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만에 퇴원 이재명, 곧장 유세장에…용혜인도 가세
강서구청장 보선 마지막 휴일 유세에 직접 등판
24일간 단식 투쟁 뒤 처음 마이크 잡고 군중 연설
"주권자 업신여기면 어떤 일 벌어지는지 증명해야"
"우리 안의 작은 차이 넘어서서 손잡고 단합하자"
용혜인도 지원 나서 눈길…"윤 정권 심판에 함께"
목숨을 건 24일간의 단식 투쟁을 병상에서까지 멈추지 않았던 이재명 대표가 오랜만에 군중 앞에 나타나 마이크를 잡았다. 총선 전초전으로 통하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마지막 휴일 유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9일, 이 대표는 오후 4시 45분쯤 입원 중이던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발산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민주당 집중 유세 현장에 6시 5분쯤 도착했다. 입원한 지 21일 만이다. 병원에서 단식 후유증 치료를 받다 이날부로 자택에서 회복 치료를 이어가기로 한 이 대표는 집보다 먼저 강서구로 이동해 약 10분간 진교훈 후보 지지 활동을 벌였다.
검은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이 대표는 대체로 미소 띤 표정을 지었지만 아직 회복이 덜 된 듯 수척한 얼굴로 지팡이를 짚은 채 유세차량 연단에 올랐다. 진 후보를 포옹하고 함께 손을 잡아 올린 뒤 마이크를 손에 쥔 이 대표는 6분가량의 연설을 통해 지지층의 단합과 정권 심판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 마음은 똑바로 서 있는데 몸이 자꾸 흔들려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운을 뗀 뒤 "저는 역사의 진보와 국민의 위대함을 믿는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 동지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를 되돌아보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나 나라를 구한 것은 언제나 백성들이었고 국민들이었다. 지금도 바로 우리 국민 여러분, 강서구민 여러분이 나설 때 아니겠느냐"면서 "국민을 인정하지 않고 주권자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고 업신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여러분께서 직접 행동으로 증명해주시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기력이 아직 충분치 못한 이 대표는 시종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것이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며 "서로 손잡고 단합해서 국민의 위대함을, 역사가 진보하는 것임을 우리 함께 증명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강물도 결국은 빗방울이 모인 것이다. 국민주권의 민주공화국은 깨어있는 국민의 행동만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이라며 "진교훈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국민의 무서움을, 이 나라의 주인이 진정 국민임을 여러분께서 확실히 증명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연설을 마친 이 대표는 진 후보를 다시 포옹하고 손을 맞잡은 뒤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날 유세에는 정청래 수석최고위원과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민주당 현역 의원 80여 명이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인 용혜인 의원도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민주당과 기본소득당은 이날 진교훈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정책협약식을 갖고 '강서형 기본소득 도입'과 진 후보의 보궐선거 승리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용 의원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공천 그 자체가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유능한 야당들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거다. 과감한 개혁의 길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차량에 오른 용 의원은 "강서구민 여러분, 무도한 정권을 이제는 정말 멈춰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주권자를 무시하고 모욕하는 정권에 주권자로서 엄중한 경고를 내려주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국민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또 "비리 공무원 출신을, 그것도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사람을 구청장 후보로 내세운 것도 잘못인데 그 사람이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으니 대통령이 사면을 해주며 출마하라고 등을 떠밀었다"고 정부·여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용 의원은 "진교훈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면서 "저 용혜인과 기본소득당 또한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막아서기 위해, 또한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한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