로, 이 기금에 선진국들이 총 7억 달러를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대학의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위한 케임브리지 연구소(Cambridge Institute for Sustainable Leadership)'에 따르면 이 금액은 실제 필요한 기금의 0.2% 밖에 되지 않는다. 극심한 보호무역주의로 세계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적절한 규모의 기후 기금을 마련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지 회의가 들지 않을수 없다.

AI 우위를 위한 경쟁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들이 일정 수익을 투자하여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AI를 개발하기로 합의하고 실행에 옮길수 있을까? 예를 들어, AI를 전지구적인 온난화 모니터링의 효율화, 보다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소재및 활용 인프라의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인 C3S에 따르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이미 1.5도 상승 목표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5월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20년대 출생 세대가 겪을 기후 재앙이 지금의 최대 20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 AI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에너지로서 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마침,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위해 2.3GW 규모의 계통 접속이 연말에 재개된다고 한다. 우리도 재생에너지로 구동하는 AI를 활용하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서기 바란다. 2020 세대를 위해 기후재앙을 막는 일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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