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한 중국 겨냥

외무(국무)·국방 장관 ‘2+2회의’ 공동발표문

13일 바이든-기시다 정상회담에서도 재확인

미국의 세계전략 위한 군비 분담, 한국도 대상

미국과 일본 외교·국방장관들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양국 '외교·국방 2+2회담'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번 회담은 이틀 뒤 백악관에서 열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앞선 사전조율 성격의 회담이었다. 2023.01.1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외교·국방장관들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양국 '외교·국방 2+2회담'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번 회담은 이틀 뒤 백악관에서 열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앞선 사전조율 성격의 회담이었다. 2023.01.1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중요한 진화”라며 강력 지지

미국과 일본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두 나라 외무(국무)·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회의)를 열고, 일본이 지난해 말 개정한 ‘안보관련 3문서’에 명기한 자위대의 ‘적 기지 공격능력’을 지지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과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이 참석한 회의 뒤에 공개한 공동발표문에서 적 기지 공격능력에 대해 “미국과의 긴밀한 제휴 아래 일본의 반격능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미일간의 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공동발표문에서 일본 쪽은 방위비(국방비) 대폭 증액을 통해 적 기지 공격능력을 포함한 국방력을 발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결의를 다시한번 밝혔다. 미국 쪽은 이에 대해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진화”라며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회의 뒤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오스틴 국방장관은 “적 기지 공격능력의 사용과 관련한 (두 나라의) 긴밀한 제휴는 미일동맹의 강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합의사항은 13일로 예정된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앞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G7 국가들을 차례로 방문해 이와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8일 주요 7개국(G7) 회원국 중 5개국 순방을 위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정부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일주일간 이어지는 순방에서 기시다 총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를 방문하고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열어 미일동맹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을 맡았다. 2023.01.09. AP 교도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8일 주요 7개국(G7) 회원국 중 5개국 순방을 위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정부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일주일간 이어지는 순방에서 기시다 총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를 방문하고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열어 미일동맹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을 맡았다. 2023.01.09. AP 교도 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대응전략이 중심

두 나라는 특히 이번 회의에서 중국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공동발표문은 “중국의 외교정책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질서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심각한 우려사항이고,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다”라고 규정했다.

중국이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일본의 난사이제도(오키나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등)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일의 시설 공동사용을 확대하고, 공동(군사)연습 훈련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방침을 수립했다. 미국은 오카나와의 해병대를 개편하고, 일본의 외딴 섬들 방어를 위한 신속대응군인 ‘해병연안 연대’(MLR)를 신설하기로 했다.

우주공간에서의 공격에 대해서는 “동맹의 안전에 대한 명확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 5조의 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인했다. 어떤 경우에 5조가 발동되즌지에 대해서는 “미일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개별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위대 전수방위 퍠지, ‘방패’에서 ‘창’으로

두 나라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12월 말 일본이 대규모 군비증강을 겨냥한 외교 국방정책 지침을 담은 ‘국가안전보장전략’(NSS) 등 안보 3문서를 개정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 핵심 내용은 미일동맹에서 전수방위 원칙 아래 수동적인 ‘방패’역할만 해 온 자위대(일본군)가 적 기지 공격능력 등을 통해 미군이 맡아 온 적극적인 ‘창’의 역할을 일부 떠맡는, 자위대의 성격 전환과 대규모 방위비 증액 등이 중심을 이룬다.

일본은 방위백서를 통해 중국이 국방비를 30년간 39배, 최근 10년간에만 2배 이상 늘려, 올해 국방예산이 24조 6천억 엔(약 246조 원)으로 일본의 5배에 가깝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군비증강을 정당화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 왼쪽)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런던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상호접근협정'(RAA·일본명 원활화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이 협정은 일본 자위대와 영국군의 상호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들을 담고 있다. 양국은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국방장관(2+2)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2023.01.12 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 왼쪽)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런던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상호접근협정'(RAA·일본명 원활화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이 협정은 일본 자위대와 영국군의 상호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들을 담고 있다. 양국은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국방장관(2+2)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2023.01.1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군사비 분담, 한국도 그 대상

일본의 이런 군비증강은 지난해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방위력을 발본적으로 강화하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위비의 상당한 증액을 확보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지지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런 군비증강은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 온 것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하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에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 미국은 이런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 등 동맹국·우호국과의 제휴를 강화하면서 그들 나라에 비용을 분담하도록 요구해 왔다. 한국도 주요 대상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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