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악랄한 언론탄압 폭거"…검찰, 압수수색 집행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뉴스룸 내부로 진입

한상진‧봉지욱 기자 자리 중심으로 압수수색

김만배-신학림 대화 보도 허위 인터뷰로 몰아

기자·직원들 구호 외치며 검찰과 2시간여 대치

김용진 대표 "정권 무도함 맞서 모든 수단 동원"

2023-09-14     김호경 에디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직원들이 14일 오전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중구 뉴스타파를 찾은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14. 연합뉴스

검찰이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의 뉴스룸으로 진입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취 보도를 허위 인터뷰로 몰아가는 윤석열 정권의 행동대로 나선 검찰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반부패3부 및 공공수사부, 형사1부 소속 검사 10여 명을 투입한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바 있다. '윤석열 사단'의 일원인 강백신 부장검사는 조국 전 장관 가족,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수사를 담당했던 '특수통'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피의사실공표죄로 고발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특별수사팀은 14일 오전 8시 50분쯤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이유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과 한상진 기자, 봉지욱 기자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뉴스타파 건물 입구에서 기자·직원들이 '언론자유 수호!' '정치검찰 물러가라' '독립언론 사수!' 등의 팻말을 들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언론탄압 중단하라!'는 펼침막을 내건 채 검찰 관계자들을 막아서자 한동안 대치 상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김용진 대표는 직접 낭독한 규탄 성명을 통해 "오늘은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이 아니라 정권을 수호하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암울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언론의 가장 큰 사명은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탄압, 독립언론 탄압은 민주 국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뉴스타파는 그렇게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이 정권의 무도함에 맞서 끝까지 저널리즘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당하게 독립언론의 기치를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14일 오전 14일 오전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3.9.14. 연합뉴스

이어 기자 및 직원들은 "시민들이 만들었다 뉴스타파 지켜내자" "언론자유 침탈하는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뉴스타파는 검찰 측과 압수수색 집행 범위 등을 조율한 뒤 출입구를 내줬고 검사와 수사관 10여 명은 오전 11시 15분쯤 건물 안으로 들어가 5층에 위치한 뉴스룸으로 진입했다. 검찰은 한상진‧봉지욱 기자의 자리를 중심으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다. 특별수사팀이 이날 두 언론사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해당 보도가 허위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JTBC는 지난해 2월 21일 당시 JTBC 소속이던 봉지욱 기자의 기사 <[단독] 대검 중수부 처벌 피했던 '대장동 자금책'…정영학 녹취록서 등장>을 보도했다.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는 지난해 3월 6일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취록을 바탕으로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을 보도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한 기자와 봉 기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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