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에 정의된 원안위 설치 목적은 “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이다. 원안위에 부여된 규제 권한은 온전히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원안위가 규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사업자의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법체계에서 원안위는 원자력진흥위원회 위원장인 총리 산하에 편제되어 있다. 원천적으로 ‘안전’이 ‘진흥’의 밑에 속한 셈이어서 그 기능 위축이
작년에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신한울 3, 4호기 조기 발주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에 2조 9천억 원 제작공급, 현대건설에 3조 1천억 원의 건설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건설인허가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제작, 시공 합쳐 총 공사금액의 절반 가량인 6조 원을 조기 발주한 것이다. 조기 발주란 사전에 건설 인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로, 정해진 준공일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사전 발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흔히 하던 방법이다.준공일을 이미 정했기 때문에 안전규제는 사업자 협조 차원으로 다루어지고 무수한 시공 불량도 눈감아줬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쪽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 한국에 가까운 일본 서쪽 해안의 노토반도에서 발생했다.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9일째에는 진원 인근 해저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여진치고는 너무 크다. 언제 안정화될지, 아니면 더욱 강력한 지진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지진 발생지역은 액상화가 진행되어 피해 규모가 더욱 컸다. 빌딩은 통째로 쓰러지고, 곳곳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지반 융기로 노토반도 해안은 4.4㎢가 솟아올랐다. 사망자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간 나오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대책을 서둘렀지만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당시 정부자문으로 참여한 에구치 타쿠미 등 전문가들은 지하 오염수를 가장 우려했다. 지하수가 오염되면 더 이상 핵오염 확산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이었다. 이 문제는 NHK가 2022년 4월 23일자 ‘후쿠시마 : 지하수의 저주(Fukushima : The Curse of Groundwater)’에서 집중 방송한 바 있다.에구치 씨가 지하수 문제를 언급한 지 불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3년 9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는 거짓말로 도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였다. 2015년 3월 11일 고이즈미 전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4주기에 아베의 2년 전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오염수는 통제되고 있지 않으며 자민당도 원전 제로 정책에 협력해 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지금도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데브리(용융핵연료)에 오염된 지하수가 매일 90t 생산되고 있으며 상당량의 지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 원자
지난 8월 18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기시다 총리는 일주일도 안 된 8월 24일 후쿠시마 핵폐수 투기를 자행했다. 1996년 핵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 이후 역사적으로 초유의 일이다. 곧바로 미 국무성 토니 블링컨 장관과 백악관의 커트 캠벨의 지지선언이 나왔다. 이는 미국과 긴밀한 사전 논의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핵폐수 해양투기가 국제법적으로 불법임은 자명하다. 애초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세운 국제안전기준에 합당하게 배출한다는 것은 하나의 명분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IAEA의 독립적이고 과학적이
일본의 후쿠시마 핵폐수 투기가 임박했다. 그동안 일본은 해양방류, 증발, 지하처분, 수소분리 등 핵폐수 처리방안 5가지를 놓고 투명(?)하게 비교 평가한 결과 해양방류가 34억 엔으로 가장 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양방류는 배출을 위한 터널 1km를 파는 비용만 10배가 넘는 350억 엔이 소요되었고, 30년간 측정 비용 250억 엔, 주민보상비용 5000억 엔, 그리고 비싼 필터 교체 비용과 인건비 등 운영비용까지 추가하면 34억 엔은 원래부터 터무니없는 비용이다. 결국 5가지 방안 중 해양방류가 절대로 싸지 않음에도 계속 해양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가 한국을 다녀갔다. 7월 4일 일본에서 발표한 최종결과보고서를 한국에 설명하겠다고 방문한 것이다. 과연 그는 무엇을 설명하고자 한 것일까? 후쿠시마 핵폐수의 공해상 투기는 명백한 국제범죄이다. 범죄행위라는 본질은 아무리 국제안전기준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변하지 않는다. 이해관계자인 핵산업계를 제외하면 세계 어느 시민도 반대하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IAEA 최종보고서는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버젓이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는 한국에 설명하겠다고 온 것이다. 한국 국민이 그
핵발전소를 두고 요즘처럼 과학이 많이 소환되는 경우가 없었다. 안전을 과학적으로 논하면 우려가 가실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과학을 앞세워 핵발전소 안전과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공포와 괴담으로 몰고 가는 행태는 안심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걱정을 준다. 문제의 실상들을 덮어버리기 위해 계산된 정치행위로 보이기 때문이다.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와 공포, 그리고 괴담은 어찌 보면 간단한 상식으로 대부분 판단이 가능하다. 과학이 상식을 초월하는 경우는 그것이 미지의 영역이거나 속임수 영역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지의 영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두고 ‘과학적으로 투명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란 말이 요즘처럼 많이 나온 적이 있었나 싶다. 시찰단 21명이 일주일을 다녀와서 보고서 비슷한 것을 냈지만 안전성 여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오염수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전문가에 의해 어떻게 확인되는가에 달려있다. 여기에서 검증이란 용어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지난 7일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인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원칙’을 보면 ① 과학적으로 ② 한국이 참여하는 가운데 ③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술팀이 객관적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여 ‘투기’한다는 것이다. 각국의 기부금액을 보아도 IAEA는 미국과 일본이 끌어가는 국제조직이다. 기시다와 바이든은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3국 동맹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 후 핵원료에 관해 일본은 재처리를 허가 받았지만 한국에는 압박과 제재만 돌아온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한미일 동맹관계에 유리하다고 보는지 한국 정부는 일본이 요구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대한 주변국 우려가 큰데도 처리수라고 주장하며 오염수 방류에 확고부동한 입장이다. 금년 상반기에 배출한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7월을 목표로 한다는 말도 들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염 여부를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자가 검증할 것이며 기본적으로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IAEA는 원래 안전보다 핵사찰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다. 조직운영을 위한 분담금은 2021년 기준 총 정규예산(3억 3348만 유로+5428만 미달러) 중 미국이 2
오늘날 원전에 대한 (한국)언론의 시각은 천편일률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지난 반세기 동안 피와 땀으로 이룩한 세계 최고기술이며, (국내에서) 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세계 최고 안전한 원전이며, 수출해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효자 기술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산업은 기능별로 나뉘어 있다. 설계회사는 평생 자기 분야의 설계만 하며, 정비회사는 평생 자기 분야의 정비만 하며, 연구기관은 평생 현장과 무관한 연구만 하며, 설비를 운영하는 회사는 평생 운전과 운영만 하고,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는 평생 정책을 수립하고 규제를 수행한
우리나라는 1978년 4월 첫 가동에 들어간 고리1호기 이후 지금까지 40년 이상 원전 30기를 건설, 운영해 왔다. 그중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영구 정지되었고 신한울 2호기, 신고리 5, 6호기 3기가 건설 중이므로 현재 25기가 가동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수명 연장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 정도로 축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부실 논란을 아랑곳하지 않는 수명연장정책으로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이 32.4%로 대폭 확대된다. 극소수 사업자와 결탁한 0.7% 승
후쿠시마 핵발전소 원자로 바닥에 녹아 흘러 내린 코륨(녹은 핵연료가 콘크리트 등 구조물과 섞인 물질)에서는 지속적인 열이 발생하며 꾸준히 올라온 지하수가 이들을 식히고 있다. 이 오염된 물이 넘치면 바다로 그대로 배출되므로, 일단 끌어 올려 다핵종 제거설비인 알프스(ALPS)로 일부 제염하여 탱크에 저장해 두고 있는데 지금까지 저장한 양이 130만 톤을 상회한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탱크 저장 한도에 도달해서 상반기 중 바다로 배출하려 하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용을 최소로 줄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수십 년, 수백
핵발전소의 “신규 건설과 운영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2월 신한울 1호기 준공식 발언은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리라”는 6월 발언과 상충되어 대체 어찌하라는 건지 어리둥절하게 한다. 이 때문에 윤 정부가 추진하는 핵발전소 ‘계속운전’의 안전을 우려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단 한 번의 사고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 핵발전소이기 때문이다. ‘계속운전’은 사업자 언어다. 실제는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이다. ‘계속운전’을 하자는 것은 노후 원전이라도 지금까지 잘 관리하며 안전하게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8개월 내내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는데 그중 하나가 탈원전정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창원의 한 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탈원전은 미친 짓”이라는 살벌한 표현을 구사한 바 있다. 탈원전정책으로 중소기업 일자리가 없어지고 지역 경제와 나라 경제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원전 수출로 국부를 창출하여야 하는데 탈원전으로 멀쩡한 원전은 세우고 신규 건설은 중단하고 수출은 안 하면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지난달 14일 신한울 1호기 준공식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에너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안전 신화’가 주된 원인이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난 정부에서는 안전에 안심을 더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전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철저히 하자는 구호는 국민적 두려움을 달래는 말일 뿐 경각심을 무디게 하여 오히려 안전에 역행하는 개념이다. 이런 구호를 외치는 이들은 우리나라 원전 안전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많이 강화되었을 뿐 아니라 이 두 곳의 원자로는 모두 가압경수로와 가압중수로가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와 노형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고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