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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길과 서울대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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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볼 것인가
등록일
2024-12-24 10:21:28
조회수
307
유튜브에 3년 전 서울대를 방문한 이재명 대표와 서울대생 간 원전 관련 토론 영상이 있습니다. 이 영상의 제목에선 서울대생이 국힘 논리대로 탈원전을 비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지금에 다시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계급은 다시 형성된 것인가.

대한민국 헌법에선 어떠한 계급적 요소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헌법을 보면 '제 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 차별받지 아니한다. 2항 사회적 특수 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들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지만, '돈'에 의한 사회적 차별을 막지는 않고 있죠. 게다가 '제도'를 포함, '어떠한 형태'로도 특수 계급을 인정하지 않음은 '공식적'인 계급의 부정일 뿐입니다. 조선도 공식적으로는 양천제 뿐입니다. 양반과 중인, 상민, 천민의 구분은 비공식적인 사회적 계급이죠. 그런데 이 사회적 계급이 오히려 중기 이후의 조선을 지배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비공식적' 계급이 재탄생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우리 일반 국민들을 유심히 보면, 공식적인 계급은 부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분명 돈이 많은 사람들의 갑질을 욕하고, 부모의 부를 토대로 탄탄대로를 따라 좋은 학벌과 좋은 직장에 가는 현상이 불공정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그런데 이것조차도 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부모의 부든 스스로 번 돈이든 그 돈으로 비공식적인 계급의 상층에 가길 원하며, 이런 현상을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즉 국민들도 서서히 비공식적 계급의 상층부에 자신이 위치하길 바라며 일명 '부자 호소인'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이러한 의식변화는 그간 비공식적 계급의 형성이 오히려 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민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겪으면서 비공식 계급의 상층부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의 사법체계의 특혜를 받는지, 봤습니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대선 후보들이 한참 대선 활동을 하던 시기, 상위권 대학생들의 태도가 이 현상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소위 '조국 사태'를 대하는 대학생들의 태도는 겉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가졌던 토론에서 그들의 본모습은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두 후보에게 다른 태도를 보였죠. 이재명 후보에겐 저승의 판관들보다 엄한 잣대와 논리로 공격을 하였고, 윤석열 후보에겐 누구보다 너그러운 대화의 상대가 되어 주었습니다. 두 후보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는 두 후보가 원하는 세상, 두 후보의 출신적 배경이 작동한 결과였습니다.

서울대를 포함하여 상위권 대학은 점점 그 구성이 비공식적 계급의 상층부에 있는 자녀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대학교 과잠 입기'는 이들이 부의 대물림이 주는 혜택을 누렸음을 증명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함을 드러낸 현상이었습니다. 이들은 탄탄대로를 걸어왔고, 걸어가고 싶어합니다. 비공식적 계급의 공식화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생각을 이어받아, 특정 직업군을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이익집단을 넘어 계급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계급화에 반대하면 그 정권이 누구이던지 반발합니다. 문재인 정권기에 있었던 의료계 파업, 지금 윤석열 정권기의 의료 파업이 이를 보여줍니다. 교수의 지시를 그렇게나 잘 따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행동할까요? 아닙니다. 그들 모두 같은 계급에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법조계, 정치계 자녀들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입니다. 당연하게 특정 회사에 입사하고, 당연하게 큰 돈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이런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상층 계급에 속하지도 않았고, 그들을 위한 길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이 그들과 다르며, 서울대생의 공격은 이 다름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비공식 계급의 상층부 사람들은 지금 윤석열의 내란 사태가 그들의 계급을 파괴하는 원동력이 될까 싶어, 윤석열의 거취를 고민할 뿐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이재명 대표의 집권을 두려워하며 반대합니다. 국민들은 지금 윤석열 정권이 보여준 반민주, 반자유적 행보에 놀라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것이지, 본인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계급 상층부에 대한 열망은 여전합니다. 이것이 이재명 대표가 집권을 했을 때, 그 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또 다시 온갖 음해와 논란이 제기될 것이고, 국민들 중 일부는 여기에 금방 동조할 것입니다.

정리하면 현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의식 변화입니다. 비공식 계급에 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내심 기대하는 일종의 '로또식 기대'를, 비공식 계급의 속함보다는 다시 모두 같은 계급에 있어도 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존의 희망'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집권하게 된다면, 이 과제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작성일:2024-12-24 10:21:28 183.96.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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