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필지 말고 2필지 더 있다…강상면 교평리 '차명의혹' 땅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최은순 차명 부동산 재조명
강상면 종점서 불과 2.7㎞ …남양평 IC도 5분 거리
교평지구 바로 아래 위치…전원주택 등 개발 용이
고속도로 시작점 감일JCT 인근에도 '차명' 부동산
길 뚫리면 송파 최씨 집~강상면 본거지 30분 생활권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 언론에 알려진 29필지 외에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차명 보유' 의혹이 제기고 있는 강상면 교평리 2필지가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이 필지들은 지난 대선에서도 차명 의혹이 제기됐지만, 소유권 이전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시민언론 민들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변경안 종점 인근에는 강상면 병산리 20필지를 비롯해 양평읍 백안리 2필지, 양근리 4필지, 공흥리 3필지 등 총 29필지의 김건희 씨 일가 땅이 확인된다. 이 땅들은 모두 강상면 병산리 분기점(JCT) 예정지 인근 5㎞ 내에 위치하고 있다.
아울러 29필지와 함께 강상면 병산리 종점 예정지에서 약 2.7㎞ 떨어진 강상면 교평리에도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가 차명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2필지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남양평 인터체인지(IC)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땅들은 고속도로 종점이 들어올 시 호재가 예상되는 땅들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강상면 교평리 233-1번지와 234번지 등 2필지는 모두 농지로, 현재 1954년생 김모 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땅은 2011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약 10년간 4차례에 걸쳐 24억 7700만 원이라는 거액의 근저당을 설정하는데, 근저당권의 채무자가 모두 최은순 씨로 돼 있다.
최 씨는 이 땅을 담보로 근저당 설정과 말소를 반복했다. 그는 2011년 8월 8억 4500만 원 근저당을 설정했다가 2015년 6월 말소하면서 다시 7억 5600만 원의 새로운 근저당을 설정했다. 이어 2015년 설정한 근저당을 2019년 11월 말소하면서도 동시에 또다시 7억 56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고, 2020년 4월에는 1억 2000만 원을 추가로 근저당 설정했다.
최 씨가 10년 넘게 남의 땅에 마치 자기 땅처럼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거액을 대출 받은 것으로 미뤄볼 때, 최 씨가 세금 회피 등을 목적으로 차명 보유한 땅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은 교평리 땅 차명 의혹에 대해 "최 씨와 가까운 친인척이 수십년간 소유해 온 것으로, 대출을 받을 때 부탁해 다른 토지와 함께 담보로 제공된 것"이라고 해명했었지만, 금액이나 방법이 상식적이지 않다.
오히려 교평리 땅은 그 성격을 고려했을 때, 투기목적 보유 가능성이 의심된다. 교평리 2필지(총 4872㎡, 약 1476평, 개별공시지가 ㎡당 8만 3500원)는 모두 대지로 변경이 쉬운 답(논)으로 지목이 설정돼 있으며, 2021년부터 개발이 진행 중인 교평지구 바로 아래에 있어 개발 사업과 연계성도 높다. 규모 면에서도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속도로 시점 인근에도 차명 부동산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한 최 씨 차명 부동산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이 종점부에 시선이 쏠려 있지만, 시점부(시작점) 인근에서도 최 씨의 차명 의혹 부동산이 확인된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잠실대우레이크월드 아파트가 대표 사례다. 60평대 평수에 현재 18억~19억 원에 매매되고 있는 이 고급 아파트는 최 씨의 측근 혹은 내연남으로 불리는 김충식이 최 씨의 오빠인 최만종 씨로부터 2005년 매수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이 아파트를 매수했던 해인 2005년 "서울 송파구 송파동 소재 대우레이크월드 아파트 16○○호는 최은순의 소유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소유라고 기억에 반하는 허위공술을 하여 위증"했다며 김충식에게 위증죄로 벌금을 명령한 바 있다. 법원이 최 씨가 아파트 실소유자라고 확인해준 것이다.
또한 최 씨는 2016년 8월, 김충식 명의로 된 잠실대우레이크월드아파트를 5년 뒤인 2021년 8월에 매매하기로 했다며 소유권 이전 청구권 가등기를 설정하기도 한다. 가등기된 부동산은 등기부상 소유자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사실상 명의만 김충식으로 돼 있고, 최 씨가 소유한 부동산이라는 방증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뚫리면 최 씨의 주거지인 송파동도 호재일 수밖에 없다. 잠실대우레이크월드아파트에서 고속도로 시작점이 될 감일JCT는 약 4㎞ 거리로 교통 체증과 신호를 고려해도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변경안대로 고속도로가 뚫리면 최 씨 주거지부터 본거지인 강상면까지 30분 이내 생활권으로 묶인다. 고속도로 시작부터 끝까지 최 씨와 연결이 되는 셈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김 씨 일가의 땅이 추가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에 대해 "선산과 조상 묘 때문에 투기가 아니고 고속도로 특혜와 관련 없다는 국토교통부나 원희룡 장관의 설명은 고의적 거짓말"이라며 "이들은 양평 공흥지구에서도 실제로 엄청난 이득을 남긴 바 있다. 선산이라는 12필지뿐 아니라 나머지 19필지 등 31필지는 투기 목적으로 샀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