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런종섭·회칼테러·디올백' 보도…국격추락 어쩌나
호주 공영방송 ABC·영국 가디언·미 디플로매트 등
"이종섭 부패수사로 대사 사임" "윤정부 외교실수"
"윤석열, 친구 ·가족 보호 위해 언론 가짜뉴스로 몰아"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ABC가 “한국의 새로운 대사(이종섭 대사)가 고국에서 부패 수사를 받다가 한달도 되지 않아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영국 유력언론인 가디언(The Guardian)도 로이터발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The Diplomat)는 “신임 호주 주재 한국대사는 여당의 골칫거리” 제목의 보도에서 ‘런종섭’과 함께 ‘황상무 비서관 회칼테러 발언’ ‘김건희 씨 명품백 스캔들’ 을 언급하는 등 국격추락 보도가 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호주 최대 공영방송 ABC는 현지시간으로 3월29일 저녁 2분48초 동안 방송된 “한국의 호주대사가 부패 수사 후 사표 제출” 제목의 뉴스와 인터넷 홈페이지의 기사에서 “(이종섭 대사가) 출국금지를 해제한 한국 법무부 조치로 3월 12일 호주로 출국했으나 10일 후 고위공직자 부패수사국(공수처)의 조사를 받으면서 국내로 돌아가야 했다. 그 이유는 한국 군인의 익사 사고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ABC는 한국 야당의 비난과 호주 내 한국 교민들의 시위를 전한 뒤 “이 사건이 정부와 대통령의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한국 내 한 온라인 매체 편집인 ‘존 리’의 멘트를 덧붙였다. 이어 해병전우회 정원철 회장이 “우리는 극도로(extremely) 분노했다, 이종섭 대사 임명은 두 나라 간 관계에도 해로웠다. 이는 중요한 외교 실수”라고 말한 인터뷰 발언도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한국의 주호주 대사가 부패혐의 조사 한 달 만에 사직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여당이 총선을 두달 앞두고 그(이종섭 대사)를 호주 대사에 임명한 것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씨는 국방장관 시절 해병대원 사망사건 조사에 부적절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으로 조사를 받아왔다”고 썼다.
또 “야당 의원들은 이를 '조사를 피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고, 국민의 힘 일부 의원들은 그가 대사로 잘못 선택되어 떠난 것이 실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의 신임 호주대사는 여당에게 골칫거리(scourage)”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벌어진 채수근 상병 사망사고에 대한 이종섭 장관의 수사 개입 의혹과 한국 야당·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을 상세히 전했다.
디플로매트는 “(이종섭 장관이) 시드니로 가면 최종 목적지인 캔버라로 빨리 이동할 수 있었지만 한국인들에게 쉽게 알려질 수도 있었다”면서 “그는 한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임무를 맡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도망자같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종섭 장관 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으로) 대중의 분노가 일어나 윤 대통령이 범죄 용의자를 도피시킨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로 인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3월 초 지지율이 약 15%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에 있는 한국 이민자들은 캔버라에서 시위를 벌여 국제적 망신이라고 주장했다”고 썼다.
이어 “외교가 정치적 계산으로 뒷전에 밀렸다”면서 “(이종섭 장관의) 한국으로 귀국 요구가 거세지자 그가 조만간 귀국할 것이라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밝혔는데, 관련 부처가 아닌 여당이 이를 발표한 것은 기이한(bizarre) 일이었다... (이종섭 장관 귀국에 맞춰 계획된 전체적인 외교 행사가) 이종섭씨가 고국으로 돌아가면 체면을 세우고 대중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조작된 것임을 시사한다. 정부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편의를 위해 불필요한 회담을 조성했다. 이는 외교적으로 부적절했다”라며 이번 이종섭 장관 관련 사태를 비판했다.
디플로매트는 ‘도망간 이종섭 장관’을 뜻하는 ‘런종섭(Run Jong-sup)’이란 표현을 인용하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을 언급하며 “한동훈 위원장이 이종섭 장관 귀국과 황상무 비서관 사퇴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말했지만 유권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민주당이 총선에서 다시 한 번 국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선거관계자들이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건희 씨의 ‘디올 명품백 스캔들’ 등도 언급하면서 “이종섭 스캔들은 고립된 이상 현상이 아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인 통치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다. 윤 정부는 친구와 가족을 법적으로 보호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언론을 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