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듯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위기의 원인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한민국 정치에 있다는 것 또한 명확하다. 정치의 퇴행이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의 돌이킬 수 없는 퇴행을 만들고 있다. 잘못된 정치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합의해온 공공선의 가치는 물론이고 민생의 위기를 넘어서, 미래의 가능성까지 잠식하기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 거대한 위기 앞에서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우리는 그의 철학을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마주한 지금의 거대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바로 그 공백을 ‘정치검찰’과 ‘공산전체주의’ 따위가 기형적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한계선을 넘어서는 윤석열 정권의 이 퇴행을 우리 손으로 끊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한뜸한뜸 수놓으며 그려온 미래마저 소실될 것은 자명하다.

복합적 위기 앞에서 진지한 정치세력이 해야 할 일

그래서 현 시점 민주진보진영의 과제는 분명하다.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멈춰세우고, 대한민국 정치를 쇄신하여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뤄내어야만 한다. 복합적 위기 앞에 우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명료한 비전과 경로를 제시하고 국민께 하루 더 살아갈 희망을 전달하는 것, 그리고 그 희망으로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것, 그것이 정치의 책무다. 그러나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어디서도 책무를 다하는 정치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니 정치에 대한 분노와 환멸이 무당층, 정치에 대한 거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정치세력이 제대로 우뚝 서야 할 적기이고, 또한, 그것이 진지한 정치세력의 의무다. 그런데 지금껏 제3지대를 노리는 선거공학 신당 주창자들은, 여전히 수도권 몇 석, 호남 몇 석, 대구 몇 석만 읊는 데 머무르고 있다. 몇몇 유명인의 생존을 목표로 한 선거공학적 주판놀음으로 국민적 울분을 호도하고 있다. 그간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심지어 정의당 일부 세력이 보여온 것은 구태를 구태로 되갚는, 그야말로 질 나쁜 정치의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이준석 신당’이야말로 목불인견이다. 이곳저곳 손을 내밀며 ‘반윤연대’를 외치는 동안,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 삶을 바꾸기 위한 어떠한 개혁 방향도 약속하지 않았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 윤석열로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본인임에도 일말의 자기반성도 보이지 않았다. 내용이 없다는 비판에 부딪히자 이제 와 반윤연대 아닌 개혁연대에 앞장서겠다지만, 개혁의 내용 없이 어떻게 개혁연대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언제 기후위기 극복, 기술혁신과 불평등 완화의 선순환, 부자감세와 긴축재정,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 여성·소수자 보호에 대한 대안을 국민 앞에 책임있게 답한 적이 있는가. 윤석열식 경제, 복지, 외교, 재정, 노동, 젠더 정책에 각을 세우고 자신의 원칙이나 정책 입장을 내세웠던 적이 있었나. 자기 책이나 유튜브를 통한 몇 개의 논평이 그를 ‘반윤’ 수준에서 벗어나게 하진 않는다.

‘반윤’ 넘어 대전환 향한 개혁정치로 대결해야

안철수식 정치가 보여주었듯 내용 없는 제3지대는 결국 보수정권 재편의 재료로 소모되어 왔다. ‘이준석 신당’ 또한 그 길로 가고 있다. 이미 심판받고 있는 위태로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위한, 생명 연장의 수단인 것이다.

민주진보진영 또한 진정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반윤’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일으키는 대전환을 향한 개혁정치로 대결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을 살리는 길인 3자 구도, ‘묻지마 반윤연대’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멈춰 세우는 4자 구도, 그리고 그 속에서의 민주진보진영의 승리만이 진정한 승리이다. 그래야만 진보적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대한민국을 쇄신할 개혁정치로 힘있게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자와 기본소득당은 ‘개혁연합신당’을 제안하고, 대한민국의 정치가 대전환의 개혁으로 하루 빨리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을 규합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힘있는 개혁 신당을 이룰 연합, 또는 개혁적인 정당들의 연합으로서 ‘개혁연합신당’으로 힘있게 모이자는 제안이다.

기본소득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제3지대 정치의 시작은, 내용과 원칙이 없는 이준석의 정치와는 다르다. 연합을 제안하는 책임있는 자세로 대전환의 방향성, 거대한 밑그림까지 먼저 제안한 것이다. 개혁연합신당을 제안하며 필자는 ‘녹색전환, 혁신국가, 국민통합’의 방향을 담은 미래투자국가의 비전 또한 제출했다. 미래투자국가란 기술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 국가가 직접 대규모 공공투자의 주체가 되어서 탈탄소 산업전환과 디지털 전략산업을 주도하고,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까지 주도하자는 국가전략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국가 성장의 커다란 과실을 소수의 플랫폼 자본, 재벌이 아닌 국가의 주인인 국민 모두에게 배당하자는 제안이다.

이같은 녹색전환, 혁신국가, 국민통합의 비전이야말로 87년 체제가 만들어낸 민주주의의 실질적 완성이자, 산업화와 민주화의 최종적 화해의 길이다. 물론 이 뿐 아니라 정치검찰카르텔이 무참히 짓밟고 있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내야 할 것이다.

노동을 존중하고 성평등과 다양성을 확장해 나아가는 것 또한 변하지 않는 우리의 지향일 것이다.

진영론적 언어 거부하고 책임있는 진단과 해법의 정치

향후 세세한 정책들은 큰 승리를 위한 연합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조정해나갈 수 있을 것이나, 기본소득당은 이와 같은 큰 틀의 전환 방향에 동의하는 이들과 먼저 함께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당면한 현실의 변화에 조응하는 최소한의 준거점이기 때문이다. 성찰적 진보, 합리적 보수, 중도 실용 같은 어떠한 내용도 없는 낡은 진영론적 언어를 필자는 거부한다.

필자는 기본소득당은 위기 속에서 해야 할 바, 사명을 분명히 하여 국민의 ‘진심’을 모아내는 것, 정직하고 담대하게 해야 할 일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소명이라 믿는다. 원내정당으로서 그 소명을 다하고자 매순간 진심을 담았다. 울고 웃는 국민의 곁에, 상처받고 외로운 약자의 곁에 용혜인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현장에 함께 있고자 분주히 뛰었다. 거대 정치권력에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고 책임있는 진단과 해법을 내놓는 일에 앞장섰다고 감히 자부한다.

기본소득 대한민국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의 장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저지할 수 있도록 늘 일관되게 야권의 단일하고 담대한 공조를 강조했고, 민주진보진영의 커다란 승리를 위해 크고 작은 힘을 모아내는 데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용혜인과 기본소득당에게 쏟아지는 국민의 성원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라는 ‘가능성’의 다른 이름, 더 좋은 미래가 다가오리라 믿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한다. 그렇기에 필자는 내년 총선에서 ‘개혁연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가능성을 현실로, 미래를 희망으로 채울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각오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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