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심위 시즌2…언론장악 계속하겠다는 것
대통령이 재위촉…극우성향 2인 위원 임명
문 잠그고 기습 회의 열어 류 위원장 호선
총선 참패에도 윤 대통령 언론장악 변화 없어
정권 비판보도 탄압 · 언론 파괴 계속될 것
방심위 존재 이유 무너뜨린 류희림 막아내야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위법적인 ‘청부 심의’와 정권 편향적 방송심의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이 퇴임 하루 만인 23일 방심위원에 재위촉돼 방심위원장을 연임하게 됐다. 대통령 추천 몫 방심위원 2인에도 극우 성향 인사가 새로 위촉됐다.
임기 3년에 9명으로 구성된 6기 방심위원에 앞으로 국회의장 추천 3인, 국회 과방위 추천 3인 위촉이 남았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장과 야당 추천 인사에 대한 위촉을 이번에도 지연시킬 경우 방심위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극우 성향의 대통령 추천 위원들과 함께 또다시 비판언론 탄압을 위한 심의· 제재 결정을 쏟아낼 것이 확실하다.
류희림 전 위원장은 전임 정연주 위원장 강제 해촉으로 남겨진 임기 동안 5기 방심위 위원장직을 맡아오다 22일 다른 5명의 위원들과 함께 임기를 끝냈다. 대통령 추천 몫으로 새로 위촉된 6기 방심위원 3인은 위촉 즉시 임기가 남은 국민의힘 추천 2인(8월5일 임기종료)과 함께 기습적으로 임시회의를 열어 류희림 위원을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임시회의는 외부에 알리지 않고 문을 걸어잠근 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6기 방심위원장 호선에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5기 방심위원을 참석시키고 밀실 회의를 열어 몰래 결정한 것으로, 출발부터 정상적이지 않다. 항의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방심위 노조와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법과 규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몰래 친인척· 지인을 동원해 심의를 사주하고 정부 비판 보도에 집중적으로 심의와 제재를 가해온 류희림 위원장의 편향 · 편법 · 불법 방심위 ‘시즌 2’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 위촉된 대통령 추천 방심위원 2인의 이력을 보면 ‘류희림 방심위’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눈에 선하다. 김정수 위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정권에 장악된 김인규 KBS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 초대 대통령 이승만’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피디 출신이다. 친일 반공 극우세력이 추앙해마지 않는 이승만 대통령 미화에 앞장선 것이다.
강경필 위원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선대위에서 총괄특보단 상임정무특보라는 이름으로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다. 국힘당 전신인 새누리당 · 미래통합당 후보로 총선에도 출마한 정치 경력이 있다.
이진숙 씨를 방통위원장에 내정하고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연임시킨 데다 이런 극우 성향 인사들을 방심위원에 위촉한 것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이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명확해 졌다. 총선 참패 직후 ‘언론을 장악할 생각이 없다’고 한 말은 역시나 헛소리(bullshit)였던 것이다.
윤 대통령이 류희림 위원장을 재위촉해 위원장직을 연임토록 한 이유는 한 가지다. 그가 윤 대통령의 수호천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정확히는 윤석열 검사의 불법대출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붙이고 이 내용을 보도한 방송에 심의결정 최고 수위인 법정제재를 마구 찍어낸 것이 바로 류희림 위원장이다.
김건희 씨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관련 보도에 줄줄이 중징계를 내리고 총선을 앞두고 MBC 뉴스의 ‘파란색 숫자1 기상예보’ ‘복면가왕 숫자9’에 야당 편향이라는 황당한 심의 제재를 가한 것도 류희림 방심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뢰와 보은의 선물을 줄 만하다. 그러나 류희림 위원장이 받은 보은의 선물 탓에 민간독립기구인 방심위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존립의 이유까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됐다. 오죽했으면 방심위 직원들이 그의 퇴임에 맞춰 "그동안 더러웠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성명을 냈을까? 시민사회, 언론학계, 언론계 그리고 야당이 나서 반드시 류희림 방심위의 언론파괴 ‘시즌2’가 방영되지 못하도록 막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