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회담을 앞두고 일본 도쿄 회담장 인근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탈환'이라는 문구를 새긴 시위 차량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있다. 2022.7.18 연합뉴스
18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회담을 앞두고 일본 도쿄 회담장 인근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탈환'이라는 문구를 새긴 시위 차량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있다. 2022.7.18 연합뉴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한 해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새해인데, 한반도 위험 수위가 심상치 않다.

일본이 안보전략 문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라고 명시를 했다. 일본은 한발 한발 전략적으로 독도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대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별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최초 명시… 윤 정부, 저자세 일관)

더구나 지금 한반도 남북 정상들은 대놓고 서로 핵무기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적‘이라 규정한 김에 혹여 미사일 하나라도 독도 근해에 쏜다고 하면, 일본과 미국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용하려 할까. 일본은 자기 영토의 침해로 해석하고 반격을 도모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반도는 지금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

독도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기에 우리 정부는 이러한 계기를 역으로 활용하여 더욱 소리 높여 단호하게 불씨를 완전히 끄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영토를 보전하는 책무를 계속 소홀히 한다면, 그 책무를 완수할 의지가 없다면, 그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리는 사치이다. 그리고 국민에겐 재앙이다.

국민정서로 자리잡기 전에 조치를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명시한 것은 무엇보다 일본 국민 정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몇 해 전 일본 지인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다 우연히 독도 얘기가 나왔다. 그 지인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배웠는데 어쩌겠나“ 라며 순간 정색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여기서 ’우리‘란 당연히 ’일본‘이었다. 좋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나는 커다란 벽을 느꼈다. 이 철저한 의식을 어떻게 넘나?

이번에 기시다 정부가 안보전략문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시함으로써 그 지인은 내게 이제 더욱 당당하게 ’독도는 일본땅‘ 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에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사실을 왜곡한다며 이상하다고 하겠지.

그렇게 일본 사람들이 ’독도는 우리땅‘ 이라는 의식을 가진다고 상상해 보자. 그들에겐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고, 독도를 생각하면 애틋해지고 억울하고,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는‘ 한국이 밉고 비정상적으로 보일 것이다. 지금의 우리가 독도를 생각할 때 그런 것처럼. 혐한 감정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일반화될 것이다. 평화를 원하는 일본 국민들조차 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군사 행동을 감행하려는 일본 정부를 지지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가정으로라도, 몇 년 뒤 어느 드물게 양심적인 정부가 일본에 들어서서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하는 것이 무리가 있었다‘ 라고 한다 해도 국민 감정이 그 정부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만약 지금 기시다 정부 시대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이후 세대가 어떤 일을 감행할지 모를 일이다.

거센 ’국민 정서‘가 뒷받침되면 일본 정부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억 2000만이 넘는 일본 국민이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인식과 감정으로 무장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격렬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국제적으로도 문제를 삼아 이런 의식들이 일본에 더 널리 퍼지고 보편화되는 상황을 온 힘으로 막아내야 한다.

땅은 빼앗겨 버리면 되찾기 너무나 어렵다. 문화재 하나 돌려받기도 어려운데, 독도를 빼앗기면 어찌 돌려받겠는가. 일반적 국민 정서 속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명제가 기정사실화 되고 깊게 뿌리 내려버린다면, 그 일본 국민 정서를 무엇으로 되돌릴 것인가.

그렇게 굳어진 일본 국민들의 반한 정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래 계속 내세웠던 명분인, 일본과 힘을 합치고 이웃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도 중장기적으론 거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가 다 양보하고 독도를 내주기 전에는.

우리 정부는 일본이 일을 이렇게까지 진행시키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참담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민이 준 권한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일해야 할 정부가 있는데, 외교부와 국방부가 있는데, 국민들이 또는 재외동포들이 생업을 뒤로하고 전 세계 일본대사관 앞으로 달려가서 "독도는 우리땅, 대한민국 땅“ 이라고 시위라도 해서 막아야 하는 건가! 미덥지 못한 우리 정부에 화가 난다. 어떻게든 제대로 해결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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