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반도의 야경을 위성사진으로 본 적이 있다. 밤의 한반도는 남과 북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남한은 일본이나 유럽의 주요 도시들처럼 밝게 빛나는 모습이었고, 군사분계선의 북쪽은 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다. 아마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한의 경제적 자부심 만큼 북한의 어둠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또는 한심하게 생각했을 것이다.캄캄한 북쪽보다 환한 남쪽 야경이 더 걱정그러나 기후 위기와 생명사회를 고민하는 나의 눈에는 불 끄고 자야 하는 밤을 화석연료를 태워 저렇게 환하게 밝히는 남쪽의 소비문명이 더 걱정되었다.필자
4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인 27일에도 촛불 집회는 어김없이 열렸다. 촛불 시민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제87차 촛불 대행진에 참석해 4‧10 총선에서 국민의 호된 심판을 받고서도, 전혀 반성 없는 윤 대통령을 성토하고 총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윤석열 탄핵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집회에는 연인원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함께 했다. 시민들은 사회자인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대표의 선창에 따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소
"모스크바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곳곳에 건물 공사가 한창이고, 버스와 지하철, 트람바이(전차) 차량이 전부 신형으로 교체됐다. 거리의 시민들 표정에도 전쟁의 그늘은 없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모스크바를 다녀온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교수(87·역사학 박사)가 전한 말이다. 박 교수는 27일 시민언론 에 방문 소감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언론이 전하는 러시아의 모습은 온통 회색빛이었으나, 박 교수는 "모스크바는 새로운 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넘실댔다"라고 전했다. 서울~모스크바 직항이 없
지난 4월 10일에 있었던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군사 일체화와 한발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일 공동패권을 추구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제목의 미·일 정상 공동성명에서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이 ‘미·일 안보조약에 기초한 양국 간 방위·안보협력’이라고 밝혀 군사분야의 공동패권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우주선에 일본이 동승자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일 글로벌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이튿날인 4월
"노벨평화상은 인도·태평양에는 많은 초점을 맞추지 않지만, 만약 내게 솔직하게 국제무대에서 지대한 변화를 가져올 일을 실제로 했기 때문에 누가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공동 수상이 돼야 한다고 말하겠다." '아시아 차르' 캠벨 "윤, 기시다 노벨평화상 수상감"총선 참패 윤석열 '단속' 위한 계산된 립서비스연합뉴스와 닛케이 아시아 등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4일 워싱턴D.C의 보수 싱크 탱크인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작년 8·1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꼬박 30년 전 1994년 7월 초, 독일 브레멘 대학 세미나실, 나는 브레멘대 교수 5명, 학생회 대표 1명 앞에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 박사 학위 청구 논문(“Fordismus und Hyundäismus. Rationalisierung und Wandel der Automobilindustrie”[한‧독 자동차산업의 경영합리화와 노사관계]) 심사일이었다. 그 두어 달 전에 논문은 미리 제출되었고 그 사이 두 명의 지도교수와 다른 세 명의 심사위원 및 위원장이 내 논문을 꼼꼼히
한미 동맹 중심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안보정책 차이를 요약해봤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 동맹은 강화하되 군사 문제에선 일본과 약간 거리를 두었던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죠.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3자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경제·기술 분야에서 동맹에 버금가는 협력관계를 펼쳐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한국이 종료를 통보했던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복
일본의 중국대륙 침략전쟁 당시 일본군의 성폭력 피해를 받은 중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유족이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중국 법원에 제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중국인 피해자들이 일본정부 상대로 중국법원에 첫 제소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중국인 피해자들이 중국 법원에 일본정부를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정부의 사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한국 법원에 제소해 승소한 사실을 전하면서, 중국 피해자 유족들의 이번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 분단국에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되는 것을 국제적인 지위 상승의 징표로 여기는 것 같다. 이른바 글로벌중추국가(GPS)를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는 유독 집착한다. 2022년 7월 발표한 '120 국정과제'에서 5대 목표의 하나로 제시했다.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 '영향을 주는(influential) 국가', 또 '지구촌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로 GPS를 정의했다. 쉽게 말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국가가 되겠다는 말이다.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부부가 방한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뒤 130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씨는 지난 5일 총선 사전투표도 역대 대통령이 부부 동반으로 투표한 관례를 깨고 비공개로 홀로 했다.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요하니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부인 김 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부부 동반으로 한국을 방문
언론신뢰의 최대 적(敵)인 오보·왜곡보도는 기자가 팩트(사실)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언론사의 과도한 정치·이념적 편향성 때문에 팩트를 왜곡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오보·왜곡보도는 주로 정치·사회·국제 분야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대개 '감춰진 팩트'에 대한 부실 취재나 왜곡 때문이다.경제 분야는 좀 다르다. 경제 기사는 감춰진 팩트 보다는 ‘공개된’ 숫자·지표·통계 등을 활용해 작성된다. 정부나 기업이 발표하는 온갖 숫자와 통계, 시장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여러 금융지표들은 (오류나 속임수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개 국민과 시장참여
지난해 글로벌 국방비 지출은 9년 연속 증가해 사상 최대인 2조4430억 달러(약 3375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6.8% 증가한 수치로 2009년 이후 가장 가팔랐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2일 2023년도 세계 국방비 지출 데이터를 공개했다. 2조4430억 달러…2009년 이후 가장 가팔랐다세계 1~5위,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사우디SIPRI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작년도 10대 국방비 지출국은 모두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또한 국방비 지출은 2009년 이후 처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떤 나쁜 일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잘 대처해서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보다는 못하다. 나쁜 일이 발생하리라는 것도 모르고, 발생하면 허둥대다가 시기를 놓치고, 드디어 손을 놓아버리는 아주 한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라 다스리는 왕(王)에 대입해 보면, 내우외환을 미리 대처하거나 벌어진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현군(賢君), 자신이 일을 저질러놓고도 그 결과로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암군(暗君),
팔레스타인에 유엔 회원국 자격을 부여하자는 결의안에 대한 18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투표에서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 이사국들 중 미국만이 반대해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다. 영국과 스위스는 기권해, 15개 전체 이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찬성했다.12 이사국 찬성, 영국 스위스 기권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안보리가 “팔레스타인 국가에게 유엔 회원국 자격을 인정”하자는 권고안에 대한 표결을 하기 전에 다른 국가들이 이에 반대해 미국이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랐으나, 결국 거부권을 행사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17일 전화를 걸어왔다. 4‧10 총선에 윤 대통령이 참패하고 일주일만이며, 외국 정상으론 처음이다. 기시다는 통화 후 총리관저 출입 기자단에 "방미 결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윤석열 한국, 반중국 포위망의 최전선으로기시다의 전화는 따져볼 몇 가지 대목이 있다.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발표문에서 "기시다 총리는 최근 미국 공식 방문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에 브리핑했다. 미‧일 양국이 뭣보다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
지난 2020년 이후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미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 독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가 나오기 전날인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3국 재무장관은 한목소리로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와 양국 교역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은행 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호(서대문을‧3선) 의원은 17일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인터뷰에서 "보수 언론에서는 야당이 독주할 거라고 또 엄살을 떠는데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렇게 검찰 독재로 일관할 때는 국회를 야당이 완전히 장악해서 무지막지한 검찰 독재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법사위원장뿐만 아니라 국회의장도 야당으로 똘똘 뭉쳐서 싸울 수밖에 없다. 다른 의원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법사위원장 형평성 문제, 이런 건 검토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22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이번 총선은 새로운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들의 명령이다. 국회는 반드시 이러한 민의를 반영하여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국회의장이 나와야 한다. 존경받는, 아니 기억되는 국회의장이 없다과연 우리 국회에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던 국회의장은 존재할까? 아마 십중팔구,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아니 냉정하게 말한다면, 존경은 고사하고 국민들이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는 국회의장조차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그만큼 이제껏 국회의장다운 국회의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국회 전체가 부끄러워해야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솔로몬제도의 총선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솔로몬제도는 약 5년 만인 17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5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투표에 들어갔다. 선출된 의원들은 이후 투표를 통해 차기 총리를 선출하게 된다. 솔로몬제도는 1978년 7월 영국에서 독립한 입헌군주제 국가이며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솔로몬제도가 독립한 이후 가장 중요한 선거”한반도 면적 8분의 1 크기의 솔로몬제도는 과달카날과 말레이타 등 6개의 큰 섬과 900개 넘는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인구는 2023년
'보수'언론들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거세다. 16일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발언에서 ‘사과의 입장’을 발표했지만 쇄신책 제시와 총리 비서실장 인선 등을 놓고 연일 맹타를 가하고 있다.이들 언론의 주장과 요구는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다. 다만 이들은 윤 대통령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이제야 비로소 발견하게 된 것처럼 얘기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윤석열 정권을 있게 한 것, 윤석열 정권의 파행과 파탄, 총선 참패로 이끈 것이 언론 자신들이었다는 반성은 없다. 15일자 조선일보 사설은 “불편한 인물을 발탁하는 쇄신이어야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