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민들 “이동관은 신군부 허문도의 대역, 사퇴해야”

“국민 말 듣지 않는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53차 촛불 삼각지,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려

“절대 지치지 말고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남북 협력 이익, 한미일 동맹의 제물 됐다”

“고속도로 게이트, 국조, 특검 받아들여야”

2023-08-19     박승철 기자
19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53차 촛불대행진에 시민들이 집결해 있다. 2023.8.19. 사진작가 최마리

자녀 학교폭력과 방송장악 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촛불 시민들의 사퇴 요구가 분출됐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에 종속된 모습을 보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19일 서울 삼각지역~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제53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모인 1만여 명의 시민들은 “반국가세력 윤석열 정부 끝장내자”, “쪽팔려서 못살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오후 3시경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삼각지역에서 열린 <매국역적 전쟁도화선 윤석열 추방대회>로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는 “반성과 사과가 없는 일본에 대한 경고가 나왔어야 할 광복절 축사가 민주 시민을 공격하는 저질 선동문이 됐다”면서 “지금은 미국으로 떠나서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 갖다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어이 이 땅에서 전쟁을 벌이겠다고 획책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부장 카르텔, 법조 카르텔은 왜 그냥 두나"

경북 구미에서 온 구민회 씨는 “일본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반대하기는커녕 홍보하고, 양평 고속도로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정부, 스카우트 잼버리와 해병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조사 과정을 보면서 또다시 이게 나라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모든 것이 우왕좌왕, 갈팡질팡”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자고 하는데 본부장 카르텔, 법조 카르텔은 언제 뿌리 뽑을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국민을 위한 머슴으로 뽑아 놨더니 지가 왕인 줄 알고 제 마음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 없는 장관들을 마음대로 임명하고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서 정부로 이송하면 거부권을 했다”면서 “지난 16개월 동안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정부”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에서 온 농민 김보경 씨는 “자기가 주인인 양 전쟁놀이를 하면서 세계 여행을 다니고 있다”면서 “로또 맞은 기분으로 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만 둬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세계 잼버리의 실패에 전북 탓을 하는 국무총리와 정부 관료들은 양심을 좀 챙겨야 한다”면서 “국민은 경제적 도탄에 빠졌는데 (대통령) 본인은 술이나 처먹고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삼각지역 ~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제53차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2023.8.19. 사진작가 최마리

김은희 용산시민회의 대표는 “용산 어린이 정원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 색칠 놀이를 SNS에 올렸다가 지금은 출입 금지를 당했다”면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잘한 일이라고 증명하기 위해 오염물 범벅이 된 땅에 어린이를 동원하는 정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정원 환경 문제를 제기하자 오히려 환경 괴담 유포자라고 매도한다”면서 “산모와 아기 등이 특히 오염 물질에 취약한데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불법 행위를 하지도 않았는데 출입을 금지하는 공원이라면 윤석열, 김건희의 사유물이냐”면서 “출입구에서 검색대를 통과했는데도 가방을 뒤지고 일인시위 후 되돌아가는 길을 따라오고 내가 탔다고 지인 차량 번호판 사진을 찍는 정부”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삼각지역 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앞 ~ 숭례문 대로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미국 LA에서도 탄핵 촛불 점화됐다"

미국 LA에서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김미라 씨는 “요즘 한국이 돌아가는 상황을 아이한테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 “아이가 그때 분명히 탄핵했었는데 몇 년 지났는데 또 탄핵할 거면 그렇게 힘들게 대통령 탄핵하면 뭐하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 집회를 하면서 LA에서도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 동포들도 외면해 왔다”면서 “그런데 이제는 LA에서도 탄핵 집회를 시작하고 있는데 절대 지치지 말고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비판했다. 문 전 교수는 “지금 미래의 자주와 평화를 어렵게 만드는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한미일 삼자 협의 공약 발표를 보면 사실상 삼국이 군사 동맹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에서 박정희와 김일성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원칙을 천명했다”면서 “그런데 지금 윤석열이 박정희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교수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힘에 의한 평화는 이룰 수 없다”면서 “한미일 삼국 동맹화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교수는 “삼국 협의체가 가동되면 미국이 지휘하고 일본이 거들고 한국은 따라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군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교류협력을 통한 막대한 이익을 한미일 삼각동맹의 제물로 바쳐버린 것”이라면서 “폭력을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 민주적 절차, 주권재민의 원칙에 따라 우리 시민이 나서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시청앞~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제53차 촛불대행진에서 촛불합창단이 '촛불의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2023.8.19. 사진작가 최마리

독일에서 온 정금순 한민족유럽연대 대표는 “한국에서 매주 진행되는 촛불집회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생중계로 보면서 감동과 힘을 얻었다”면서 “독일 동포들은 박정희 유신 독재와 싸웠고 전두환, 노태우 군사 독재 시대에서 가열찬 투쟁으로 맞섰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에서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핵 오염수 투기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상윤 전국 언론비상시국회의 SNS 방송단 단장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현 단장은 “허문도는 조선일보 도쿄 특파원을 하다가 1980년 신군부에 붙어서 지역 신문, 방송, 언론사 100여 개를 통폐합하고 2000여 명 언론인을 대량 해고한 주역”이라면서 “지금 허문도의 대역으로 등장한 것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동관이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을 할 때 이동관의 신일고 동문이 KBS 본부장, MBC 보도국장으로 임명됐다”면서 “잘 봐달라거나 은혜로 알겠다 같은 구차한 이야기 전화로 할 것도 없이 알아서 해준다는 의미로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현 단장은 또 “이러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보고만 있어야 하나”면서 “공영방송 수신료는 시민들이 내는 것으로 공영방송의 주인은 시민 여러분인 만큼 공영방송을 약탈해서 불가역 체제로 만들려고 하는 데 대해 힘을 모아서 끝까지 싸우자”라고 말했다.

"양평군 농성에 지지방문 이어져"

여현정 양평군의원은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의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여 의원은 “지난 43일간 농성하면서 서울, 수원, 김포, 대구 등 수많은 지역에서 촛불 동지들이 찾아와 격려하고 응원했다”면서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큰 거짓으로 덮으려 해도 끝까지 싸워나갈 테니 양평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추진하려 했지만, 국가 최고 권력자의 작용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토부 뒤에 숨어서 지금껏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또 “이 절박한 싸움에 저희가 모든 걸 걸겠다”면서 “기득권 친일 적폐 세력에게 고개 숙이지 않았듯 이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꿋꿋하게 당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 세종대로까지 행진한 뒤 정리 집회 후 해산했다. 다음 주 집회는 행진 집회로 열리며 오후 6시경부터 서울시청에서 홍대 앞까지 행진하면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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