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여성 후보자에게 더 공격적인 언론들

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2025-07-11     홍순구 시민기자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가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시즌이 도래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갑질'이다. 이 단어는 권력의 남용이라는 본질적 문제 외에도, 억압받은 경험의 감정선을 건드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적 관심과 분노를 쉽게 유발한다. 특히 최근에 여성 장관 후보자들에게 이 '갑질' 프레임이 유독 자주 씌워지는 경향이 보인다. 

'국민 눈높이 못 미치는 강선우·이진숙·정은경 논란'. 이데일리 2025. 7. 10. 기사 캡쳐

일부 언론은 이러한 선정적 속성을 노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 후보자에 비해 여성 후보자들이 논란에 대한 대응이 더 어렵고,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갑질'에 대한 분노가 더욱 폭발적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갑질' 의혹이 제기되면, 그 다음 수순은 후보자의 인상이나 평소 행동을 엮어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대중적 낙인으로 이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뉴스는 대부분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뤄지기 때문에, 설사 사실 여부가 명확히 밝혀진다 해도 이미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진실 규명보다는 자극적인 서사 자체가 뉴스의 생명력이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물론,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면 그 자리에서 즉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이 부여한 공직은 그 어떤 사적인 특권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논란 자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 또한 장관 후보자로서의 중요한 역량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위기관리 능력, 소통 능력,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진솔하고 책임감 있게 대처하는 태도야말로 고위 공직자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자질이다. 국민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믿음으로 불완전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그 자리에 애초부터 적합한 인물을 원한다. 엄격한 검증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자극적인 프레임으로 본질을 흐리거나 성별을 빌미로 손쉬운 비난의 대상을 찾는 행태는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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