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평화주의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말씀입니다. 이번 총선분위기가 마치 페스티벌(축제판) 같다며 흥겨워하는 분들의 정서와 일맥상통합니다. 반면에 유시민 작가는 “투표권은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고 자못 호전적인 정의를 내립니다(“선거여론조사는 반드시 틀린다” 4월 1일) ‘종이 탄환’이라니! 갑자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이 떠오릅니다. 혁명의 시대에 권력은 쇠로 만든 총알이나 대포알로 얻을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종이 위에 찍은 투표로 결정되니까요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가 강인덕 초대 통일부 장관(92)을 만났다. 60여 년 동안 북한을 중심에 두고 세계를 읽어온 강 장관의 GPS는 명료했다. "우선 '터널 비전(tunnel vision)'을 피하고, 전략적 사고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음식점과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 자료실에서 4시간가량 진행됐다. 이후 세 차례의 전화 통화로 보완했다. 주제별로 나눠 그 대강을 전한다. "김정은의 '두 국가론'은 불리한 국면에서 1보 전진을 위해 2보 후퇴하는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남북한 최고지도자가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 이어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는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우리의 령토·령공·령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며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위협했다.윤석열 정부의 안보
중국을 겨냥한 일본과 호주의 군사협력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두 나라는 2022년 10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서명한 '안보협력에 관한 신 일본·호주 공동선언'을 기초로 출범한 국방 실무협의체 회의를 열고 역내에서 비상사태가 발생 시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재팬타임스는 '일본과 호주, 군사적 비상사태 협력 논의'란 15일 자 기사에서 "양국 정부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긴급 상황이 동시에 벌어질 때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공동 전략을 탐색해왔다"고 전했다. 일, 미국 빼고 호주와
뉴욕 경찰은 8일 오전 맨해튼과 뉴저지를 잇는 터널과 다리 등 4곳의 입구에서 가자지구 전투 “즉각 휴전”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325명의 시민을 교통 방해죄로 체포했다. 시민들은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군과 무기 등을 공급하며 이를 지원하고 있는 바이든 정권에 항의했다. 뉴욕 시민 연일 이스라엘 가자 공격 항의시위경찰 출신의 뉴욕 시장 에릭 애덤스는 “항의할 권리는 있지만, 다리와 터널을 막을 권리를 준 건 아니다”며 일터로 가는 사람들과 긴급사태 대처를 위해 그들을 체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뉴욕에서는 이스라엘
첩보건, 정보건, 공개되는 순간 가치를 잃는다. 그럼에도 누군가 첩보와 정보를 잇달아 공개한다면 다시 물어야 한다. 왜 공개하는지, 공개해서 누가 이득을 얻는지를 말이다. 이를 위해 정보의 재료와 해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1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에서 보고한 데 이어 2일 군 당국이 밝힌 내용을 톺아보는 이유다. 우선 한미일이 한목소리로 경계하고 있는 북·러 국방 협력에 집중해 본다. 마침 2일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건넨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힌 지 꼬박 1년이 됐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 3주 동안 3257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지난해 1년 동안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사망한 아이들의 숫자를 크게 넘어섰다.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29일 가자지구 보건부와 이스라엘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밝힌 수치다. 스러지는 아이들이스라엘의 봉쇄로 전력이 끊긴 가자지구 병원에서 죽어 나간 영아 희생자도 포함됐다. 요르단강 서안에서 33명, 이스라엘에서 29명이 숨졌다. 가자지구에선 전체 희생자 7703명 중 어린이가 40%를 웃돈다. 지역 별로 보면 가자지구가 3195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파괴
"우리 유엔인들은 우리 생애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을 두 번이나 인류에 안긴 전쟁의 재앙을 겪고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하여, 다짐한다." '유엔의 날'인 24일은 유엔이라는 집단안보기구의 창설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다. 유엔 총회가 1947년 선포한 이날은 유엔 헌장이 탄생한 날이다. 하필 이날 '세속의 교황'이라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안방에서 '싸대기'를 맞았다.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즉각 사퇴하라"는 삿대질을 받은 것이다.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문제를 다룬 제9451차 안보리 회의 석상에서다.세계적으로 각종 기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7일)과 가자지구 북부 알아흘리 병원 폭발(17일)은 눈에 띄는 참극일 뿐이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이 20일 집계한 인적 피해 규모는 '팔레스타인 지옥도'의 단면이다. 팔레스타인 측 4137명, 이스라엘 측 1403명이다.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중 어린이가 1524명, 여성이 1000명이고 저널리스트가 11명이다. 반면에 이스라엘 사망자 중 363명은 군인·경찰이다. 7일 하마스의 선제공격 이후 20일 오전(현지시각)까지 사망한 숫자다. '결의' 없었던 카이로 정상회의직접적인 교전이 벌어지지 않는 요르단강 서
세계를 읽는 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주제의 하나가 팔레스타인 문제다. 통상 국제분쟁을 읽는 수순은 일단 현상을 짚고, 그 배경을 뒤져본 뒤 향후를 전망하는 3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중요한 나침반이 된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는 어떠한 정치학적 분석도 유효하지 않다. 오히려 역사학자의 견해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국제정치라기보다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이 빚은 세계사의 상처이기 때문이다.안보리 결의만 187개섣부르게 덤볐다가는 "그래서 뭘, 어쩌자고?"라는 비아냥에 봄 눈 녹듯 의미
"안녕하세요."아메드 이사(30)는 가자지구에서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아빠다. 아내와 함께 다섯 살배기 바삼과 두 살배기 아담을 키우고 있다. 그의 가족은 이스라엘이 건국한 1948년부터 가자지구에 살고 있다. 많은 가자지구 주민과 마찬가지로 자기 땅에서 추방당한 실향민이기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그는 운이 좋은 편이다. 2020년 영국 외교부의 셰브닝 장학금을 받은 덕분에 워윅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과 전략으로 석사 학위를 마쳤다. 그가 지난 14일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연구소(IPS) 누리집에 세계 시민을 상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이스라엘에 2000발 이상의 로켓을 퍼부으면서 중동이 다시 전쟁위기에 빠져들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며 즉각 보복을 선언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까지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가 살해했고 이스라엘도 가자지구에 전기·가스·물·생필품을 완전차단하고 6000여발의 폭탄을 퍼부었다. 현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쪽의 사망자는 13일 현재 3000명, 부상자는 1만명이 넘는다고 언론은 보도했다.지난주 국내 주요 언론은 일제히 하마
기실, 서구 문명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갖고 있다.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해결을 위한 정치적 과정을 시작하게 할 수 있는 도구다. 동시에 지난 7일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야기한 이스라엘의 75년 폭력을 제한할 수단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하마스 비난 결의 채택을 시도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 제공 정도로 만족하는 것은 국제사회 차원의 직무 유기다. 조 바이든을 비롯해 역대 미국 행정부가 해온 작태다. 유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도 주요국 정상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마스를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주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는 중동과 함께 군사적 긴장이 언제 무력 충돌로 발전할지 모르는 화약고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이번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보복을 보면서, 이것이 한반도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에 따라서 여기저기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중에서 윤석열 정부와 가 보여주는 반응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어쩌면 그렇게 평화와 안전이 아니라 그 정반대의 교훈만을 도출하는지 그 어리석음이 낳을 재앙이 그려져서 소름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지하고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국제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전한 말이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5차 중동전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양대 거대 이슈에 한동안 파묻힌 국제정세에 새로운 악재가 되고 있다.취임 이후 분쟁의 한쪽을 일방적
40년 만의 충격노태우 정부가 출범할 무렵인 1988년 국가 정보기관은 당시 소련이 최신예 미그-29 전투기 30대를 북한에 제공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 무렵은 1980년대 중반에 개발 완료된 미그-29를 막 대량생산하려던 때였다. 한국군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제4세대급 전투기가 소련군에 보급하기에 앞서 북한에 배치된다는 사실은 한반도 세력균형을 흔드는 큰 충격이었다. 이에 노태우 정부는 집권 초기에 한국 국방예산으로는 모험에 가까운 한국형전투기사업(KFP)에 조속히 착수하기로 한다. 더불어 한국군 군제를 합동군 제도에서 통합군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최근에 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실장의 글을 읽다가 김대중 전 주필에 대한 고 리영희 선생의 평가를 다시 보게 됐다. 언론인에서 사상가로 발전했던 리영희 선생은 에서도 일한 적이 있으며 그래서 김대중 전 주필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나는 다른 견습기자들은 잘 가르치고 훈련시키면 우수한 저널리스트가 되겠지만, 김대중 군만은 어렵겠다고 실망했어. 그런데 훌륭한 저널리스트가 될 것으로 믿었던 기자들은 1974년에 일어난 언론자유 투쟁 때 앞장섰다가 다 쫓겨났어. 반대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몰상식을 넘어 기이하고 해괴한 수준이라고 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하나의 사실을 전제로 삼는다면 많은 의문이 풀립니다. 그에게 대통령의 일은 일종의 '구경거리'이며 '체험 기회'라는 것입니다.지난주 윤 대통령의 행보는 구경꾼으로서의 대통령의 일을 하고 있는 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참관자' 자격으로 2년 연속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 리투아니아로 날아갔던 그는 정상회의를 구경한 김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근의 우크라이나
함석헌기념사업회 씨ᄋᆞᆯ의 소리, 함석헌 사상연구회, 함석헌 평화연구소, 함석헌 학회 등 함석헌 관련 4개 단체가 14일 ‘대통령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제목의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이 시국선언에서 4개 단체는 “검찰 권력으로부터 태어난 윤석열 대통령은 한반도를 극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경제 외교안보 남북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윤 정권은 급속히 퇴행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바야흐로 백주대낮에 정체가 드러났다. 대통령이 왜 퇴진해야 하는지 한결 분명해졌다. 역사의 법정에서 씨ᄋᆞᆯ(민중) 배심원들의 판정은 마침내 내려졌다
지난 6월 22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공개를 결정한 국가정보협의회(NIC)의 북한 핵무기 관련 국가정보평가(NIE)는 한반도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제목은 '북한 : 2030년까지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 'NIC는 CIA를 비롯한 미국 16개 정보기관의 협의체로 정보평가를 조율해 행정부 정책 입안에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집단 지성이 구현된, 가장 권위 있는 정보평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1980년 이후 43년 만에 나온 것으로 탈냉전 시기를 건너뛰었다. 작성 시점은 올해 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