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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내리는 날, 뜨거운 바람 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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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의끝
등록일
2025-03-31 15:55:17
조회수
175
‘봄볕 내리는 날, 뜨거운 바람 부는 날’

담담함과 떨림이 교차하는 그녀의 노래 한 소절에 나의 숨은 순간 멎어버렸다.

‘붉은 꽃잎 져 흩어지고 꽃향기 머무는 날’

이어지는 노래에 나의 목젖은 막혀오고 눈앞은 흐려지고 말았다.

그끄제쯤인가 아파트 화단에서 산수유 잎사귀가 노랗게 피어나더니 그제는 저만치 보이는 봉우리에서부터 먹구름이 몰려와 한참이나 눈을 퍼부었다.

오늘 3월의 마지막 날, 너무나 고요하고 적막해서 꿈결 같은 봄볕이 거실 창가에 쏟아진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봄볕을 맞으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바쁘게 거리를 걸어간다.

그해 봄 난 찢어질 듯한 어깨의 통증을 참아가며 돌과 화염병을 던져댔다.

어느 날, 어느 거리였던가, 날아온 짱돌을 이마에 맞고 쓰러진 학생의 이마에 흐르던 선홍빛 액체는 그 취한 듯 내리쬐던 봄볕에 녹아들어 이제는 허옇게 머리가 센 중늙은이의 어느 봄볕을 타고 다시 흘러내린다.

민족의 자주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수없이 많은 이들이 떨어지는 꽃잎처럼 목숨을 바치고 청춘과 인생을 바쳤지만,

그들이 꿈꾸었던 그리고 우리가 꿈꾸었던 그 날, 그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고, 이 봄의 한 자락에서 내리쬐는 봄볕은 다시 나에게 묻는다.

이제 너의 봄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이 봄 순결한 꽃잎들은 다시 떨어져야 하는가? 넌 어느 길 위에 서려 하는가?

정녕 피 흘리지 않는 평화의 길은 없는가?

저 쏟아지는 봄볕은 숨이 막히도록 내게 묻고 또 묻는다.
작성일:2025-03-31 15:55:17 121.137.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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