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법 시행령…'오른손 펴서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한다'

행진곡 나오면 나아가야…움직이지 않자 의장대장이 '사인' 줘

언론, 윤 대통령 실수할 때마다 정신분석학자 대신 주의 줘야

 

윤석열 대통령이 태극기에 목을 굽혀 일본식 경례를 하고 있다.  KTV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태극기에 목을 굽혀 일본식 경례를 하고 있다.  KTV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7일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를 맞았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오후 3시 35분쯤 군악대의 환영 연주 속에 대통령실 건물 1층 주 출입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의 ‘아킬레스 건’인 의전이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실수 없이 잘 해냈을까.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태극기에 허리를 굽혀 일본식 경례를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에 따르면 ‘제복을 입지 아니한 국민은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을 펴서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한다’고 돼있다.

실수는 또 있다. 국기에 대한 경례가 끝나자 의장대가 행진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먼저 작은북이 연타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걸어가도 좋다는 사인이다. 하지만 두두두두 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윤 대통령은 정면만 뚫어져라 응시하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흘낏 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상황을 ‘눈치 챈’ 의장대장이 윤 대통령 쪽으로 왼손을 쭉 내밀어 걸으라는 사인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그제서야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의장대장이 윤 대통령 쪽으로 왼손을 쭉 내밀어 걸으라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KTV  화면 갈무리
  의장대장이 윤 대통령 쪽으로 왼손을 쭉 내밀어 걸으라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KTV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의전 실수는 이미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국기에 대한 경례’와 관련된 실수가 많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UAE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혼자 손을 가슴에 얹었다. ‘남의 나라 국기’에 대한 경례한 셈이다.

지난해 5월에도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만찬 자리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올렸다. 지난해 9월 캐나다 방문 중에 윤 대통령 부부는 캐나다 국가가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올렸다.

윤 대통령의 실수는 ‘국기에 대한 경례’ 외에도 참 많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이틀째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한·미 우주 분야 협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앞부분부터 실수를 저질렀다. “1967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해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발을 밟은 그 순간은 지금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해는 1967년이 아니라 1969년이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외교와 의전에는 시나리오가 있다. 상대국과 의전에 대해 사전 협의한다. ‘손을 올린다, 내린다’ 등에 대해서도 사전 합의가 이뤄진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가슴에 얹은 손의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활짝 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맨 왼쪽)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을 붙이고 있다. 사진=법무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가슴에 얹은 손의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활짝 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맨 왼쪽)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을 붙이고 있다. 사진=법무부

그런가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최근 ‘국기에 대한 경례’ 때 실수를 저질러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한 장관은 지난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할 때 가슴에 얹은 손의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활짝 펼쳤다. 손가락은 모두 붙여야 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겉보기에 실수로 보여도 그 속에 어떤 무의식적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 <정신분석 입문>에는 실수와 관련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나온다. 어떤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문을 닫지 않은 채 프로이트의 방에 들어왔다. 프로이트는 구태여 그 환자에게 ‘문 닫고 오라’는 주의를 준다. 프로이트는 ‘환자가 의사를 무시하려는 무의식적 의도로 실수를 가장하여 문을 열어둔 채로 들어온다’고 해석한다.

윤 대통령에게도 실수를 할 때마다 언론은 프로이트를 대신해 주의를 줘야 한다. 그는, 더군다나 대한민국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8일 오전 현재 윤 대통령에게 주의를 준 언론은 단 한 군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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