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기운 완연한데…청년 취업은 여전히 겨울 한파
취업자 13만명 줄어 8개월 만에 감소폭 최대
고용률도 46% 그쳐 6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
전체 취업자 증가도 17만명 그쳐 3년새 최저
내수회복 지연에 건설 수지 부진 등 악재에도
정부 "고용시장 흐름 양호할 것" 장밋빛 전망
3월 청년층 고용시장에 때아니게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은 6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고, 취업자 수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이 영향으로 전체 취업자는 노인층이 23만 명 늘었음에도 전체 취업자는 17만 명 증가에 그쳐 3년여 만에 증가 규모가 가장 작았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 1000명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7월 13만 8000명 줄어든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증가세를 유지해 오던 고용률도 감소로 전환됐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수가 전년보다 23만 1000명 줄었음에도 고용률이 45.9%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0.3%p 감소했다. 청년 고용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0.1%) 이후 6개월 만이다.
청년층 고용 사정이 악화된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입보다는 경력 직원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취업 연령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또한 청년층 취업자 감소가 큰 업종은 보건복지· 교육서비스·도소매 등이다.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취업자는 2839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7만 3000명 증가했다. 지난 2021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47만 3000명 줄어든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1월 113만 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추세적으로 줄어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20만∼30만명대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월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작년 3월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며 "기온저하 여파로 농림어업 쪽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23만 3000명 늘었다. 노인층 취업자 증가를 빼면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6만 명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청년층 이외에도 40대 취업자도 도소매·건설업 등 부진 영향으로 7만 9000명 감소했다. 반면 30대와 50대도 각각 9만 1000명, 5만 9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 취업자가 5만 명 줄며 2017년 3월(-5만 6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도소매업은 1만 4000명 줄며 작년 9월(-1만 7000명)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도 3만 3000명 줄면서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교육현장 방역 인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4만 9000명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줄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방한 관광객 증가 영향으로 7000명 늘며 3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28만 6000명 늘었다. 2021년 3월(20만 8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다만 상용직 비중은 57.6%로 3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시직은 9만 7000명 늘었고 일용직은 16만 8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000명 증가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는 각각 3만 5000명, 7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실업자는 89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 2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증가세다.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4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육아(-11만 명), 재학·수강 등(-5만 5000명) 등에서 줄며 6만 3000명 줄어든 결과다. 이중 '쉬었음' 인구는 244만 6000명으로 3만 명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5만 2000명 늘어난 39만 1000명이었다.
정부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고용 상황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많이 늘어난 취업자 증가 폭이 점차 장기 추세로 복귀하면서 지난해보다는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23만명이다. 하지만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특히 건설 수주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이같은 정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