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곳곳에 건물 공사가 한창이고, 버스와 지하철, 트람바이(전차) 차량이 전부 신형으로 교체됐다. 거리의 시민들 표정에도 전쟁의 그늘은 없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모스크바를 다녀온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교수(87·역사학 박사)가 전한 말이다. 박 교수는 27일 시민언론 에 방문 소감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언론이 전하는 러시아의 모습은 온통 회색빛이었으나, 박 교수는 "모스크바는 새로운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넘실댔다"라고 전했다. 서울~모스크바 직항이 없
“73년 11개월 8일 동안 서민들의 도심공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창경원 동물원의 동물들이 경기도 과천의 서울대공원으로 이사를 했다. 사육사가 던진 나일론 포획망에 붙잡혀 나무상자 속에 들어간 공작은 청록색 꼬리를 흔들며 정든 우리를 떠나기 싫은 듯 ‘꺽꺽’ 울어댔다. 곧이어 검은댕기해오라기도 사육사에게 붙잡혀 나무상자 속에 넣어졌는데, 검은 댕기를 흔들며 영문도 모르고 재롱을 피웠다. 동물들의 이동순서는 성질이 온순해 다루기 쉬운 동물부터 시작됐다. 내년에 옮겨질 대형 동물들은 동물원 이동 작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님, 기억하세요?“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하여 국정을 운영하겠다,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을 국정의 기준으로 삼겠다…”그렇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날의 기자회견문에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켜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군요. 회견문에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4.10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심판이었다.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정권, 공영방송을 파괴하는 정권에게 국민이 보낸 경고장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경질하면서 공영방송 장악에 나섰고,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교체하면서 심의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는 뉴스를 위축시켜 왔다.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 대통령에 대해서 언론은 눈치만 살피며 정권 홍보에 동원되어 왔다. 그러나 국민은 불통하는 대통령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윤석열 대통령은 한마디로 ‘불통령’이다. 대통령이 한 시간 회의에서 50분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딱 하나만 꼽자면 아무래도 저출산 문제일 테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머잖아 ‘인구소멸’, 나아가 ‘국가소멸’을 주장할 정도로 급격한 인구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합계출산율 0.6~0.7은 어떠한 종이든 멸종위기로 분류된다고 한다.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한다. 애를 낳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양질의 일자리도 적고 주거환경도 녹록치 않으며 기본적인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조건 등 간단히 말해 애를 낳는 나도, 태어나는 아이도 결코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체념이 사회 분위기로 무겁게
한미 동맹 중심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안보정책 차이를 요약해봤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은 강화하되 군사 문제에선 일본과 약간 거리를 두었던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죠.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3자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경제·기술 분야에서 동맹에 버금가는 협력관계를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한국이 종료를 통보했던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복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부산시 강서구청에서 신도시 조성 지구의 법정동 이름을 ‘에코델타동’이라는 국적 불명의 외국어로 지으려 한다. 강서구의회에서 반대했지만 구청은 이를 강행하여, 현재 검토 승인 요청이 부산시청 자치분권과를 거쳐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에 가 있다.2023년 12월 8일에 한글문화연대와 한글학회를 비롯해 75개 국어단체가 반대 의견을 밝혔음에도 12월 26일에 강서구 지명위원회에서는 ‘에코델타동’으로 새로운 법정동 이름을 결정하였다. 이에 대해 2024년 1월 12일 강서구의회에서 법정동 이름을
뜨거웠던 선거의 시간이 끝났다1. 국민이 비워놓은 정치의 몫역사는 똑같은 방식으로 재연되지는 않는다. 이번 총선은 촛불 대신 투표용지로 윤석열 정부에 대해 국민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역대 최대 총선 투표율, 야당으로 거둔 역사상 최대 의석 확보가 그것이다. 촛불국회이어야 했던 21대 국회가 그 역사적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며, 그래서 22대 국회가 지연된 촛불국회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22대 국회는 훨씬 힘들 수 있지만 그 대신 우리 사회 근성을 바꿀 역사적 국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수
세월호에 관한 글을 쓰려고 가만히 생각을 모으는데 눈물이 툭 터져버렸다. 올해는 좀 덜 울고 지나가나 했는데…. 남편이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준다.9·11을 겪은 미국인이라 그런지 사회적 참사에 대해 공감하는 마음씀이 있다. 9·11과 세월호는 모두 억울한 희생을 슬퍼하고 기억해야 할 사건이지만, 하나는 적대세력에 의한 테러로 인한 사건이고 또 하나는 국가권력의 무능함으로 인한 참사라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2014년 4월, 나는 두살배기 딸을 키우는 엄마였다. 제3국에서 미국인 남자를 만나 미국으로 이민을 오고 뉴욕주의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영화 은 강남 개발로 선거자금을 조달하는 정치 권력의 도구가 되어 쓸 때 쓰고 버려지는 깡패들의 이야기입니다. 강남에서 발원한 한탕주의 땅 투기가 상류층 사회로 퍼져가는 이야기입니다.오래전의 일입니다만, 개발시대를 지나 부자동네가 된 강남의 중학교에 취재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젊은 남자 교사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교단에 설 때는 나름대로 신성한 사명감 같은 게 있었는데,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점점 희미해집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기 초에 첫 대면을 하면, 애인
“한국말에도 이런 말이 있잖아.아이는 마을이 키운다고 ....한국은 마을을 삭제(해체)해 버리고 없앴어. 마을이 했던 역할을 개인한테나 혹은 부부한테 떠맡기니까 감당할수 없는거야.마을이 했던 거를 개인이 감당해야 하니 부담이 돼. 너무 부담이 돼.한국에 살면서 그 부분이 제일 안타까웠어.”이 이야기는 ‘그가 해준 충격적인 이야기: 외국인이 말해 주는 한국 저출산 해결책’이라는 제목의 유튜브에서, 한국에서 8년 동안 살아 본 르완다 사람이 한 말이다.딱 맞는 말이다. “한 아이를 기르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아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22대 총선이 ‘민주당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 방송 3사의 합동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범야권 200석 이상을 상상하기도 했으나 실제 의석수는 출구조사 예측치를 빗나갔다. 박빙의 승부를 가리는 초접전 선거구가 많았기 때문이다.수많은 ‘문어’들이 총선 전망을 했지만 시민언론 민들레만큼 정당별 의석수를 실제 결과에 가깝게 예측한 매체나 전문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3회에 걸쳐 게재한 판세 분석과 총선 전망을 되짚어 봤다. 아울러 한국갤럽과 여론조사꽃의 장·단점
나는 평생 명함 없이 살았다. 살아오면서 남에게 알릴 만한 공적 직함을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속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이 되면 강연과 글쓰기, 사회봉사 활동 등을 하며 살았다.그런데 이번에 제천 산골에 폐교 하나를 구하여 생태학교를 만들기 위해 나름 홍보를 할 필요가 생겨 명함을 하나 만들었다. 그냥 주소와 연락처만 쓸까 하다가 그래도 나의 정체성을 표시하는 단어가 있어야겠기에 잠시 고민타가 ‘생명평화운동가’라고 써넣었다. 아직 사상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생소한 단어로 자신을 규정한 것이다.새만금 개발과 ‘생명평화’‘생명평
제가 좋아하는 중국 사상가는 공자와 맹자 그리고 묵자입니다.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저처럼 묵자의 사상에 조금 더 끌릴 거라 생각합니다.춘추 중기 이래 전술상의 변화와 전쟁양상의 대규모화·지구전화(持久戰化)는 상승작용을 하면서 갈수록 심화되어 급기야는 전국 중기 이후 한 전투에서 수십 만의 병력이 동원되기도 했고 수년간 전쟁이 지속되는 일도 생겼다…B.C. 260년 진이 조(趙)에게 궤멸적 타격을 입힌 저 유명한 장평전(長平戰)에서는 15세 이상의 진민 모두가 참전하였고 백기가 조의 항졸(降卒) 40만을 갱살(坑
선거에는 신비한 기능이 있다. 오만무도한 권력도 고집불통 대통령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무릎에서 자동으로 힘이 빠지고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된다.또 있다. 혹세무민으로 권력에 협조하던 언론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빨을 드러내고 비판 언론으로 돌변한다. “불통 정권 심판했다” “민심은 매서웠다” “기록적 참패”... 선거 다음 날 조중동의 1면 제목은 매서워서 낯설었다.이럴 때의 언론은 참 얄밉다. 혹세무민으로 국민을 홀리고 속인 권력의 공범인데, 아닌 척한다. 정론인 척한다. 선거 다음 날 조선일보의 사설이 그랬다. 심판론이 선거판을 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총선에서 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제 왜곡될 대로 왜곡되었던 이 나라 정치는 전면적으로 정상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의 정상화란 국회의 정상화에 그 토대를 두어야 한다.지금 국회 정상화의 길에는 갖가지 과제들이 첩첩 쌓여 있다. 그 많은 과제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도 해결 가능한 긴급한 것은 바로 법사위 문제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회에서 법사위의 힘은 막강하다. 그 힘은 바로 법률안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에서 비롯된다. 법사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법안을 스톱시킬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식 이민사의 출발은 19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22일 121명이 인천 월미도 앞바다에 정박 중인 일본 여객선 겐카이마루(玄海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건너갔다. 이 가운데 신체검사를 통과한 102명이 미국 상선 게일릭호로 옮겨 탄 뒤 이듬해 1월 13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입항했다.첫 미국 이민자의 대부분은 인천 출신이었고, 인천 내리교회 신도가 많았다. 이곳에 파견된 미국인 선교사 조지 존스가 모집을 독려했기 때문이다. 게일릭호를 시작으로 1905년 8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아쉬운 범야권의 압승’이라 할 수 있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을 얻었다. 야권 192석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심판’이라는 성난 민심과는 반대로 퇴행을 거듭해온 오만과 독선의 국정 기조를 고수하고 상습적인 거부권 행사를 되풀이할 때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국정 기조의 전환’에 대한
“호른 연주자가 되려면 악기 연주를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트레칭, 명상, 요가, 알렉산더 테크닉을 연습하고 수영과 조깅 등의 운동을 해야 하며,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노르웨이 음악원의 호른 연주자 율리우스 프라네비 키우스의 이 글이 마음에 와닿는 것은 호른 연주, 노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의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들을 간결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내가 요가에 관심을 갖고 시작한 것은 이십대였다. 세미나에서 들었던 요가 선생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압도되어 바로 그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범야권은 거의 189석에 달하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이번 총선은 언론이 국민의힘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면서 사기성 선심 공약을 남발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며, 사법부까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연거푸 재판에 소환하는 등 매우 불공정한 환경 속에서 치러졌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은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노골적인 관권 선거로 얼룩진 최악의 선거였다. 극우사대주의 세력의 야비한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범야권은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었고 국민의힘은 참패했다.반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