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곳곳에 건물 공사가 한창이고, 버스와 지하철, 트람바이(전차) 차량이 전부 신형으로 교체됐다. 거리의 시민들 표정에도 전쟁의 그늘은 없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모스크바를 다녀온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교수(87·역사학 박사)가 전한 말이다. 박 교수는 27일 시민언론 에 방문 소감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언론이 전하는 러시아의 모습은 온통 회색빛이었으나, 박 교수는 "모스크바는 새로운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넘실댔다"라고 전했다. 서울~모스크바 직항이 없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꼬박 30년 전 1994년 7월 초, 독일 브레멘 대학 세미나실, 나는 브레멘대 교수 5명, 학생회 대표 1명 앞에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 박사 학위 청구 논문(“Fordismus und Hyundäismus. Rationalisierung und Wandel der Automobilindustrie”[한‧독 자동차산업의 경영합리화와 노사관계]) 심사일이었다. 그 두어 달 전에 논문은 미리 제출되었고 그 사이 두 명의 지도교수와 다른 세 명의 심사위원 및 위원장이 내 논문을 꼼꼼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호(서대문을‧3선) 의원은 17일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인터뷰에서 "보수 언론에서는 야당이 독주할 거라고 또 엄살을 떠는데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렇게 검찰 독재로 일관할 때는 국회를 야당이 완전히 장악해서 무지막지한 검찰 독재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법사위원장뿐만 아니라 국회의장도 야당으로 똘똘 뭉쳐서 싸울 수밖에 없다. 다른 의원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법사위원장 형평성 문제, 이런 건 검토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22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법정에서 폭로한 검찰의 '진술 회유 술판'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민주당은 우선 이번 의혹의 진앙지인 수원지검과 수원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관계자 면담 및 항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도 수원지검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 작업에 돌입한 상태여서 진위가 머지않아 판명될지 주목된다. 다만 윤석열 정권 들어 '이재명 사냥'에 총력을 기울여 온 정치검찰이 사활을 걸고 사안을 축소‧은폐할 가능성도 상존해 진실 규명이 쉽지는
'힘에 의한 평화'는 신기루였다. 미국과 서방의 군사적 지원을 외성(外城)으로, 아이언돔을 내성(內城)으로 철통같은 방어망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평화가 뿌리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작년 10·7 하마스 기습공격에 이어 4·13 이란의 공격으로 거듭 확인된 현실이다. 'Mr. 안보(Security)'로 불려 온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에서 사상 초유의 '안보 실패'가 연거푸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영국·프랑스에 감사한 까닭아이언돔의 신화는 이중으로 타격을 받았다. 10·7 하마스 기습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진 데다 이번에도 철벽 방어와는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혁명은 반혁명의 채찍을 맞으면서 전진한다”(프랑스 혁명가 당통)이번 총선 결과는 ‘2016년 촛불혁명’의 연장 속에서 평가해야 한다. 그때 일어난 정치적 지진은 한국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었고 아직도 후폭풍을 남기고 있다.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시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1700만 명은 무슨 진보·좌파적 정치의식으로 무장한 활동가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이거나 오히려 보수정당 지지자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온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촛불 직후에 있었던 대선과
제가 좋아하는 중국 사상가는 공자와 맹자 그리고 묵자입니다.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저처럼 묵자의 사상에 조금 더 끌릴 거라 생각합니다.춘추 중기 이래 전술상의 변화와 전쟁양상의 대규모화·지구전화(持久戰化)는 상승작용을 하면서 갈수록 심화되어 급기야는 전국 중기 이후 한 전투에서 수십 만의 병력이 동원되기도 했고 수년간 전쟁이 지속되는 일도 생겼다…B.C. 260년 진이 조(趙)에게 궤멸적 타격을 입힌 저 유명한 장평전(長平戰)에서는 15세 이상의 진민 모두가 참전하였고 백기가 조의 항졸(降卒) 40만을 갱살(坑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 옥중 출마했던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승리를 축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꼭 탄핵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소나무당이 비록 원내 진출엔 실패했지만 밖에서 함께 투쟁하겠다는 뜻도 전했다.송 대표는 11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옥중 성명에서 "소나무당과 저 송영길에게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옥중 출마임에도 저의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시고 지지해주신 광주 시민, 서구갑구민 여러분께 눈물어린 감사 말씀을 드린다. 잊지 않겠다"고 했다.이어 "이재
2002년 미국의 국민 가수이자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사진작가 케네스 아델만과 웹사이트 픽토피아닷컴에 5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지원으로 캘리포니아 해안을 기록한 사진에 자신의 저택이 찍혀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이 소송으로 인해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사진이 공공연하게 알려지게 됐고, 42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게 됐다. 사생활 노출을 막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사진을 더 많이 퍼뜨리도록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역효과만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스트라이샌드 효과'라는 신조어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사전 투표 첫날이었던 5일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에 다음 글을 올렸다. “R&D다운 R&D로의 개혁에 따른 2025년도 R&D 예산 증액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부터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밝혀온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R&D 지원방식의 개혁을 꾀하는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 지난 3일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총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한 것에 대해 ‘선거용’이란 비판이
#페루. 현직 대통령이 5일 검찰에 출두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몇억 원 상당의 달러 현찰과 명품 시계와 팔찌에 대한 수사를 받는 과정의 하나였다. 공식적인 혐의는 불법 재산 증식과 재산 신고 누락.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61)의 이른바 '롤렉스 게이트' 이야기다. 토요일이던 지난 23일 자정을 막 넘긴 꼭두새벽 수사관 40여 명이 대통령 관저의 문을 따고 들어가 압수수색 끝에 10개의 명품시계 증거물을 확보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 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 원 상당의 명품백을 건네받은 사
광고하면 CM(Commercial Message)송이 떠오른다. “열두시에 만나요”하면 특정 아이스크림이 떠오르고 “손이 가요 손이 가”, 이 소절만 듣고도 어떤 과자가 생각난다. 거의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한다.선거철이면 길가에서 로고송에 맞춰 율동하는 선거운동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때로는 큰 소리의 노래가 시끄럽기도 하지만 로고송도 들리고 조금 시끌벅적해야 선거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선거운동하면 누구나 이런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1952년 아이젠하워 선거 로고송 ‘I Like Ike’세계 최초의 선거로고송
영화 는 프랑스 만화영화를 봉준호 감독이 각색하고 감독한 것(2013년)이다. 원래 이 영화의 배경은 지구온난화라는, 지구 전체에 닥친 기후재앙이다. 이른바 ‘과학기술 맹신주의’에 빠진 이들은 ‘지구 공학’으로 이런 문제도 쉽게 해결한다고 믿는데, 이 영화에서 그 진면목이 드러난다. 과학기술 맹신자들은 지구온난화를 특수한 냉각제(CW-7)를 통해 한방에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이 냉각제를 지구 전체에 대대적으로 뿌렸는데, 지구를 적절히 식힌 게 아니라 그야말로 ‘냉동’시키고 말았다. 그래서 ‘설국’ 세상이 탄생한다! 이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 지난 1월 18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윤석열 대통령이 행사장으로 들어오면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강성희 국회의원(진보당)이 윤 대통령에게 큰소리로 말을 건넨다.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위에 있던 검은 양복 입은 사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은 채 그를 번쩍 들어 식장 밖으로 내던졌다.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이 뒤돌아서면서 이 장면을 목격한 듯한데 어떤 반응도 보이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옥중 TV 연설에 나섰다. 보석 신청을 재판부가 끝내 거부함으로써 유권자들을 상대로 대면 유세 한 번 못하게 되자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송 대표는 보석 기각 이후 항의 차원에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며 곡기까지 끊은 상태다.광주 서구갑 선거구에 옥중 출마한 송 대표는 4일 저녁 방송된 KBS 광주방송총국 녹화 선거 연설에서 "유권자 여러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치 보복으로 감옥에 갇힌 저의 손을 잡아달라"며 "윤석열‧한동훈 검찰범죄정권 탄핵의 선봉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4·10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한민국을 '눈 떠보니 후진국' '다시 헬조선'으로 만든 범인을 응징하려는 것이다. '이채양명주'라는 조어도 등장했다. 이태원 참사에서 '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서 '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서 '양',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명품(디올) 가방 수수 사건에서 '명', 주가조작(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주' 자를 끌어온 것이다. 투표소로 향하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전쟁영화의 ‘대회전(大會戰)’ 장면이 떠오른다. 4월 10일 총선 이야기다. 진보/보수 양 진영 외엔 보이지 않는다. ‘제3지대’가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양대 진영 사이에 낀 녹색정의당은 생존 자체가 위태롭고, 생태파국을 경고하는 ‘기후정치’는 존재감이 희미하다. 그렇다면, 4.10 총선 역시 ‘진영정치’로 끝날 것인가?총선 정국에 대한 무기력과 치욕감4.10 총선에 대한 나의 감정 언어적 키워드는 ‘치욕감’이다. 정치적 올바름을 따지기 이전, 정치판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흔히 기후가 아니라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를 바꿔야 기후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기득권 체제에 녹아있는 기후 체제를 바꾸려면 권력관계를 바꿔야 하고 그걸 바꾸는 게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선거는 권력을 둘러싼 제도와 사람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기후정치로서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방앗간이 아니다. 깊어가는 기후위기 앞에서 기후운동이 4·10 총선을 맞아 기후정치 원년을 선언하고 나선 이유다.정당의 공약에 기후 의제를 삽입하거나 ‘기후정치인’을 국회로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달 미국 여론조사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한다는 응답보다 더 많이 나오는 지지율 역전이 처음으로 이뤄졌다.55%가 군사행동 반대, 지지는 36%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 1~20일 미국 전역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반대했다. 반대 응답율 55%는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온 반대 비율보다 10%포인트나 더 올라간 것이다.반면에 지지한다는 응답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격을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29일 이종섭 호주대사의 사퇴로 '막장 외교 드라마'가 조기 종영됐다. 수사 외압 의혹의 돌부리를 없애려다 국민적 저항의 더 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꼴이다. 지난 4일 대사 임명 이후 한국과 호주 사이에서 25일 동안 방영된 드라마의 종영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 대외적으론 한·호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남긴 피해를 복구해야 한다. 대내적으론 막장 드라마를 기획한 장본인을 색출해 적절한 책임을 물어야 할 절차가 남았다. 아무리 완벽한 복구를 하더라도 주요 우방국에 입힌 외교적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