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주 전일빌딩에서 시상식

5.18기념재단(이사장 원순석)과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2024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을 오는 11월 7일 광주 전일빌딩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은 경쟁 부문 대상인 ‘기로에선 세계상’ 수상작으로 ‘가자에서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를 선정했다.

 

‘가자에서 온 목소리’는 모하메드 사와프, 살라 알 하우, 이브라힘 알 오틀라, 마르완 알 사와프 등 팔레스타인 영상기자 4명이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공습 속에서 분투하는 가자 지구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이들은 2023년 10월 가자 전쟁이 시작되자, 자신들에게도 똑같이 다가오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죽음의 위험을 이겨내며, 가자에서 인간으로서의 삶과 공동체의 연대를 이어가려고 하는 주민들의 용기와 의지를 영상에 담아, 알자지라(Alzazeera)TV 영어채널 프로그램 <목격자(Witness)>에 ‘가자에서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 로 가자의 참상을 알렸다.

취재팀의 한 명인 마르완 알 사와프는 이들 작품을 취재하던 지난해 11월 17일, 피난처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부모, 형제자매, 조카딸을 포함한 47명의 가족을 잃고 본인도 심한 부상을 입었다. 엄청난 슬픔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들고 가자의 참상을 기록했던 그는, 온 가족이 참화를 입은 지 불과 2주 후에, 가자 시 북부에서 취재를 이어가던 중 이스라엘군의 대인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생한 첫 3주 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향한 공습으로 230만 명의 가자 지구 시민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2023년 10월 27일, 가자지구는 통신이 두절되며 고립의 상황은 더욱 심해졌다. 취재팀은 이틀 뒤인 10월 29일 일요일,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구급대원들과 함께 하며,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의 고통 속에서 인간의 생명과 존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가자 사람들의 사투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 밖에 올해 ‘뉴스 부문’도 전쟁의 참상을 담은 작품 ‘지금 가자에선(Inside the Gaza siege)’이 선정됐다. 팔레스타인 프리랜서 영상기자 유세프 함마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첫날인 2023년 10월 7일부터 사흘 동안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발생한 가자 지구의 민간인 피해 상황을 취재해 영국의 ‘채널4’에 방영했다.

‘특집 부문’은 이란 정부의 민주주의 탄압을 영국 ‘ITV’에 보도한 ‘인사이드 이란: 자유를 위한 투쟁’이 선정됐다. 게스빈 모하마드, 하페즈(가명), 네치르반 만도, 로빈 반웰 등은 지난해 히잡 착용 문제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과 이란 시민들의 투쟁, 정부의 탄압을 현장 취재했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NBC 전 영상기자인 보 수, 딘 푹 레와 영국 ITN 영상기자 고 알랜 다운스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베트남전 정책의 결정적 변화와 영상저널리즘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지만, 당시에는 그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베트남전을 취재한 영상기자들과 그들이 펼쳤던 TV저널리즘을 기념하고 재조명하는 것은 영상저널리즘의 역사를 다시 새겨보는 의미가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한편,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는 MFC(Media Freedom Coalition·미디어자유연합) 공동의장국인 독일, 에스토니아 대사관과 함께 11월 5일 서울 상암동 MBC골든마우스홀에서 수상자들을 초청해 수상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국제 이슈를 논의하는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상영회는 광주(11월 6일, 8일), 부산(11월 13일)에 이어, 서울 국회에서 11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은 민주주의·인권·평화의 발전을 위해 싸우는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고 1980년 군부독재에 의한 시민 학살의 참상을 기록해 전 세계에 알린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제정됐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광주광역시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주한독일대사관과 광주 광산구청 등이 특별후원한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올해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출품된 보도 영상들은 분쟁지역의 비극적인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며 “재단은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통해 취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기자들의 기자 정신과 희생을 기리고 함께 기억하고, 80년 당시 힌츠페터 기자의 정신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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