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곳곳에 건물 공사가 한창이고, 버스와 지하철, 트람바이(전차) 차량이 전부 신형으로 교체됐다. 거리의 시민들 표정에도 전쟁의 그늘은 없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모스크바를 다녀온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교수(87·역사학 박사)가 전한 말이다. 박 교수는 27일 시민언론 에 방문 소감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언론이 전하는 러시아의 모습은 온통 회색빛이었으나, 박 교수는 "모스크바는 새로운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넘실댔다"라고 전했다. 서울~모스크바 직항이 없
지난 4월 10일에 있었던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군사 일체화와 한발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일 공동패권을 추구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제목의 미·일 정상 공동성명에서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이 ‘미·일 안보조약에 기초한 양국 간 방위·안보협력’이라고 밝혀 군사분야의 공동패권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우주선에 일본이 동승자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일 글로벌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이튿날인 4월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 분단국에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되는 것을 국제적인 지위 상승의 징표로 여기는 것 같다. 이른바 글로벌중추국가(GPS)를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는 유독 집착한다. 2022년 7월 발표한 '120 국정과제'에서 5대 목표의 하나로 제시했다.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 '영향을 주는(influential) 국가', 또 '지구촌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로 GPS를 정의했다. 쉽게 말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국가가 되겠다는 말이다.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
지난해 글로벌 국방비 지출은 9년 연속 증가해 사상 최대인 2조4430억 달러(약 3375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6.8% 증가한 수치로 2009년 이후 가장 가팔랐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2일 2023년도 세계 국방비 지출 데이터를 공개했다. 2조4430억 달러…2009년 이후 가장 가팔랐다세계 1~5위,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사우디SIPRI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작년도 10대 국방비 지출국은 모두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또한 국방비 지출은 2009년 이후 처
'우리는 그를 몰랐고, 그 역시 우리를 몰랐다. 우리 사이엔 어떠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유대도 없었다. 우리가 공유하는 건 자유에 대한 사랑과 가자지구 공격에 함께 맞서려는 열망뿐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 시에 지난 3월 10일 새로운 거리 이름이 탄생했다. 2월 25일 "제노사이드(대량학살)에 공범이 될 수 없다"면서 분신, 사망한 현역 미 공군 병사 애런 부시넬(25)의 이름을 딴 거리다. 압둘 카림 시드르 예리코 시장은 새 거리 표지판을 붙이면서 "자유 팔레스타인"을 외친 부시넬에게 각
지난 2월 기준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반갑지 않게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튀르키예와 아이슬랜드를 빼고는 가장 높았다. 더구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OECD 회원국 평균을 2년 3개월 만에 넘어섰다.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지난 2월 기준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나타났다.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다.2월 기준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OECD 평균(5.32%)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 첫 전국집중 촛불집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수천 명의 촛불 시민들은 "지난 2년은 생지옥이었다"고 성토하며, 총선 패배에도 국정기조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대통령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년은 지옥이다 탄핵만이 살 길이다" "대화협치 필요없다 기세있게 탄핵하라" "들불처럼 타 번져라 촛불로 탄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촛불행동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6차 촛불대행진(4월 전국집중촛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중에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최소 하루 출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중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마무리하려는 이유도 있으나 특별히 급한 일이 없는데도 책임감 때문에 주말 근무를 자청한다. 이는 삼성그룹의 오랜 조직 문화이기도 하다. 주 6일 근무하는 삼성그룹 임원은 계열사별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최근 임원들의 주말 근무가 전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해 비상 경영의 일환으로 자연스럽게 ‘전 임원 6일 근무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근무 지침을 내리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전역의 군사기지를 겨냥해 300여 개의 무인기와 미사일을 날렸다.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이란의 공격은 사상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은 99%가 이스라엘 영토 밖에서 요격됐다면서 피해가 가볍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중해에 배치한 해·공군력을 동원해 이란 미사일과 무인기를 요격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철통같은 방위 공약을 확인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보인 신속한 대응은 익숙한 장면을 재연했다. 해변 별장에서 쉬고 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에 복귀, 국가안보회의(N
제가 좋아하는 중국 사상가는 공자와 맹자 그리고 묵자입니다.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저처럼 묵자의 사상에 조금 더 끌릴 거라 생각합니다.춘추 중기 이래 전술상의 변화와 전쟁양상의 대규모화·지구전화(持久戰化)는 상승작용을 하면서 갈수록 심화되어 급기야는 전국 중기 이후 한 전투에서 수십 만의 병력이 동원되기도 했고 수년간 전쟁이 지속되는 일도 생겼다…B.C. 260년 진이 조(趙)에게 궤멸적 타격을 입힌 저 유명한 장평전(長平戰)에서는 15세 이상의 진민 모두가 참전하였고 백기가 조의 항졸(降卒) 40만을 갱살(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4.10 총선 국면에 가렸지만,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돼 온 굵직한 흐름이다. 지난 2년 동안 흔들렸던 '푸틴의 러시아'와 두 개의 코리아 간 관계가 변화의 문턱에 다가갔다. 조만간 이뤄질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방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한러 관계가 파탄으로 가는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푸틴의 방중과 방북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9일 푸틴이 올해 중국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왕
미국 일본 정상들이 지난 10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의 핵심은 두 나라의 방위(군사) 안보를 일체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중국이며 러시아와 북한 등을 포함한 이른바 북방 삼각동맹일 수도 있다.미국과 일본의 ‘안보 일체화’안보면에서의 ‘미국 일본 일체화’ 작업은 이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이번의 일체화 작업은 이전과는 다르다. 지금까지는 미군 재편에 따르는 사령부 기능 집약이나 기지의 공동사용,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등에서 미일 일체화가 진행돼 왔다면, 이번에는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지휘통제 방면까지 제휴하고, 평상시와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이후 17년 동안 10만 명당 25명이었던 알코올중독 사망자가 8명으로 줄었다. 자살은 39명에서 13명으로, 살인 피해자는 28명에서 6명으로 각각 줄었다. 영아사망률은 정상출산아 1000명당 19명에서 4.4명으로 줄었다. 유아사망률은 소련 쇠락의 지표였지만, 유엔아동기금 통계를 기준으로 미국보다 개선됐다. 보건의료 분야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못한 미국에선 1000명당 5.5명의 유아가 사망한다. 소련 해체, 15년 전 내다본 '예지자'프랑스 인문학자 에마뉘엘 토드(72)를 읽으려면
농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선진 주요국들은 2년 전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자료를 인용해 선진 산업국 38개 나라의 2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3%로 전월(6.2%)보다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상승률 5.3%는 지난 2022년 11월 고점 16.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세계 식료품 가격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페루. 현직 대통령이 5일 검찰에 출두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몇억 원 상당의 달러 현찰과 명품 시계와 팔찌에 대한 수사를 받는 과정의 하나였다. 공식적인 혐의는 불법 재산 증식과 재산 신고 누락.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61)의 이른바 '롤렉스 게이트' 이야기다. 토요일이던 지난 23일 자정을 막 넘긴 꼭두새벽 수사관 40여 명이 대통령 관저의 문을 따고 들어가 압수수색 끝에 10개의 명품시계 증거물을 확보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 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 원 상당의 명품백을 건네받은 사
귀화한 후에 나의 첫 선거는 2017년 5월 대선이었다. 내 인생 최초의 선거이기도 했다. 참정권을 처음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설레임과 함께 투표소로 향했다. 그때는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에 살았기 때문에 투표소에 들어간 나를 잘못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 담당자가 나의 신분증을 확인하고는 너무 놀라서 허둥대며 안내를 했던 웃긴 에피소드도 기억난다.내 인생의 첫 투표라 너무 서툴렀다. 투표용지를 받아 부스에 들어가긴 했으나 어쩔 줄 몰랐다. 투표소에 가기 전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절차를 다 미리 찾아봤지만 막상 투표용지를 손에 들어 보니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1차 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산이 탈락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대형 국제행사 유치전 실패야 처음도 아니고 어찌 보면 다반사인데, 유독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충격파가 컸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국민 경악한 이유먼저 부산 엑스포 유치전은 대통령 이하 정부의 모든 부처와 관료들이 엄청난 비용과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했고, 주요 재벌기업 수장들까
'생각할 수 없는 걸 생각하라! (Think the Unthinkable!)'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말, 회자된 말이다. 트럼프 당선뿐 아니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는 '포퓰리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당선되면 세계가 또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미래를 내다볼 '유리구슬'은 없다. 그보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짐작하는 게 현실적이다. 세계는 트럼프의 4년을 이미 겪었고, 바이든의 4년도 끝나간다. 참고할 자료가 넘쳐난다. 세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중국을 견제‧압박하고자 구축한 한‧미‧일 동맹화가 북-중-러 결속을 촉발하면서 오랜 기간 생존마저 위협받던 북한으로선 한숨 돌리는 상황 말이다. 대북 제재 감시 전문가 패널 사실상 해체러, 안보리서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 행사'신냉전'이라 부를만한 이런 지정학적 구도가 북한에 '원군'이 된다는 상징적 사건이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벌어졌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비토(거부권 행사)함으로써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좌절시킨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09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암살 미수범인 김진성(66) 씨의 이른바 '변명문'에는 사법부를 비롯해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종북 좌파 세력이 '암약'하고 있고 국민은 이들의 선동에 마취돼 있으며 이런 선동된 민심에 영합한다면 자유 진영은 모두 죽는다는 등 극우 보수 세력에게서 볼 수 있는 극단적이고 망상적인 사고의 흔적들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이재명 암살 미수범 '남긴 말' 최초로 공개돼극우 보수의 극단적 망상적 사고 곳곳서 확인암살 미수범 김 씨의 '변명문'은 그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국민 다수가 공개를 촉구했으나 수사와 기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