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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한 국민과 유신 독재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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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볼 것인가
등록일
2025-02-14 12:14:34
조회수
214
2월 14일 MBC뉴스로 충격적인 내용을 보았다. 노상원 수첩에 전국민 출국 금지와 3번 연임 가능한 개헌 등 너무나 놀라운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내란 이후 충격적 소식들이 끊이지 않았으나 이만큼 충격적인 것은 없었다. 그 끔찍한 독재에서 어떻게 벗어나서 지금의 민주 대한민국이 형성되어었던가. 수첩의 내용은 이런 대한민국을 순식간에 수십 년 전 정치 후진국으로 후퇴시킬 계획인 것이다.

불법 계엄 자체부터 상상도 못할 어이없는 사건이었다. 그 뒤로 체포에 불응하려고 중무장한 경호처를 이용해 체포에 반항하는 모습, 서부 지법 폭동 사건, 각종 유명 인사들의 극우 선언 등 줄지어 이게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이상한 일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노상원 수첩, 계엄 당사자들의 증언, 김건희 관련 뉴스들까지....하지만 독재라니 너무도 터무니 없다. 국회의원의 수를 반으로 줄이고, 전국민의 출국을 금지하며, 3번 연임하겠다니... 이것은 정확히 유신 독재의 재탄생이다. 그나마 아직 우리 한국의 민주화가 버티고 있기에 막았던 희대의 대사건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뉴스들이 나온 지금의 한국은 어떤 상황인가.

너무나 조용하다. 물론 계엄 이후 꾸준히 행동하는 시민들도 많으나, 전국적으로 아주 거대한 분노가 일어나 극우적 언행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 힘과 극우 무리에 항의하고, 검찰의 안일한 수사행태를 비판하며, 엄청난 내란과 독재를 꾸민 윤석열 일당에 분노의 목소릴 외쳐야 하지 않을까.

국민들은 삶에 너무나 지쳐버린 것인가. 박근혜 정권 당시에도 김기춘이 쓴 수첩이 있었다. 그것이 현재 실현된 것이 아닐까. 전국민을 삶에 찌들어 정치와 국가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 했던 그 내용이 실현된 것이 아닐까. 지나친 면이 없지 않으나, 최근 민주주의 무임승차라는 인터넷 상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과거에도 목숨을 바쳐 민주화에 공헌했던 시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당장 오늘의 작은 일들에만 감정이 일어날 뿐인 소시민들도, 감히 국가에 반항하는 빨갱이라며 욕을 하는 '백성'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을 보아라. 그리 다르지 않다, 아니 더 나빠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김수영 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보면 이런 구절들이 나온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만 증오하고 있는가". 너무나 지금 현실에 부합하는 시가 아닐까. 오직 소수 몇 명의 집단에 국민 전체가, 나라 전체의 자유와 의지가 강제되어야 하는 독재가 일어날 뻔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시대가 변했다. 집회의 문화도 변했다. 민주 시민의 문화적 성숙도 만큼 집회의 문화도 성숙하여, 문화 축제와 같은 집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그 파도의 크기가 어쩌면 부족한 게 아닌가에 있다. 국민의 책임, 국민들에 쓴 소리를 하는 저자에게 자격을 물어도 말할 것은 말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서라도 이렇게 글을 써보았다.
작성일:2025-02-14 12:14:34 183.96.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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