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재고율 265.7%…수출 부진·경기 악영향 불보듯

한 달 새 출하 25.8% 급락한 반면 재고는 28% 급등

반도체 빼면 2월 수출 늘어…"반도체 업황 반등 긴요"

2월 수출액이 501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541억 6000만 달러)보다 7.5% 감소했고, 소매판매도 1월에 2.1%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은 5일 텅빈 상가를 지나는 시민. 2023.3.5 연합뉴스
2월 수출액이 501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541억 6000만 달러)보다 7.5% 감소했고, 소매판매도 1월에 2.1%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은 5일 텅빈 상가를 지나는 시민. 2023.3.5 연합뉴스

반도체 경기를 미리 보여주는 반도체 재고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높은 재고율은 반도체 경기가 악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로 1997년 3월(288.7%) 이후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월 반도체 출하지수는 계절조정 기준 71.7(2020년=100)로 전월보다 25.8% 급락했다. 반면 재고지수는 190.5로 같은 기간 28.0% 급등했다. 재고율은 계절조정 기준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백분율이므로, 분모는 커지고 분자는 줄었으니 재고율이 급등한 것이다.

재고율은 출하 대비 재고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보여준다. 반도체 재고율이 높으면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져, 수출과 경기에 악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주력 품목이기 때문이다.

높은 재고율은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 상태라는 의미이므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을 줄이거나, 반도체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시장은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의 상황으로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반도체 단가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재고율이 어느 정도 내려가야 반도체 수출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업황 부진이 전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60억 달러)를 제외한 전체 수출액은 441억달러로 1년 전보다 0.8%(3억 달러) 증가했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다른 품목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를 포함하면 지난달 전체 수출은 50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5%(41억 달러) 감소해 5개월째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반전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42.5%(44억 달러) 급감해 7개월 연속 줄었다.

 

이처럼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지 않으면 당분간 수출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고물가·고금리로 내수 경기도 가라앉으면서 올해 상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4%에서 1.1%로 내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월 수출과 무역수지를 보면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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