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국 순회 시국기도회

다음 주 월요일부터 8월까지 14개 교구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주권회복' 촉구키로

교수-학생 잇단 시국 선언, 주말엔 촛불행동 34차집회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서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 촉구'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2023.3.20. 사진 이호 작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서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 촉구'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2023.3.20. 사진 이호 작가

윤석열 정권의 대일 외교 참사와 잇따른 실정으로 촉발된 시민사회단체의 정권 퇴진 요구와 규탄 움직임이 최근 뜨거워지고 있다. 다음주 초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서울에서 시국 기도회를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사제단은 1일 송년홍 비상대책위 대표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10일 오후 7시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매주 월요일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시국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17일 창원 창동사거리 △24일 성남 성남동 성당 △5월1일 광주 5·18 민주광장 등 전국 14개 교구에서 기도회를 열어 8월 16일 서울에서 마칠 계획이다. 10일 서울광장에서 여는 첫 기도회 뒤에는 시민과 함께 숭례문을 돌아오는 촛불 행진을 펼칠 예정이다.

사제단은 발표문에서 “미신과 무속에 사로잡혀서, 사리사욕과 무지의 꼭두각시가 되어 사람들을 도탄에 빠뜨리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각계각층의 저항이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정도”라며 “위기의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제들의 결속이다. 우리라도 단결하면 물에 빠진 사람들에게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라고 기도회의 취지를 밝혔다.

사제단은 지난달 20일 전북 전주시 전동성당에서 열린 전국사제비상시국회의에서 조직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조직 전환을 ‘비상한 결단’이라고 자체 평가하며 정권 퇴진 투쟁의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시국회의와 함께 열린 미사에서 주례를 맡은 김영식 신부는 “사제단의 레드카드 제시는 돌이킬 수 없는 윤석열 퇴진의 서곡이 되고야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종교·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사제단의 비대위 전환과 기도회 개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인사는 “그동안 사제단의 시국 인식은 언제나 정확했다”라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고비마다 큰 역할을 한 사제단이 움직이면 뭔가 달라진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제단은 근대사에 큰 획을 그어왔다. 사제단은 1974년 지학순 주교가 ‘유신 헌법 무효 양심 선언’을 발표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자 젊은 사제를 중심으로 같은 해 9월 26일 강원 원주시에서 결성됐다.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는 집회를 연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단 제공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는 집회를 연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단 제공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자 명동성당에서 광주항쟁 7주기 미사를 열고 고문 사건의 진상을 폭로했다. 이 사건은 6·10 항쟁을 부르는 도화선이 됐다. 2007년 10월에는 삼성그룹 법무팀장이던 김용철 씨와 함께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했다. 2010년 3월에는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운동을 촉발했다.

다른 단체에서도 정권 규탄·퇴진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전남대, 동아대 등의 교수들이 정권 규탄 시국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 부산대에서는 교수 200여 명이 서명한 시국선언이 나올 예정이다. 성균관대, 경북대 학생들은 최근 기자회견과 대자보를 통해 대일 굴욕 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수도회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 등은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10.29 이태원 참사 4개 종단 기도회’를 열고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사과와 유가족 면담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은 8일 오후 5시 서울 시청역~숭례문 일대에서 제34차 촛불대행진을 열고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등을 주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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