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에 있었던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군사 일체화와 한발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일 공동패권을 추구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제목의 미·일 정상 공동성명에서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이 ‘미·일 안보조약에 기초한 양국 간 방위·안보협력’이라고 밝혀 군사분야의 공동패권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우주선에 일본이 동승자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일 글로벌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이튿날인 4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꼬박 30년 전 1994년 7월 초, 독일 브레멘 대학 세미나실, 나는 브레멘대 교수 5명, 학생회 대표 1명 앞에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 박사 학위 청구 논문(“Fordismus und Hyundäismus. Rationalisierung und Wandel der Automobilindustrie”[한‧독 자동차산업의 경영합리화와 노사관계]) 심사일이었다. 그 두어 달 전에 논문은 미리 제출되었고 그 사이 두 명의 지도교수와 다른 세 명의 심사위원 및 위원장이 내 논문을 꼼꼼히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4월 10일 MBC 총선 개표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 왔던 국정 기조를 거의 바꾸지 않고, 단지 바꾸는 시늉 몇 가지만 하는 정도로 그냥 밀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산더미 같은 정치개혁과 사회개혁 과제들’ 제목의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총선으로 심각한 경고장을 받았지만, 지금까지의 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기존 통치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은 변하지 않은 것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번 4.10총선에서 대패한 것은 집권 여당뿐 아니라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내가 주창하고 있는 가치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에 가치투자가 있듯이, 선거에서도 각 정당과 후보자가 제시하는 비전과 가치, 정책을 비교해서 투표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은 마음에 드는 메뉴를 제시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면 된다. 국민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고, 선거를 통해 좋은 정책들이 발굴되고 선거 후에 실행이 되면 국민들은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런 까닭에 민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떤 나쁜 일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잘 대처해서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보다는 못하다. 나쁜 일이 발생하리라는 것도 모르고, 발생하면 허둥대다가 시기를 놓치고, 드디어 손을 놓아버리는 아주 한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라 다스리는 왕(王)에 대입해 보면, 내우외환을 미리 대처하거나 벌어진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현군(賢君), 자신이 일을 저질러놓고도 그 결과로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암군(暗君),
“한국말에도 이런 말이 있잖아.아이는 마을이 키운다고 ....한국은 마을을 삭제(해체)해 버리고 없앴어. 마을이 했던 역할을 개인한테나 혹은 부부한테 떠맡기니까 감당할수 없는거야.마을이 했던 거를 개인이 감당해야 하니 부담이 돼. 너무 부담이 돼.한국에 살면서 그 부분이 제일 안타까웠어.”이 이야기는 ‘그가 해준 충격적인 이야기: 외국인이 말해 주는 한국 저출산 해결책’이라는 제목의 유튜브에서, 한국에서 8년 동안 살아 본 르완다 사람이 한 말이다.딱 맞는 말이다. “한 아이를 기르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아
기후위기 앞에서도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 재난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에게 더 가혹하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은 기후재난으로 더 크게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때로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2022년 여름 신림동, 폭우로 한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던 여성 노동자, 발달장애인, 그리고 아동으로 구성된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한 탓이었다. 옆집 주민이 창문을 뜯으려 했지만 그마저 가능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현장을 방문했고 대통령실은 그때 찍은 사진을 국정홍보용 카드뉴스로 올렸다. 사진 위에는 “국민안전이
정치는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거나 사기행각이다. 지난주 한국에서는 총선이 있었다. 결과는 야당의 압승. 이제 과제는 승리로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태평양 건너 미국의 대선과 총선은 11월이다. 일곱 달 정도 남았다. 2020 바이든-트럼프의 재대결판인 올 선거에서 그들은 어떤 희망의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미국이 고작 이 정도밖에 못한단 말인가?’ 새로운 대안은커녕, 대선 가도에 돌아온 트럼프, 바이든과 트럼프가 재대결하는 2024 대선을 두
드라마 이 최근 시청률 20%를 넘기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통한 시청까지 반영할 수 있다면 실제 시청률은 훨씬 높을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마주치는 재방송을 간간이 보다가 몇 주 전부터는 시간에 맞춰 TV를 켜고 본방 사수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드라마 주인공 백현우의 직업이 변호사이다 보니 직업병이 도진 나는 ‘저 장면은 말이 안 된다’ ‘작가가 너무 미드를 많이 본 것 같다’면서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남편을 향해 TMI를 마구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16일 오전, 4·10 22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엿새 만에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의 총선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으나 ‘역시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과와 반성보다는 변명과 책임회피로 가득한 메시지였습니다. 총선 국면에서 불타오른 국민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나 기대했으나 되려 더욱 크게 불을 지폈습니다. 자신은 2년 동안 올바른 정책을 펴왔는데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투로 일관했습니다.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에서 즉각 사과와 반성이 없는 윤 대통령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민주화이후 역대 총선이 그러했듯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가졌다. 지난 2년 동안의 윤석열 정부 실정에 대한 심판 여론이 선거 분위기를 압도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불과 0.73퍼센트 표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100퍼센트의 권력을 가진 것처럼 행동했다. 정치는 검찰 출신답게 범죄수사식으로 일관했다.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이태원에서 159명의 아까운 청춘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법적 책임은 없다고 오불관언으로 버텼
요즘 우리 마을은 논에 물을 대며 모내기를 준비하고 있다. 겨우내 말라 있던 농수로에 물이 흐르고 논에 물이 채워지고 있다. 논의 경사에 따라서 자연적으로 논물이 차례로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 수백 년간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든 걸작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인류가 만든 고대 유적 앞에 서 있을 때와 같은 경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토종 벼를 기르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내 작은 논에 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가 내 논에 물 대는 소리와 내 자식 입에 밥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초(超)연결 지능사회’를 증명한 선거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를 두고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중도층은 물론이고 보수 일부까지 윤석열 정권 심판에 참여하는 현상을 주목하는 상황적 해석이 있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 세대 구성의 변화에 따라 보수 우위가 무너지는 사회변동을 주목하는 구조적 해석도 눈에 띈다. 표층적인 해석이건 심층적인 해석이건 너무 나갈 필요 없이, 윤 정부가 워낙 무도하고 오만하니 이럴 수밖에 없다는 간편한 해석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고 그저 무서운 민심에 경악하며
나는 평생 명함 없이 살았다. 살아오면서 남에게 알릴 만한 공적 직함을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속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이 되면 강연과 글쓰기, 사회봉사 활동 등을 하며 살았다.그런데 이번에 제천 산골에 폐교 하나를 구하여 생태학교를 만들기 위해 나름 홍보를 할 필요가 생겨 명함을 하나 만들었다. 그냥 주소와 연락처만 쓸까 하다가 그래도 나의 정체성을 표시하는 단어가 있어야겠기에 잠시 고민타가 ‘생명평화운동가’라고 써넣었다. 아직 사상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생소한 단어로 자신을 규정한 것이다.새만금 개발과 ‘생명평화’‘생명평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야권은 거의 189석에 달하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이번 총선은 언론이 국민의힘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면서 사기성 선심 공약을 남발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며, 사법부까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연거푸 재판에 소환하는 등 매우 불공정한 환경 속에서 치러졌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은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노골적인 관권 선거로 얼룩진 최악의 선거였다. 극우사대주의 세력의 야비한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범야권은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었고 국민의힘은 참패했다.반국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4월 10일 끝난 제22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161석, 더불어민주연합(진보당 포함)이 14석, 조국혁신당이 비례 12석, 새로운미래가 지역 1석을 얻었다. 선거연합을 한 진보당은 3석(지역 1석, 비례 2석-중복계산)을 차지한 반면, 독자노선을 걸은 녹색정의당은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이로써 범 민주진보세력은 189석을 차지했다. 여기에 보수성향의 개혁신당 3석(지역 1, 비례 2)까지 합치면 반윤석열 정당의 세력은 192석이 된다.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회 의석 과반수를
일반적으로 한 정권의 집권 기간 중간쯤에 열리는 선거를 ‘중간선거’ 또는 ‘중간 평가 선거’라고 부릅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2년 가까이 된 시점에 실시되는 4·10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전형적인 중간 평가 선거입니다. 윤 정권이 2년 동안 잘했다고 생각한다면 지지표를 던져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반대표를 던져 정권에 경고를 보내는, 수많은 보통의 중간선거 중 하나일 뿐입니다.대체로 중간선거에서는 집권 세력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경험으로 볼 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정권 하기 나름이었습니다. 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평화주의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말씀입니다. 이번 총선분위기가 마치 페스티벌(축제판) 같다며 흥겨워하는 분들의 정서와 일맥상통합니다. 반면에 유시민 작가는 “투표권은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고 자못 호전적인 정의를 내립니다(“선거여론조사는 반드시 틀린다” 4월 1일) ‘종이 탄환’이라니! 갑자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이 떠오릅니다. 혁명의 시대에 권력은 쇠로 만든 총알이나 대포알로 얻을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종이 위에 찍은 투표로 결정되니까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뜻밖의 일이 생겼네요. 전혀 예상하지 않았거든요. 그 일은 지난 4일 밤에 벌어졌습니다. 다음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논평 내용입니다.“사전 투표 전날인 오늘(4일, 강민정 의원이 보도자료를 낸 때는 4일이 아닌 3일 오전 7시 30분입니다.)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고위공직자의 자녀가 학폭에 연루되었는데, 학교 측이 은폐·축소 처리했다’는 취지로 뜬금없는 허위 보도자료를 내고, ‘오마이뉴스’가 이를 익명으로 보도했다.”학폭 보도가 ‘더러운 정치 공작질’로 둔갑이어 국민의힘은 “(한동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중대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 기업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인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그런데 중대 재해는 산업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사망한 피해자가, 보도된 것만 따져도 매년 수십 명에 달하는 지경이다. 그런데 검찰이나 경찰 조직, 또는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물은 사례는 없었다. 인권유린이 이루어져도 책임지지 않으니, 피의자 인권의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산업재해는 중대재해처벌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