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지역서 왼손으로 누군가 만지는 행위 '금기'

왼손 내밀면 크게 불쾌해 해…'더러운 손'으로 인식

주UAE 한국 대사관 홈페이지에도 '유의 사항' 공지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환영나온 한 어린이의 뺨을 쓰다듬고 있다. 2023.1.15.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환영나온 한 어린이의 뺨을 쓰다듬고 있다. 2023.1.15. 연합뉴스

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실수’ 하나가 더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지난 15일(현지 시간)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 중 현지 어린이들을 만났다.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릴 공식 환영식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으러 나온 어린이들이었다.

어린이들은 태극기와 UAE 국기를 들고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환하게 웃었고, 김건희 씨도 옆에서 미소 지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불현듯 몸을 굽히더니 두 손으로 한 어린이의 뺨을 쓰다듬었다. 실수이자 결례였다.

UAE 등 이슬람 지역에서 왼손으로 누군가를 만지는 행위는 금기다. 물건이나 명함을 주고 받을 때도 상대방이 왼손을 내밀면 크게 불쾌해 한다. 왼손을 ‘더러운 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들은 심지어 ‘왼손은 악마와 관련이 있다’는 믿음도 갖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왼손 실수’를 문제삼은 언론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주UAE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갈무리
주UAE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갈무리

‘그런 것까지 시시콜콜 대통령이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옆에는 의전담당비서관 같은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것이다.

방문국이었던 주UAE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에도 왼손에 관한 정보가 실려 있다. 제목이 ‘UAE 사람 접촉시 유의 사항’이다. ‘왼손은 용변을 보고 씻을 때나 코를 풀 때만 사용하므로 음식을 먹을 때, 악수 등에서는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합니다.’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김 모 박사는 “이슬람 문화권도 많이 서구화 됐다고는 하지만 고유 문화를 지키려는 경향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평범한 외국인이 그런 행동을 했다면 현지인들에게 이해받을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 신분이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 회사원도 외국 출장을 나가기 전 그 나라의 문화와 예절에 대해 미리 공부한다. 혹시라도 상대방에게 실수하여 영업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돼서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다고 한다.

무슬림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왼손과 오른손의 의미와 사용법을 배운다. 아랍권의 유튜브에도 어린이 대상의 관련 교육 동영상이 많다. 어린이교육 유튜브 ‘Mr. Q’ 화면 갈무리
무슬림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왼손과 오른손의 의미와 사용법을 배운다. 아랍권의 유튜브에도 어린이 대상의 관련 교육 동영상이 많다. 어린이교육 유튜브 ‘Mr. Q’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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