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오염수 백화사전] ⑫OOO 대통령은 말을 안 바꾼다

"과거에는 핵 오염수 투기 크게 문제 안 삼았다"

"원전은 저비용·친환경 에너지…국민들 괜한 걱정"

2023-08-13     이승호 에디터

후쿠시마 원전 핵물질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온갖 핵물질이 포함돼 있다. 어떤 물질은 생물학적 유전자 손상까지 가져온다. 백가지 화를 불러올 백화(百禍) 물질이 아닐 수 없다. 오염수 문제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약’일 수 없다.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알아야 대처할 힘이 나온다. [편집자주]

 

‘Reflection’ (조아진 작)

‘입벌구’라는 말이 있다. ‘입만 벌리면 구라’라는 뜻이다. 밥 먹듯 거짓말 하거나 말 바꾸는 사람을 지칭한다. 언론에서도 종종 쓰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별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입벌구’다. 검사 시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청와대의 신임을 샀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대선후보 시절에도 “(장모 최은순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 “저는 특활비 1원도 손댄 적 없다” 등의 해명을 했지만, 오늘날 모두 ‘입벌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런 윤 대통령이지만 초지일관 ‘진실된 모습’을 보여준 게 하나 있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핵오염수 문제나 원전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한 적도, 말을 바꾼 적도 없다.

“과거에는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를) 크게 문제를 안 삼았다. 그때그때 어떤 정치적인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고, 일본 정부나 우리 각국들과 협의를 해서 투명하게 사람들이 의문 갖지 않도록 그렇게 진행되도록 국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2021년 7월 6일, 윤 대통령이 대전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석박사생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그해 3월 4일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니 ‘전 검찰총장’으로 불리며 ‘용꿈’을 꾸던 시기다.

하루 전인 7월 5일에는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 이런 말도 했다. “원전이라는 게 저비용 친환경 에너지인데, 국민들이 안전성에 대해 조금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 친원전 발언이었다.

주 교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에 대해 “안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대표적 친원자력계 학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100만 명 서명 운동’ 등을 주도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활동으로 주 교수는 ‘윤석열의 원전 멘토’로 소환됐고, 윤 정부는 그를 지난해 12월 13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자리에 앉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도 자국민을 외면하고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획책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편들고 있다. 자국민 85.4%가 핵오염수 투기에 반대하고 있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이 정도 일관성이면 ‘입벌구’라는 별명이 억울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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