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오염수 백화사전] ⑳10년 전에도…"불안해 OO 먹어"
10년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들춰보니
당시도 10명 중 8명이 소비자 '수산물 소비 줄여'
10년전 조선일보, 핵오염수 부실관리 호되게 비판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온갖 핵물질이 포함돼 있다. 어떤 물질은 생물학적 유전자 손상까지 가져온다. 백가지 화를 불러올 백화(百禍) 물질이 아닐 수 없다. 오염수 문제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약’일 수 없다.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알아야 대처할 힘이 나온다. [편집자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013년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육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해 10월 18~20일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소비자 패널 661명을 대상으로 한 ‘의견 조사’ 보고서였다. 조사 시점이 10년 전 딱 이맘 때다.
당시 상황이 지금과 아주 비슷했다. 2013년 8월에 있었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핵오염수 누출 사건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지속적으로 보도돼 국민적 불안감이 높았던 시기다. 박근혜 정부는 불안감을 잠재우려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수산물을 그해 9월부터 전면 금수 조치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보고서를 만든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은 핵오염수 공포 때문에 수산물 대신 육류를 더 먹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현상은 숫자로 어떻게 드러날까? 간단한 질문이었다. 조사해보니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산물 소비량을 줄였다’는 응답이 전체의 77.5%였다. 감소율을 보면 ‘핵오염수 유출 사고 보도 이전 대비’ 48.9%였다. 일주일에 고등어 두 마리 먹던 사람이 한 마리로 줄였다는 얘기다.
‘수산물 대신 육류를 더 먹기 시작했다’는 응답자는 40.1%였다. 육류별 평균 수요 증가율(추정치)은 돼지고기(국산 10.3%+수입 0.8%), 쇠고기(한우 6%+수입 2.2%), 닭고기(7.4%), 오리고기(4.5%) 순이었다.
최근 일본에서도 수산물 소비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나온 한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육류 소비량이 수산물의 2배 가까이 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대한 불안감이도 크게 한몫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