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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권양숙 노건평은 경제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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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3-12 21:18:43
조회수
621
노무현의 가족은 박연차씨에 640만달러와 억대의 피아제를 받았다. 박씨는 노씨도 재임 당시 알았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논두렁’과 ‘망신 주기’ 등 지엽적 주장으로 ‘권력 비리’라는 본질을 가린다. 그의 가족 문제는 이전 대통령보다 특히 무거웠던 건 아니다. 비판을 감수하고 법의 심판을 받은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노무현은 부엉이바위로 가서 자살을 택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측은할 수 있지만 노무현은 대통령을 한 최고 권력자다. 건강한 사회라면 그런 인물을 필부 동정하듯 대해선 안 된다. 죽음의 이유, 그 방식까지 두고두고 비판해야 한다. 그래야 후세대에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

정치무당 김어준류의 사람들은 ‘논두렁 시계’를 누명처럼 말한다. 워낙 자주 들먹여서 많은 사람이 시계 자체가 없었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에 근거가 없었다는 것일 뿐, 권양숙이 박연차에게 개당 1억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를 받았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고문가해자 유시민씨는 “노무현이 시계를 망치로 깨버렸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논두렁 투척’보다 심한 증거 인멸이다. 일가는 거액의 외화도 받았다. 5년 전처럼 수사하고 판결했다면 봉하마을이 성지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노무현 권양숙 노건평은 경제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슬퍼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라”고 유언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고 했다. 그런데 문재인 친구인 승효상이 설계한 묘역은 1000평정도 할정도로 넓다. 비석도 크다. 마을 전체는 ‘민주당 성지‘로 변했다.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원망하는 이들이 주로 몰린다. 추도식은 김정숙이 어깨춤을 출 정도로 매년 성대하게 열린다. 노무현의 유언이 아니라 86 운동권이 생존을 위해 만든 제단이다.

김지하는 32년전 “죽음의 찬미를 중지하고 굿판을 걷어치우라”고 썼다. 운동권의 비인간성에 찬물을 끼얹고 그들이 벌인 죽음의 굿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타인의 죽음을 이용해 연명하려는 운동권 뺨을 펜으로 후려갈겼다. 결과적으로 많은 젊은이를 살렸다. 김지하의 행동은 공익적 태도다. 민주 투사 경력보다 조선일보 칼럼 개제가 김지하의 최대 업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조금 매정하게 말하면, 노 전 대통령의 앞에는 비굴이냐, 고통이냐의 두 갈래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아프고 괴롭겠지만 지금의 운명을 긍정하고 고통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가령 노 전 대통령이 앞으로 기소를 면한다고 치자. 그래도 그의 무죄가 확인됐다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와 박연차씨의 돈거래를 상부상조의 미담으로 여길 사람은 더욱 없어 보인다. 없었던 일을 있었다고 진술할 필요야 없지만, 피의자의 방어권을 내세워 구차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럴수록 더욱 초라해질 뿐이다.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봉하마을 집 주변에 가시나무 울타리를 치고 ‘위리안치’되는 신세나, 옥중에 갇히는 생활이나 오십보백보다.지금이야말로 그의 예전 장기였던 ‘사즉생 생즉사’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고 깨끗이 목을 베라’고 일갈했던 옛 장수들의 기개를 한번 발휘해볼 일이다. 그가 한때 탐독했던 책이 마침 <칼의 노래>가 아니던가. ‘사즉생’을 말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부활을 뜻하는 게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선언한 대로 그의 정치생명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하지만 그는 죽더라도 그의 시대가 추구했던 가치와 정책, 우리 사회에 던져진 의미 있는 의제들마저 ‘600만달러’의 흙탕물에 휩쓸려 ‘동반 사망’하는 비극은 막아야 한다. 그의 ‘마지막 승부수’는 아직도 남아 있다.

김종구 ‘비굴이냐 고통이냐’ 한겨레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습니까. 한 번 꼽아 보세요.”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어떤 잘못을 상기시키면 그가 승복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만두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는 비정...

누가 돈 달라 했고, 누가 돈을 썼는지 지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시하고 전달하고 받은 이들은 모두 노무현의 가족이라는 점이다. 남편·부인·형·아들·조카. 그리고 그들을 돕는 가족과 다름없는 사람들, 그들이 한 일이다. 노무현 패밀리가 한 일이다.

그런데 노무현은 범죄와 도덕적 결함의 차이, 남편과 아내의 차이, 알았다와 몰랐다의 차이를 구별하는 데 필사적이다. 그러나 그런다고달라지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서민들이 가난해지는 동안 노무현 패밀리는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재벌 개혁을 다짐하고는 삼성에 국정을 의탁하고,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고는 스스로 특권층이 되고, 시장 개혁 대신 시장 만능의 우상을 퍼뜨림으로써 노무현을 통해 세상의 낡은 질서를 바꾸려 했던 그 열정을 싸늘한 냉소로 바꾸어 놓고, 절망 속에 빠진 서민을 버려두고 자기들은 옥상으로 피신해 헬기 타고 안전지대로 탈출하려 했다는 사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대통령 패밀리끼리는 건드리지 않기로 하자”고 했다던가. 그들에게는 정권교체가 패밀리 교체, 아니 이권 교체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랬기에 수많은 절박한 이들의 구원의 손길을 뿌리치고 그 마지막 헬기를 향해 손 내민 한 사람만 더 태우고 떠나려 했을 것이다. “우리 쪽 패밀리에는 박연차도 포함시켜 달라.” 우리는 이제 민주화 세력이 아닌, 의리·이권·혈연으로 뭉친 이 패밀리가 진정한 집권세력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몰랐다’는 점을 노무현이 더 설득력 있게 해명한다 해도, 자기 정권의 존재 이유였던 개혁을 포기하면서도 그토록 지키려 했던 패밀리의 안전과 그들이 축적한 부를 지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그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5년간 되풀이 했던 그 신물 나는 <노무현의 투쟁> 속편을 끝까지 보여주고야 말 것이다.

경향신문, 이대근 ‘굿바이 노무현’
작성일:2024-03-12 21:18:43 183.97.129.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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