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오염수 투기에 분노…"1리터 말고 한 드럼 마셔라"
서울 곳곳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규탄
해안 지역 시민들 "미친 짓, 무조건 막아야"
이재명 "오염수 먹어도 된다? 헛소리 잔치"
자살방조·유서대필 왜곡 보도 조선일보 규탄도
"양회동 열사 죽음 모독한 조선일보 박살내자"
호주 상원의원, 양회동 열사 분신에 애도 표해
불교계도 시국법회 열어…"윤석열은 퇴진하라"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한다" "일본 들러리 자처하는 오염수 시찰단 반대한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비호하는 윤석열 퇴진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20일, 서울 도심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시찰단 파견으로 일본 정부의 '들러리' 역할을 자처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한일군사동맹 추진 중단 촉구대회'를 열었다. 오후 전국집중촛불 사전행사 형식으로 열린 촉구대회에는 시민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특히 오염수 해양 투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경남·경북 해안 지역 시민들이 앞장서 목소리를 냈다. 포항에서 온 김용근 씨는 투명한 500밀리리터 물병을 들며 "이것은 물이다. 술과 섞으면 구분할 수 있나. 오염수도 똑같다. (구분) 못한다"며 "미친 짓 아닌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슘) 반감기가 180년이라 한다. 3세대가 흘러야 반감된다. 다 피폭시키겠다는 것 아니냐"며 "시멘트와 오염수를 섞어서 지하 깊숙한 곳에 묻으면 보관할 수 있다. 왜 안하는 것인가. 세계 해양 도시를 초토화시키겠다는 이런 발상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외쳤다.
통영에서 온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국민의힘 간담회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10리터도 마실 수 있다'며 일본 정부를 옹호한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발언을 언급한 뒤, "차라리 밤에 감자 튀김할 때 음료수로 1리터가 아니라 하루에 한 드럼통 마셔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핵 오염수 용어를 '처리수'로 바꾸자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국민을 속이려는 작태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핵 오염 처리수가 아니라 핵 오염 폐수임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바다 방류가 아니라 해양 투기다. 오염 폐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는) 나의 건강 이야기이고, 우리 아이들 이야기고, 우리 친척들 이야기다. 누가 핵 오염 폐수 해양 투기하는 걸 가만히 동의하고 자기나라 국민들을 설득하겠다고 하나"라며, 지나가는 시민들과 국외 관광객들을 향해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일본 대사관 방향을 향해 '한일군사동맹, 방사능 오염수'가 적힌 대형 현수막를 찢는 상징의식을 한 뒤, 촛불대행진 본 행사가 열리는 서울 지하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세종대로)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행진을 하며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한다" "일본 들러리 자처하는 오염수 시찰단 반대한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비호하는 윤석열 퇴진하라" "일본 이익 충성하는 윤석열 퇴진하라" "일본 총독 자처하는 윤석열 몰아내자" "오염수 그렇게 좋아하면 윤석열 너나 마셔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오염수 먹어도 된다? 헛소리 잔치"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주최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가 진행됐다.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대통령은 뭘 하는 자리인가. 우리에게 대한민국은 무엇이고,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설계하고, 안전하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국가는 곧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뭐라고 말한들 1리터가 아니라 10리터를 매일 마셔도 괜찮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확실한 것은 일본 정부 스스로 쓸모가 없고 위험한 물질이라 바다에 가져다 버리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야 돈이 없어서 아니 돈이 아까워서 이웃나라가 피해를 보든 말든, 전 세계 바다 오염되든 말든 갖다 버리면 능사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정부가 거기에 동조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느니, 시료 채취가 필요 없다느니, 식수로 먹어도 괜찮다느니 사람 불러다가 아까운 돈 들여서 헛소리 잔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내다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정부 시찰단과 관련, "당장 파견을 철회해야 한다"며 "일본의 무단 오염수 투기에 대해 어떤 외교적 대응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셀프 족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보호하기는커녕 일본의 반인류적 범죄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인류사적 중대 범죄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상임대표는 "바다로 흘러들어 간 오염수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농어민들의 생존권이 직결된 문제보다 우선하는 국익은 없다"며 "끝내 윤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하고 방사성 오염수 테러의 공범이 된다면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양회동 열사 죽음 모독한 조선일보 박살내자"
이날 시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에 분신한 고 양회동 열사와 관련, 왜곡보도를 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폐간하라"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평화의 소녀상 앞부터 도심을 행진한 시민들은 조선일보사 앞에서 "양회동 열사 죽음을 모독한 조선일보 박살내자" "조선일보는 열사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악마소굴 조선일보' '패륜망동 조선일보'라고 써진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 의식을 가졌다.
조선일보사 앞에서 상징 의식을 마친 시민들은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에 참가한 시민 일부와 함께 오후 5시부터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40차 촛불대행진(8차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했다. 집회에는 전국 49개 지역에서 5만 명(주최 측 추산, 오후 6시 30분 기준)이 참가했다.
양 열사가 활동했던 강릉촛불행동의 김중남 공동대표는 무대에 올라 "이 땅에 살고있는 우리 대부분은 노동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며 "우리가 노동자"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우리의 삶을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옥죄고 탄압하고 공격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일하라 죽을 때까지 일하라 한다. 그것이 노동개혁이라고 한다"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한다. 저들은 국민을 끊임없이 가르고 나누고 있다"면서 "노동자가 이 땅의 주인이고 생산의 주역이며 모든 부를 생산하는 생산자임을 명확히 하고 저녁을 보장받고 노후를 보장받자. 촛불의 투쟁으로 당당히 역사의 주인이 되자"고 했다. 그러면서 "열사의 유언이다 윤석열을 몰아내자"라고 외쳤다.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은 "정권과 자본이 노동 탄압으로 (양 열사를) 죽이고도 '지라시' 언론 조선일보와 그 밑에 지라시 '따까리'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동료의 죽음을 투쟁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 거 아니냐, 불 붙을 때 끄지도 않았고 말리지도 않고 신고도 안 했다고 지껄였다"고 말했다.
송 부위원장은 "(양 열사가 분신할 때) CCTV도 있고 주위에 기자들도 있었다"며 "머릿속에 온통 뭐가 들었는지, 윤석열이한테 잘 보여서 출세해 보겠다고 똥으로 가득 찬 거 같다. 인간으로 해야할 일이 있고 해서 안 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 할 수 있는 것 많다. (윤석열을) 퇴진시켜서 폐기물로 처리하겠다"고 외쳤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도 무대에 올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강원지역 건설노조원이 양 열사의 분신을 방조했다는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와 관련, "(CCTV 사진을) 독자 제보 받았다고 한다. 독자 어딨나. 검찰 아닌가. 검찰 아니면 누가 그 사진을 찍어서 제공하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기자 출신이다. 교과서에서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펜을 진짜 칼로 쓴다. 사람을 잡는 흉기로 쓰고 있다. 그것도 보통 칼이 아니라 조직폭력배나 쓰는 사시미 칼(회칼)로 쓰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조직폭력배, 범죄 단체 아닌가"라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검찰에 이어서 감사원 다 손에 쥐었다고 입법부, 사법부 다 무시하고, '바이든 날리면' 자기가 해놓고 언론 때리고, 정당한 파업했다고 노동조합 때리고, 대통령 비판한다고 시민사회 때리고, 뜻대로 안 한다고 공무원 협박하고, 그 다음은 도대체 누구냐"고 말했다.
용 의원은 "지지율 1% 되더라도 할 일 하겠다는 윤 대통령,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 추종하면서 권력만 탐하는 국민의힘 이젠 정말 심판해야 한다"며 "권력이 마지노선을 허무는 퇴행으로 폭주할 때 그것을 막아선 것은 광장, 촛불의 힘 그리고 국민들의 힘이었다. 더 단단하게 단결하고 넓게 연대해서 이 거대한 윤석열 정권의 퇴행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외에서도 촛불이 이어졌다. 동포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와 멜번, 브리즈번 등지에서 2차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브리즈번에서는 드류 파블루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참가해 양회동 열사에 대해 슬픔을 표했다.
시드니 동포들은 "5·18 정신으로 오월의 함성으로 윤석렬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멜번 동포들은 "이완용을 능가하는 윤석열을 몰아내자" "나라파는 영업사원 윤석열을 몰아내자" "대통령이 밀정이다 친일파를 끌어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행동은 40차 촛불대행진을 맞아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각계각층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촛불이 집결지가 된 것을 평가하고, 그 확산을 위해 정치권을 포함해 모든 연대 사업에 적극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또 시민들에게 공부하고 실천하는 학습공동체가 되고, 촛불행동의 회원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시청역~숭례문 대로 일대에서는 촛불대행진에 앞서 오후 3시부터 불교계에서 '윤석열 퇴진 시국 법회 야단법석'을 열었다. 법회에는 불자들과 시민 2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암울한 시대에 등불을 들고 길을 밝히는 것은 종교인의 의무"라며 "모두가 침묵할 때 진실을 외치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은 파탄, 경제는 침몰, 윤석열은 내려오라" "외교는 굴욕, 평화는 위기, 윤석열은 퇴진하라" "정치는 실종, 민중은 탄압, 윤석열을 탄핵하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