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 군 만나 머리 쓰다듬는 사진 공개

캄보디아에선 심각한 모욕·무례로 간주

"머리는 신성…상대가 아이라도 큰 결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31일 로타 군을 대통령실로 초대,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로타 군의 머리를 쓰다듬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31일 로타 군을 대통령실로 초대,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로타 군의 머리를 쓰다듬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또 다시 ‘손 실수’를 저질렀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31일 캄보디아 소년 로타 군(14)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심장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 준비하는 로타 군을 만나 축구공을 선물하고 함께 축구 놀이를 하며 로타 군의 회복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관련 사진도 몇 장 공개했다. 그중에는 윤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로타 군의 머리를 쓰다듬는 사진도 있었다. 

그러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타인의 머리를 만지거나 쓰다듬는 행위를 금기로 여긴다. 대단히 모욕적이며 무례한 행위로 간주한다. 상대방이 아이일지라도 마찬가지다.

머리를 못 만지게 하는 이유가 있다. 캄보디아인들은 사람의 신체 가운데 머리를 가장 신성한 부위로 여긴다. 머리가 가장 높은 데 있으니 가장 신성하다는 것이다. 반면 가장 밑에 있는 발은 더러운 부위로 여긴다. 불교 문화와 관련있는 관념이다.

 

한-아세안 센터 홈페이지
한-아세안 센터 홈페이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지역 국제기구인 한-아세안 센터도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을 공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머리를 신성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어린이라 할지라도 머리를 건드리는 것은 커다란 실례이다.’

여행사 사이트를 봐도, 구글 검색을 해봐도 같은 내용이 끝이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온다. 머리를 만지거나 쓰다듬는 행위에 대해 ‘극단적 모욕’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는 금기다. (아래 오른쪽)  트립새비   
캄보디아에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는 금기다. (아래 오른쪽)  트립새비   

누가 의심하겠는가. 윤 대통령이 로타 군의 머리를 쓰다듬은 것은 의심할 바 없이 선의에서 나온 행위다. 로타 군이 회복했다 하니 대견해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격려와 응원의 뜻도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선의를 담는 그릇은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몇 만원 결혼 축의금이라도 봉투에 넣지 않고 그대로 주면 결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중에도 ‘손 실수’를 저질러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환영 나온 어린이들 중 한 아이의 뺨을 두 손으로 쓰다듬은 것이다. 이슬람 지역에서는 왼손으로 누군가를 만지는 행위는 금기다. 비록 두 손으로 쓰다듬은 행위였지만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본인의 학습능력 문제가 아니라면 참모진이 소홀한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 옆에는 “캄보디아 인들은 머리 만지는 걸 금기로 여긴다고 합니다”라는 그 말 한마디를 해줄 사람이 하나도 없나.

 

구글 검색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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