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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박멸'된 나라를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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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꽃
등록일
2025-01-11 21:51:04
조회수
373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6년, 유시민 작가는 참여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임명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시민은 절대로 막겠다는 한나라당의 결기가 탱천했다. 장관 후보자 청문회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들의 매서운 공격들이 이어졌다. 필자가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것은 문희 의원의 질의였다. 문 의원은 유 후보자가 보인 그간의 언행, 그 중에서도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이다'를 지적했다. '박멸'의 사전적 의미는 '해로운 벌레 따위를 죽여 없애는 것'이라고 하며, 만일 장관이 된다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멸될까' 무서워서 어떻게 질의를 하겠냐고 했다. 유 후보자는 '그런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한나라당은 박멸이 아니라 경쟁의 대상'이라며 한껏 몸을 낮췄다.

유시민 당시 후보자가 그런 표현에 대한 반성을 한 것이 진심이었다고 생각해본다. 그는 직업 정치인이었고, 어려움에 처한 정부에서 대통령이 생각하는 주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장관으로 임명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낙마 자체가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되는 일이었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 건수만 잡으면 십자포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언론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반성'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21년, 한나라당의 후신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로 '윤석열'을 선출했다. 이듬해 대선에서 국민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리고 임기 반이 겨우 지난 시점, 윤석열은 불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민주 공화국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국민이 뽑은 헌법 기관을 없애려는 내란 그 자체였다. 내란 시도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내란 수괴 윤석열은 아직 체포되지 않고 관저를 거닐며 개를 산책시키고 있다. 믿기지 않는 일의 연속이다.

윤석열의 내란 미수 한 달 이후에, 유시민이 19년 전 한나라당에 한껏 몸을 낮춰 '반성'했던 사건을 돌이켜본다. 국민의힘은 민주 공화국에서 다른 정당과 건전하게 경쟁을 할 만한 정당인가? 아니면 누군가는 '박멸'해야 하는 집단인가?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은 '박멸'이라는 표현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민은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 집단의 언행이 민주 공화국의 가치에 부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잣대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엄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전부터도 그랬지만, 국민의힘은 여당이 되고 나서도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정책은 하나도 없으면서, 민주당이 제시하는 법안에는 어깃장을 놓으며 아무 일도 추진하지 않았다. 누가 보면 여당이 민주당, 야당이 국민의힘이라 할 법했다. 윤석열의 몰상식한 정치에 찬양 일색이었으며, 이준석을 내쫓고 김기현을 앉히며, 김기현을 몰아내고 한동훈을 앉혔다가 몰아내는 코미디에도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반공/반노동'의 케케묵은 구호로 겨우겨우 비슷한 성향의 지지자를 결집시키며, 언론과 법조 카르텔을 동원해 이재명을 제거하고 특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탐욕을 투명하게 내비쳐 왔다. 그 사이에 국가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노동 등 전 분야는 끝없는 후퇴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 모두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을 존속시킬 필요가 있는가? 존속을 시켜서 언젠가는 또 다시 정권을 잡을 만한 정당으로 남겨 놓을 필요가 있는가? 6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자칭 '보수' 진영은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배출한 대통령의 질은 현격히 저하되어 왔다. 점점 국가의 번영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펼치고, 국민과는 거리가 먼 언행을 일삼았으며, 국민 다수를 건전하게 설득하는 능력은 퇴화를 거듭했다. 윤석열의 내란은 국민의힘이라는 집단이 더 이상 민주 공화국이라는 체제 내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국민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정치 집단이 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집에 있어서는 안 되는 '해충'임을 충분히 입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는 몸 속에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는 돌연변이 세포, '암덩어리' 그 자체라고 해도 되겠다.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힘이라는 집단이 없는 정치 지형을 상상해보지 않은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민의힘은 거슬러 올라가면 이승만 때부터 사라지지 않은 그 세력의 후예들이다. 반공이라는 구호 아래 독재를 일삼고 자유를 빼앗으며 수많은 국민을 살상해온 그 세력이 외피만 바꾸면서 80년을 견뎌온 셈이다. 고로 현재 대한민국의 절대 다수 국민들은 국민의힘 없는 정치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정치 원로나 칼럼니스트들의 '새는 좌우 양 날개로 난다'라는 입바른 소리, 좌우 패널을 공평하게 섭외한다는 미명 아래 국민의힘 인사를 출연시키는 방송의 덕택으로, 국민의힘은 오늘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상상해보지 않은 그 일을 실현시킬 때가 왔다. 민주 공화국을 전복시키려고 했던 세력, 그걸 반성도 하지 않는 세력을 유시민의 말처럼 '경쟁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시대를 청산할 때가 도래했다. 공동체를 파괴하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며, 소수 특권층과 자신들이 누려온 특권을 유지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 그 세력을, 심지어 특권 유지를 위해 내란을 일으키려던 그 세력을 '박멸'할 때가 됐다.

어떻게 박멸하는가? 국민의힘이 우리 정치의 '오른쪽 날개'라고 하는 개개인의 생각을 뿌리뽑아야 한다. 언론, 방송, 학계 등 국민의힘을 보수로 상정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에 반대해야 한다. 그들이 반성하지 않는 한, 그들에게 마이크와 펜을 쥐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날카로운 비판이 가해져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공직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그 잔당들을 한 명도 뽑아주지 않음으로써 대한민국 정치에서 씨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내란의 수괴부터 내란을 찬양, 고무, 선전하는 모든 이들을 최대 형에 처해야 한다. 전두환을 사면하여 국민에 대한 반역을 제대로 심판하지 않은 후과가 바로 윤석열의 내란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 실책을 되풀이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해충이 불쌍하다고 조금 남겨놓으면 다시 창궐한다. 암세포가 불쌍하다고 남겨놓으면 몸에 다 퍼져 죽는다. 유시민이 차마 하지 못한 그 일, 국민의힘 '박멸'은 국민에 의해 지금부터 가열차게 이루어져야 한다.
작성일:2025-01-11 21:51:04 147.47.19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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