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님, 이상민 파면으로 정의를 바로 세워주십시오"

오늘 탄핵 선고…이태원 유족들 헌재에 탄원편지

"장관 역할 제대로 했더라면 우리 아이 안 죽었을 것"

"참사 뒤에 반성은커녕 책임회피, 은폐조작 일관"

"9개월 지났지만 책임자 처벌 안 해 오송참사 되풀이"

"이 땅에 정의와 법이 살아있음을 똑똑히 보여주세요"

2023-07-24     김성진 기자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이 장관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이승연 씨 모친 염미숙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7.24. 연합뉴

신고 무시, 늑장 대응, 컨트롤 타워 부재에 따른 예견된 인재(人災). 지난 15일 백주에 벌어진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10·29 이태원 참사는 9개월이라는 간격을 두고 다른 장소에서 발생했지만 유사한 점들이 많다.

특히 재난 최고 책임자들의 참사 뒤 무책임한 발언들은 오송과 이태원이 꼭 닮은 꼴이다.

"지금 당장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폴란드 현지 브리핑, 2023년 7월 16일) "제가 거기에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김영환 충북도지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2023년 7월 20일)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 결과 브리핑, 2022년 10월 30일)

이 같은 정부의 대응에 대해 유가족들은 말한다. "사람이 바뀌지 않았는데 어떻게 세상이 바뀌겠느냐"고. 9개월 전 과오를 그대로 되풀이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이들에게 이태원 참사의 현재 진행형이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송채림 씨 아버지인 송진영 씨(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는 최근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관료들이 선조치를 하지 않고, 신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많이 닮아 있다.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의 선례를 없애기 위해 분명히 이상민은 탄핵되어야 한다."

그래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일생의 꿈이 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25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선고 기일은 '참사 공화국' '각자도생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첫 분수령이다.

이번 헌재 결정은 국회가 이 장관의 탄핵 소추를 의결한 지 167일 만으로, 국무위원에 대한 첫 번째 탄핵소추 결론이 될 전망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이 동의하면 최종 파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이태원 참사 엿새째인 3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2.11.3. 연합뉴스

헌재 유가족과 국민 바람 담은 결론 낼 수 있을까

국회가 지난 2월8일 여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의 책임을 물어 총 투표수 293표 중 찬성 179표(반대 109표, 무효 5표)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로도 유가족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이 연속이었다.

이 장관이 대형 법무법인에 사건을 맡기는 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소추위원단 및 대리인단 구성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국회 측 법률 대리인 선임은 표류를 거듭하다가 뒤늦게 이뤄졌다.

또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 구속 피고인 전원이 석방되면서 유가족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는 이 장관 등 윗선 수사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이들 6명에 대해서만 구속 송치를 하는 '용두사미'에 그쳤으나, 구속 피의자들조차 석방됨으로써 그 누구도 참사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심지어 참사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공황 장애를 호소하며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구청장은 석방 이후 완전하게 업무에 복귀했으며, 지난 14일 용산구청 재난상황실을 방문해 수해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처럼 159명이 희생된 참사는 발생했지만, 정부 당국자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선고는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헌재는 지난 4차례 공개 변론에서, 이태원 참사를 전후해 이상민 장관이 △재난 예방조치 의무를 지켰는지 △사후 재난 대응 조치는 적절했는지 △장관으로서 국가공무원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를 지켰는지 등으로 쟁점을 압축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가 연 기자회견에 참가한 유가족들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6.12. 연합뉴스

이 장관의 탄핵 사유는 일단 충분해 보인다. 재난 예방과 관련, 행안부 소속인 경찰청은 2005년 상주운동장 압사 사고 뒤인 2006년 5월 '혼잡경비 실무 매뉴얼'을 냈고, 행안부 자체적으로 2018년 5월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발간하는 등 사고를 예견했다.

사후 재난 대응과 관련해서도 이 장관의 대응은 부적절해 보인다. 이 장관은 재난관리 주관기관장으로 신속하게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응급조치를 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그는 첫 신고(오후 6시 34분) 이후 5시간 가량 지난 오후 11시 20분에야 사고를 인지했고 현장에도 참사 인지 후 85분이 지나 도착했다.

아울러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국가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저버렸다.

유가족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세요"

유가족들은 탄핵 선고 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에 전달할 편지와 의견서를 낭독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0여 명의 유가족이 보내온 편지와 의견서를 기자회견 직후 헌법 재판소에 전달했다.

유가족들은 "그날 행정안전부장관은 매뉴얼대로 재빠르게 수습만 제대로 했더라면, 우리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있었다면, 가엾은 159명의 가족은 너무나도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는데 유가족에게 브리핑 한 번 한적 없다"고 했다.

이들은 "책임자가 책임을 회피하였을 시 또 다른 참사는 계속될 것이며 벌써 오송지하차도 사건처럼 벌써 참사는 되풀이되고 있다"며 "잘못한 부분은 바로 잡고 잘못한 자는 처벌을 받는 공정한 사회에서 그저 살아 남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자녀를 허망하게 떠나 보낸 황망한 부모와 멀쩡한 거리에서조차도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각자도생 해야 하는 국민들에게,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대한민국에는 신상필벌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승연 씨 모친 염미숙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3.7.24. 연합뉴스

다음은 헌법재판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결정 호소 유가족 편지 전문.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승연 아빠, 이승연 엄마, 이승연 오빠 가족일동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우리 천사 같은 딸을 결혼한지 5년만에 시험관시술 4번에 성공하여 만나게 되었습니다.

난임부부들의 고통을 들어보셨겠지만 그 고통 또한 젊은 부부가 짊어지고 가기엔 너무나 힘든 고난의 길입니다. 하지만 전 시험관시술의 아픈 고통, 불임의 괴로움과 절망감으로 젊은 시절을 하루하루 보내야 했으나 우리 천사 승연이가 저에게 와주는 순간 저는 모든 괴로움과 고통과 아픔이 거짓말처럼 하나도 기억에 없을 정도로 다 잊었습니다.

우리 승연이 또한 세상과 힘들게 마주했습니다. 1.28킬로그램 미숙아로 힘겹게 40일을 인큐베이터에서 생과 사를 오가며 힘겹게 버텨내어…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24년을 보란 듯이 살아왔습니다.

그 힘든 수험생과 재수생활을 거쳐 서울에 있는 건축공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장학금 받아가며 대학교 3학년을 맞혔고…아르바이트를 하며 희망적금까지 불입하였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항상 바쁘게 살았던 아이인데 이태원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아직까지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날 저녁 9시 59분에 이태원역을 올라가고 10시 11분에 골목 사진을 2장 찍었는데 우리 승연이의 사망 시간이 10시 15분이라고 합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시간이지만…허나 구급일지를 떼어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날 밤 우리아들이 1시 조금 넘어 참을 수 없는 오한에 몸이 벌떡 깨어졌답니다…우리 아들과 승연이는 쌍둥이라 통하는 뭐가 있는지 아들 말에 의하면…그때 승연이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승연이의 사망시간을 1시 전후라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전 우리 승연이 사망시간이 제발 10시 15분이 맞는거라고 믿고 싶어…매일 밤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10시 15분이 맞게 해달라고…우리아이가 4분만 아팠기를…아니 3분만 아팠기를…아니 2분만 아팠기를…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그래서 저는 4분간 숨을 참아 봅니다…3분도 참아봅니다…우리 아기가 받은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또 참아보고 또 참아봅니다… 

승연이가 가고 2달만에 생일이 돌아왔습니다.매년 1개의 케이크로 쌍둥이의 생일을 축하해줬는데 이제 남은 가족들은…승연이의 남은 1분 오빠의 생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승연이의 남은 1분 오빠는 본인의 생일날을 어떻게 평생 견디면서 살아야 할까요?

그날 국가가 용산구청이 매년 해오던 대로 인파관리만 제대로 했더라면…그날 경찰들은 시민들의 119, 112신고에 제대로 대응만 해줬더라면…그날 그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만든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만 되었다면…그날 행정안전부장관은 매뉴얼대로 재빠르게 수습만 제대로 했더라면…그날 우리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있었다면…

우리 가엾은 승연이는 다른 여느 아이들처럼 아름다운 아가씨로 살아갈텐데…우리 가엾은 159명들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청년들로 살아갈텐데…우리 가엾은 159명의 가족은 너무나도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텐데…

승연이의 쌍둥이 오빠는 항상 그런 말을 했습니다. 2년 전 기회가 있어 방콕에 몇 년 보내려 했더니…우리나라처럼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없다고…나라밖은 위험하다고 우리나라에서 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서 길을 걷다가 동생이 서서 죽었습니다. 쌍둥이 오빠는 동생죽음의 트라우마에 사람많은 곳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159명의 생명이 강제 종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는데 유가족에게 브리핑 한번 한적 없습니다.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고 사과 한번 없었습니다. 지우려하고 외면하고 오히려 정부에서는 마약 프레임을 씌워 우리아이들을 마약쟁이로 몰아갔습니다.

우리아이는 24년동안 공부만하다가 생을 마감했는데 말입니다.

저는 승연이의 오빠가 다시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는 믿음을 다시금 갖게 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 대한민국에서 남아있는 가족과 계속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승연이를 보내고 하루하루를 버티어내는 삶을 연속 살고 있는데…또 남아있는 아들의 삶도 중요하기에 아들에게 불안불안한 내일을…미래를…맞이하며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책임자가 있어도 책임지는 이가 없고…책임자가 있어도 책임을 져도 되고 안져도 되는 이러한 불공정한 사회에서 어떻게 안전한 미래가 있겠습니까? 그러기에 이번 행전안전부 장관은 반드시 책임자로 파면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한가지입니다.

책임자가 책임을 회피하였을 시 또 다른 참사는 계속될 것이며 벌써 오송지하차도 사건처럼 벌써 참사는 되풀이되고 있다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희 가족은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잘못한 부분은 바로 잡고 잘못한 자는 처벌을 받고 그런 공정한 사회에서 남은 아들과 저희는 그저 이 대한민국에서 살아 남고 싶을 뿐입니다.

저희 가족은 그저 먼저 간 승연이를 만나는 날까지 그저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싶을 뿐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승연 아빠, 승연 엄마, 승연 오빠 가족일동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상은 이모부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께,

2022년 10월 29일, 단지 이태원에 있었기에 세상을 떠나게 된 故 이상은 양의 이모부입니다. 참사 당일 텔레비전을 통해 본 이태원은 뿌옇게 처리된 어두운 길 위에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들이었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앵커의 격앙된 목소리뿐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 경 조카인 상은이 역시 전날 이태원에 갔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상은이 엄마의 연락을 전해받고, 이태원 참사 ‘사망자명단 신원확인, 실종자 신고’를 위해 방송에서 안내되고 있었던 모든 전화회선에 연락을 했지만 어떤 회선도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 양평에서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 설치된 실종자 신고센터에 오전 9시 40분경 도착해 52번째로 실종자 접수를 마쳤지만, 실종자의 이름, 전화연락처, 성별, 생년월일, 한칸 남짓에 두 줄 정도밖에 쓸 수 없는 키와 인상착의 정도만을 작성한 뒤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주민센터에 있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이미 사망자를 확인했고 앰뷸런스를 따라 체육관과 순천향병원까지 차를 몰고 따라다녔지만, 가족 사망자의 시신에 접근할 수 없어 오히려 실종자센터에 다시 실종신고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상은이가 삼육대병원 장례식장에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오후 1시경에 되어서였습니다. 상은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월 29일 밤 11시 이후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마주하기까지 상은이는 많은 공무원들의 통제하에 여러 판단과 결정 속에 장례식장까지 오게 되었겠지만 그 과정의 무엇 하나 명확하게 가족들에게 전달된 것은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는 우리나라에서 6.25 전쟁 이래 7번째로 많은 159명의 사망자를 낸 큰 재난입니다. 사망자 수와 부상자와 장애 등을 합친 피해자들은 355명에 달해 역대 5번째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고입니다.

이태원에서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을 잃은 이 재난은 선박이나 항공기와 같은 교통수단에 의한 사고도, 삼풍백화점과 같은 붕괴에 의한 사고도, 대구지하철과 같은 폭발 사고도 아닌 그 어떤 대형 사고와도 다른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길에서 이동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이러한 이동권은 이동 자체의 의미도 가지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보유, 개인 행복의 추구, 평등권 등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권리입니다.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존엄을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제10조), 평등권(제11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제1항)를 행정기관이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서 발생한 초유의 대형사고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이라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를 보장할 권한과 책무를 위임을 받은 국무위원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큰 행사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적절히 이동할 수 있도록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조직법에 따른 행정안전부를 총괄하는 국무위원으로 국민의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 총괄, 조정, 비상대비의 책임이 있습니다. 보행자들의 이동을 보장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데 실패하여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직무집행상의 명백한 과실로 중대한 법적 책임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기본권의 수호자여야 하는 재판관님.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행정력의 방치로 인해 이동할 수 없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을 통해 경종을 울려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재현 엄마 송해진

존경하는 재판관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태원참사 마지막 159번째 희생자 이재현 학생의 엄마 송해진입니다. 재판관님 재현이는 10월 29일 참사 당일 소중한 친구들이 고통스럽게 정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50여분간 해밀턴호텔 그 좁은 골목에서 숨이 안 쉬어지는 고통을 겪다가 가까스로 홀로 구조되어 살아돌아 온 아이입니다. 재판관님 재현이가 그날 밤 울며 제게 전화를 한 시간은 대략 11시가 조금 넘은 때였습니다. 22시 15분 행정당국에서 사고를 인지하고 한 시간 정도 지난 시각입니다. 이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하던 그 시각, 재난안전관리의 총괄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발생 후 65분이나 지나 보고를 받은 것도 모자라 운전기사를 기다리느라 다시 85분을 허비하고 현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대규모 밀집 인파의 위험을 미리 예방하지 못했으면 적어도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그 시간부터라도 한시 빨리 대응을 했더라면 재현이의 친구 두 아이는 그렇게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같은 위치에서 비슷한 정도의 압박을 버텨야 했던 세 아이들인데 재현이만 살아돌아왔다는 것은 조금만 일찍 밀집된 인파를 헤쳐 놓았더라면 재현이의 두 친구들도 충분히 살아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그리고 재현이는 친구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라만 봐야 했던 그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10월 29일 밤 이태원 그 골목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국가는 없었습니다. 한껏 웃으며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 할 16살의 세 아이들이 한순간 사라져버렸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참사는 없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첫 번째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같은 무능력한 공직자는 파면되어야 마땅합니다.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열 여섯 살 어린 아이들 셋이 국가의 무능한 행정으로 어미 품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해맑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올 것만 같아 이 엄마는 하루 한시간이 고통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제발 159명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을 잊지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김연희 아빠 김상민 

저는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김연희 아버지입니다.

작년 10월 29일 밤 20시에 핼로윈 행사를 소개하는 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이태원시내를 시민들이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촘촘히 걷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에 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화면에서는 평범한 일상으로 묘사되고 그 영상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습니다. 저도 근무를 마치고 피로가 몰려와 잠이 어느 새 들어버렸는데, 새벽 04시에 선잠이 깨어서 곧장 TV를 켜보았고, 어두침침한 이태원 골목 여기저기에서 CPR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간담이 오싹해지고 우리 연희가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해볼까 했는데, 아버지의 마음에 딸이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이라서 전화를 못하고 06시까지 기다렸다가 전화를 해보았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모르는 남자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남자는 우리 딸 핸드폰을 이태원골목에서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마음을 겨우 추스리고서 이태원으로 정신없이 갔습니다.

우리 딸을 찾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에게 가야 할지도 모르고, 어느 매체도 어느 행정조직도 희생자를 애타게 찾고 있는 유가족을 정확히 안내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정처없이 이태원 근처를 헤매이다가 한남동사무소에 가보았습니다. 그곳에서 겨우 실종신고만 할 수 있었고, 그 후속조치는 기다리라는 것뿐이었습니다. 마냥 동사무소에 대기할 수가 없어서 서울시내 병원을 찾아 헤맸습니다. 오후 16시에 의정부백병원 영안실에 우리 딸이 있다는 연락을 받을 때까지, 저는 태어나서 인간으로서 겪을 수 없는 가장 잔인한 8시간을 피눈물을 흘리며, 미어지는 가슴을 조아리며, 정신없이 딸을 찾아다녔습니다.

매년 핼로윈 행사가 열렸었고, 매년 수많은 교통경찰이 파견되어 인파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사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행안부장관을 비롯한 책임 있는 의사결정권자들이 바뀌고 나서부터는 인파관리를 수행할 교통경찰을 제대로 파견하지 않아서 159명의 꿈 많은 청춘들이 고귀한 생명을 어처구니없게 빼앗겼으며, 사고 후 처리과정도 엉망으로 살릴 수 있었던 수많은 젊고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행정안전부장관은 그 책임을 인정하고 즉시 사퇴는 고사하고 자리에 연연하고 있으며, 차마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쏟아내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또 한번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10만명 이상이 이태원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과년도 수준의 교통경찰만 투입하여서 인파관리를 제대로 하고 참사 이후 소방인력을 신속히 투입했다면 충분히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라고 도저히 한나라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은 사람의 두뇌에서 나올 수 없는 발언으로 국민과 유가족의 상처를 또다시 후벼팠습니다.

이처럼 위험을 관리하는 냉철한 판단의식이 결여되고 159명의 생명이 희생되었는데도 책임지는 행동을 보이지 않으며 책임회피성 발언만 일삼는 사람을, 어떻게 국민이 온전히 믿고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겠습니까?

부디, 자녀를 허망하게 떠나 보낸 황망한 부모형제와 멀쩡한 거리에서조차도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각자도생 해야 하는 국민들에게,

이 땅에 정의(正義)가 살아있음을,

대한민국에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살아있음을,

보여 주시길 간절히 부탁 드리겠습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김의현 엄마 김호경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김의현 엄마 김호경입니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일주일에 6일을 출근했습니다. 토요일 그날 새벽도 엄마 다녀올께, 아들 잘 다녀와 하고 갔습니다. 마지막 인사인 줄도 몰랐습니다. 

제 아들은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골목 끝 쪽에 있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도와달라는 낯선 이의 울부짖음에 도와주어야 한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태원 차가운 도로에 쓰러졌습니다. 

30살 젊은 청년도 낯선이의 울부짖음에 손을 내밀었는데 국가는 왜 외면하십니까.

차가운 도로에서 빈 건물로 이송 후 친구가 옆에 있었는데도 실종신고를 하라고 하고 나가라고 연락주겠다고 하고 어디론가 이송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동행자가 있었는데 실종신고를 하라고 하다니요. 

2022년 10월 30일 새벽 4시.

친구들로부터 사고소식 이후 친구들은 서울 이병원, 저병원 아들을 찾아다녔고 저는 무기력하게 '일대일 공무원 매칭으로 세심한 유가족 지원'을 반복하는 티비 속보만 보고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티비에서는 희생자 가족에게 모두 연락을 했다고 나왔고 그때까지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던 저는 아들이 부상자 명단에 있나 하고 한순간 안도했습니다. 

12시 실종자 확인 전화번호가 티비에 나오고 힘들게 연결된 전화에서 아들이 일산동국대병원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후 2시 일산 동국대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손대지 말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울고만 있었던 것이, 왜 손 한 번 못잡아 보고 못살펴 보았는지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신원 확인 후 부검을 하겠냐는 말에 안하겠다고는 했지만 참사가 압사사고로 확신한 아이에게 부검을 권유하다니요. 신원확인 후 연고지인 수원으로 이동을 요구했지만 검안서 발급 이유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아무런 설명없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유가족들은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시간은 계속 지나고 유가족들의 항의로 오후 7시 겨우 수원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당연히 국가에서 연락이 오겠지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혼자만 고립되어있는 불안감에 유가족을 찾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입니다. 

10월 29일 159명의 젊은이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참사 269일입니다. 오늘까지 누구하나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책임자가 사과하고 책임자가 물러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세월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재난을 대비하고 안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충실하지 못한 행정안전부 장관은 파면되어야 합니다. 

2023년 7월 24일

김의현 엄마 김호경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서형주 누나 서이현

존경하는 재판장님.

안녕하세요 . 저는 이태원참사 희생자 서형주의 누나 서이현입니다.

이번 이상민 탄핵선고가 우리 유가족,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기 때문에 저는 그날의 기억을 다시 되짚어 보려 합니다. 우리 가족은 동생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12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그 날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엄마와 꼬박 밤을 세우면서 동생소식을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기다리라는 공무원의 말에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어 2층으로 올라가 항의했던 시간이 다음날 오전 11시였습니다. 한남동 주민센터를 가기 전 용산경찰서 가서 대책본부, 컨트롤 타워가 어디냐고 물어봤지만 "대책본부는 없다. 연락올 때까지 기다려라" 라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그날 의지할 것이라곤 주변기자들의 말을 주워듣는 게 전부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날 참사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동생은 이태원 빈 상가에 안치돼 있다가 원효로 체육관으로 갔고 그 뒤 일산 동국대장례식장으로 이동된 사실이 전부입니다. 참사 당시 동생의 생사를 알지 못할 때 일부 사망자들이 원효로 체육관으로 이송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곳에서 합동장례식이나, 신원확인을 총괄 해주려고 하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 그 뉴스를 보고 들었던 생각입니다.

하지만 체육관으로 이송되는 게 다시 취소됐다는 뉴스를 보고 엄마와 저는 그 체육관에 가지 않았어요. 다른 유가족들의 증언을 들으니 그 날 체육관에 갔어도 목격자가 있어서 내 가족이 체육관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신원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합니다. 그래서 모든 유가족들이 가족의 생사를 알고 장례식장에 오기까지 평균 10시간 이상 걸렸던 것입니다. 

참사가 난지 266일이 되었지만 대한민국 재난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유가족들에게 참사의 경위 및 희생자 시신 수습과정, 의료활동 등을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뉴스에서 떠드는 것 말고 정작 정부에서 해주는 얘기가 없었습니다. 

정부는 유가족들과 소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가족들끼리의 소통도 차단하였습니다. 유가족들의 소통을 막기 위해 내내 연락처가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하다 그마저도 국정조사에서 거짓임이 밝혀졌지요. 

저는 제 동생을 한순간에 잃은것도 원통하지만 점점 이 대한민국, 나의 조국이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비참해져갑니다.

행정안전부는 재난 안전 총괄부서이며 그 기관의 장은 그 업무를 수행할 책임이 있지요. 이상민 장관은 참사 직후부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발언으로 유가족들을 2차가해 하였으며 국정조사 때도 위증을 하였고 유가족의 알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로 일관하였습니다. 장관은 이태원 참사가 신종재난이라고 대비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대비가 어려웠던 걸까요. 이제껏 해오던 인파관리가 어려웠던걸까요. 아무도 서울 길거리에서 사람이 압사당해 죽을 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수많은 축제에서도 이제껏 그런 일은 없었으니까요.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하는 대한민국 부처입니다.

그 수장이 이번에 탄핵되지 않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간다면 우리 유가족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나라에 대한 안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고 말 것입니다. 재난 최고 책임자가 그에 대한 책임 없다면 앞으로 많은 기관장, 공무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업무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예전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다시 대한민국에 이와 같은 참사가 없을 거라고 믿을수 있을까요.

존경하는 재판관님.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이상민 탄핵은 지금 무너져버린 정부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종을 울릴 것이고 재난재발방지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제발 우리 유가족들이,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3년 7월 21일

서이현 올림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민아 아빠 이종관

존경하는 헌재 재판관님분들께 올립니다.

재판관님, 저는 10. 29. 이태원 참사로 25세의 딸을 저 멀리 떠나보낸 희생자 이민아의 아빠 이종관(57세)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고 결정하시는데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유가족으로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과 관련하여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저는 이 참사의 참사 전과 참사 당시의 불성실, 무성의하고 어이없는 정부의 대응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접 거기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참사 후 유가족으로서 겪은 정부의 비인도적이고, 얄팍한 기만행위로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한 것은 고의성이 명백하여 반드시 탄핵심판에 참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정부와 서울시는 재난안전규정에 따른 유가족 대책본부를 구성하지 않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도권외곽, 의정부, 평택, 양주 등 46군데로 분산시켜 놨으며, 유가족들이 경악과 슬픔에 빠져있을 때 1:1공무원매칭 운운하며 참사에 대한 일체의 설명 없이 조속히 장례만을 치르도록 유도하여 이 과정에서 유가족 찢어놓기에 급급하며 유가족이 희생자의 사망에 관한 알권리를 교묘하게 말살하고, 참사 20여일이 지나 몇몇 유가족들이 기자회견까지 해가며 유가족들의 만남을 원하였으나 어이없이 개인정보 운운하며 이를 끝까지 묵살하였습니다.

둘째, 유가족으로서 참사 후 열흘이 지나 매스컴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이상민 장관이 참사 이튿날 TV생방송에 출연해 참사당일 “서울시내에 소요와 시위가 많아 경찰력이 분산되어 참사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당일 서울시내에 집회와 시위는 있었으나 평화적이었고 '소요'사태라고까지 불릴 수 있는 사건 사고는 없었습니다. 이는 명백한 "대국민 허위보고"입니다. 국민과 유가족을 기만하고 거짓말로 공무원의 성실의무 등을 심각하게 위반한 이상민 장관을 반드시 심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3. 7. 20.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종관 올림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상은 아빠 이성환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께

2022년 10월29일, 서울 한복판 이태원 좁은 골목길에서 26살 딸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상은의 아빠 이성환입니다. 하나뿐인 딸이 하늘의 별이 된 지 계절이 세번 변하고 268일이 되었지만 그날의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그날에 머물러 하루하루 고통과 슬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날 압박해오는 죽음의 순간에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절규했을 때 아무도 구조해 주지 않음을 알고 얼마나 두렵고 절망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딸은 지난 2년여 동안 미국공인회계사를 준비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꿈 많은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숨 한번 제대로 못 쉬고 공부만 하다가 8월 말에 자격증을 합격하고 숨 한번 쉬기 위해 친구와 이태원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 서의 존엄을 가지며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무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날 국가는 없었었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

이상민 장관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재난안전법 등 법률이 부여한 안전과 관련된 여러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사무를 총괄, 조정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10월 29일 이태원 대형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다중밀집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 대규모 재난 발생시 관계기관간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한 대비 등 사전 재난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참사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시에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지 않아 구급, 구조 활동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 발생 이후 집에서 운전기사를 기다리느라 1시간 4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참사를 인지하자마자 소집해야 하는 중대본을 설치하지도 않았고 1시간 40분 동안 한 일이라고는 고작 몇 통의 전화를 받고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확인하라는 전화를 한 것이 전부입니다. 정확한 상황 파악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구체적인 지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행안부장관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이상민 장관은 참사 경위와 원인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하여 유가족에게 상처를 줬고, 국회에서 유가족 명단 등의 확보, 중대본 설치 등에 대한 질의에 거짓으로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놓고 자신의 의무를 방기한 책임을 물어 마땅히 파면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

이상민 장관 탄핵이야말로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로 가는 길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상에 명시된 국가의 재난구조 의무를 분명히 하는 헌재 판결조차 없다면 국가는 진짜로 사라진 것이 될 것입니다.

이상민 장관이 행안부에 그대로 있는 한, 진상규명을 위한 어떤 일에도 협조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자료 협조조차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며, 주요한 사항에 모르쇠로 응수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헌법이 될 수 있도록 이상민 파면을 통해 국민 앞에 천명해 주십시오.

헌법재판소가 나서서 반복된 참사를 막아 주십시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주무부처의 장이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이상민 장관의 책임을 단호하게 물어 주십시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제대로 책임졌다는 기록을 남겨 주십시오.

온국민이 애끊는 심정으로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고 기억 하겠습니다.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2023년 7월 23일

탄원인 이성환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경훈 엄마 은옥술

존경하는 재판관님,\.

무더운 찜통같은 더위 속에서도 눈만 뜨면 연일 쏟아지는 사건 사고가 우리네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저 또한 10.29 이태원참사로 하루 아침에 아들을 잃은 이경훈 엄마 은옥술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에게도 사랑하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방송피디였으며 영화감독이 꿈이었고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해마다 그맘때면 아들이 좋아했던 인디밴드 공연이 이태원에서 있었고 아들은 해마다 공연을 보러갔습니다. 그때마다 아무 문제없이 안전했기에 작년에도 아무런 의심없이 그곳에 갔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왜 돌아오지 못했을까요. 처음 참사가 일어났을 땐 아들을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정신없이 장례를 치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해마다 인파관리를 했던 경찰은 왜 보이지 않았으며 일방통행이던 골목길은 왜 일방통행이 해지되었는지, 아들의 옷은 왜 벗겨져 있었으며,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오후에야 부천에 있는 순천향병원에서 아들을 찾을 수 있었는지, 112구조요청 전화가 빗발침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는지, 저는 아들의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마땅히 받았어야 할 응급처치를 제대로 받았는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알지 못 한 채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 년에 걸쳐 안전사고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부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 또한 없습니다. 저 또한 이런 참사는 뉴스에서나 보는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겪으며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매일 아침 아들사진에 입을 맞추며 눈물로 아들을 바라봅니다. 아들을 낳아 처음 품에 안고 젖을 물렸을 때, 열감기로 불덩이같은 아이를 업고 발을 동동 구르며 밤을 지샐 때, 유치원에서 재롱잔치 할 때, 학교에서 공차다 넘어져 깁스하고도 해맑은 웃음을 짓는 모습, 어려움 속에서 불평불만 없이 끊임없이 꿈을 향해 자기 개발을 멈추지 않던 아들의 모습을 이젠 더이상 볼 수가 없음을 믿을 수 없어 매일 매일 지옥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지옥이 아닐까 소리죽여 눈물로 지새우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이제 이런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이 아픔을 더 이상 대물림 해서는 안된다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막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한 행안부 이상민 장관은 159명의 대형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 커녕 책임 또한 회피와 진실조작 축소 은폐로 일관하며, 행안부장관으로서 맡은 바 소임이 무엇인지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방법 또한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음을 국정조사에서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행안부 이상민 장관에게 더 이상 우리의 안전을 맡길 수 없으므로 반드시 탄핵되어야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며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생각합니다. 부디 이 땅에 법은 존재하며 정부는 국민의 생존권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사법부는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함을 온 국민 앞에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진세은 고모 진창희

친애하는 재판관님

부디 길바닥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는 유가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조카 세은이는 22살 대학생이었습니다. 참사 당일 11시 46분에 구조되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세은이는 의식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새벽 1시반 전화를 받고 달려간 엄마아빠의 목소리에도 반응을 보였습니다.

구조가 조금만 신속하게 진행되었더라도 살릴 수 있는 아이였습니다.

끝까지 의식을 붙잡으며 얼마나 구조대를 애타게 기다렸을까요? 얼마나 간절하게 엄마 만나기를 기다렸을까요? 엄마 나 죽을 뻔했어, 엄마 빨리와, 라고 얼마나 간절하게 통화하고 싶었을까요?

세은이는 치료 받으며 3일을 버티다 결국 11월 1일 새벽에 떠났습니다. 그 3일동안 엄마 아빠는 중환자실 밖에서 절박한 기도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사 영상도, 뉴스도, 아무것도 볼 수 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나라도 정신줄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마음먹은 고모인 저는, 참사 바로 다음날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첫 번째 브리핑, 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는 아직 참사 수습도 마치지 않은 상황이었고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이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더더욱 신중해야할 재난 안전의 최고책임자가 어떻게 전국민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선전포고 같은 말을 들은 순간부터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참사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요!!!

10월 30일, 그 첫 번째 브리핑부터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수사의 방향과 결론을 명확히 하고 있었습니다. 경력이 배치되었어도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이 말은, 무엇인가 다른 원인이 숨어있다는 뜻입니다. 그 후 유류품 마약 검사가 이어졌고 희생자들은 예우조차 받지 못한 채 시신의 인권마저 짓밟혔습니다.

그 이후 영정과 위패가 없는 분향소가 차려지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참사를 사고로 부르고, 근조없는 리본을 달게 한, 행안부의 모든 조치는 우리 유가족을 피말리게 하고 고립시키는 만행이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는 우리에게 없었습니다.

경찰이 책임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에도, 오히려 행안부는 시민과 언론의 동향을 감시하며 참사은폐와 책임회피에만 행정력을 집중했습니다.

친애하는 재판관님.

그날 이후 우리 159명의 희생자의 가족들은 8개월 동안 제대로 된 조사를 하게 해 달라고 눈비를 맞으며 서명운동을 하고, 진실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았고, 159키로 행진을 하고 단식을 하였습니다.

바로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하며 진실규명과 수사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에게는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이상민 탄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실규명 가능성은 이대로 호흡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참사 300일이 다 되는 동안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각오 하나로 숨만 쉬며 버텨온 우리 유가족의 마지막 희망을 여기서 멈추게 하지 말아주십시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최보성 누나 최연화 

 안녕하십니까. 저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최보성의 누나 최연화입니다. 10월 29일 자정 쯤 당시 동생의 여자친구가 이태원에 강 동생이 연락이 안 된다는 연락을 듣고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가족들과 차를 타고 동생을 찾으러 경기도 용인에서 서울로 향하는데 라디오에선 실시간으로 "57명 사망 확인된다, 20대 젊은 여자가 대부분이다"라는 내용의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동생의 핸드폰을 발견한 동생의 친구와 연락을 하던 상태였으며 병원 8곳 정도를 추려 동생의 생존자 친구와 저희 가족이 나눠서 동생을 찾으러 갔습니다. 가장 먼저 간 병원은 강남 세브란스 병원이었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신원미상의 사망한 사람을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했지만 제가 너무 간절히 원하니 확인시켜줬습니다.

제 동생이 아니었고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 순천향대 병원 등 새벽 3시까지 동생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도 그 어떤 사람도 동생이 어디있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기다려라" 라는 말뿐이었습니다. 그 때 동생의 생존자 친구가 동생의 다른 친구가 장례식장 영안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해서 그 장례식장에 달려가 확인했습니다. 동생은 그 곳에 동생 친구와 함께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소식이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저희는 동생을 빨리 찾았지만 다른 희생자 유가족들은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동생의 사망한 친구와 동생이 그 영안실에 함께 있지 않았다면 , 동생을 찾아 얼마나 오랜 시간을 헤맸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동생을 찾기 전까지 저희에겐 아무런 연락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안실에 형사가 왔고 형사는 저희에게 부검을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저희는 원치 않았고 아버지는 동생을 빨리 용인으로 옮기고 싶어했지만 형사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니 안 된다며 하루동안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음 날 이상민 장관의 브리핑은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예상한 것보다 우려할 만한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나 소방이 미리 배치되어 있어도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어떤 생각으로 그것도 행안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태원에 사람이 몰릴 것을 예견하는 수 건의 보고서와 참사 몇 시간 전부터 들어온 신고는 무엇을 뜻하는 것이란 말입니까. 국정 조사를 통해서 이상민 장관의 수 많은 위증을 보며 아직까지 장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치가 떨리고 잠이 오지 않습니다.

참사가 일어난지 몇 달 후, 정신을 차려 동생의 마지막 흔적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전화해 동생의 구급일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저의 동생은 "구급일지가 없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사설 구급차를 타고 온 희생자는 구급일지가 없다고 합니다. 저는 동생의 마지막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습니다. 당시 동생을 이송했던 사설 업체에 "제가 직접" 전화를 해 알아낸 몇 가지 사실 중 하나는 동생은 새벽 3시쯤 그 곳으로 왔다는 것입니다. 와이키키 쪽에서 발견된 동생의 핸드폰과 자켓과 참사 현장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사는 10시 13분 경 발생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생은 새벽 3시까지 약 5시간 동안 이태원역 길바닥에서 쓰러져 방치되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그저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왜 동생의 눈과, 코와, 입에선 그 많은 피를 흐르고 있었는지 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얼마 전 오송 지하 참사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뉴스 기사 헤드라인의 "00명 사망" 등의 기사를 보면 아직도 심장이 털썩 내려앉습니다.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이태원 참사를 희롱 시키는 댓글 들을 보면서 아직까지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159명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 거리에서 한날 한시에 사망하였으나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너무 잠잠합니다. 관련된 책임자들은 보석 석방으로 풀려났고 참사 이후 변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변한 게 있다면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저의 삶뿐일 것입니다. 159명은 생명을 잃었는데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최고의 고위관직에 있는 행안부 장관이 아직도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 비참하게 만듭니다. 그날 이태원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국가가 존재했다면 모두 돌아올 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부디 공정하고 정의롭게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의 누나

안녕하세요, 전 희생자 ○○○의 누나 ○○○입니다. 제 동생은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우수한 사회의 일원이자, 직장동료, 그리고 자랑스러운 좋은 친구였습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한없이 어리숙해 보이는 막내동생이자 아들이었지만, 항상 나서서 맡은 바를 책임있고 공정하게 해내는 리더이기도 했습니다. 동생이 꿈꾸던 미래는 10월 29일에 처참히 밟혀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동생은 계속 야근과 논문 준비를 하느라 바빴습니다. 10월 29일은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설레는 주말이었을 것입니다. 30일은 제가 출국하는 날이라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오전 10시쯤 엄마가 동생에게 전화를 했고 용산 경찰서에서 대신 전화를 받은 후 우리 가족의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경찰서에서는 실종 신고를 하라고 했고,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몇 시간을 기다리다가 제가 병원 응급실 마다 전화를 돌려 동생의 신원을 수소문하다 순천향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소문 하 않았다면 과연 몇 시에 신원을 알려 주었을지 지금 생각해도 착잡합니다. 그날 저는 웃으며 잘 가라고 말하는 동생 대신 온 몸이 시퍼렇게 변한 눈물 자국이 눈가에 말라 있던 제 동생의 시신을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그 와중에 형사가 처음 물었던 것은 부검을 할 것이냐. 당연히 안한다고 했고, 검사의 시신인계 확인서가 필요하니 장례는 월요일부터 치러라. 처음엔 반발했지만, 그냥 알았다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밖에는 기자들이 너무 많았고, 우리 가족은 너무 경황이 없어서 멍한 상태였습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대기하면서 저는 동생의 자취하던 원룸에 가서 영정사진이 될 만한 증명사진을 찾아야 했습니다. 열쇠공으로 불러 문을 강제 개방했고, 그곳에서 동생의 흔적과 체취를 마주했던 그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날 저녁엔 용산경찰서에서 검사의 확인서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전 그곳에도, 그리고 후에 제 동생 장례식을 찾아온 담당 수사관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했습니다. 화면 분석을 통해서 동생이 어느 지점에서 죽었는지 안면 인식이 가능하다면 꼭 알려달라. 아무리 끔찍해도 전 마지막 동생의 모습과 위치가 알고 싶었지만, 장례식 후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여부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동생의 장례식인 많은 지인들이 찾아왔고 그 중엔 동생의 주소지였던 구청 공무원과 직원들, 서울시 공무원들,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제 동생 죽음을 애도하러 왔지만, 국회의원들의 방문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지 않고 그냥 가버렸으니까요. 장례식이 시작된 날 트라우마 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갑자기 제 심리 상태를 물어보질 않나, 서울시 공무원 분들은 여러 버전의 장례비 및 지원 처리 절차를 세네 번 설명하러 찾아 오질 않나, 모두들 경황이 없는 것은 알겠지만 이 참사 전부터 확실히 구축되어 있어야할 안전 대비와 지원 업무의 프로세스가 체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은 제가 정신이 없었던 와중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장례 후에는 예측할 수 없는 사고였다, 어쩔 수 없었다 라는 식의 책임 회피성 발언들이 유가족의 상처를 더욱 더 후벼팠습니다. 관계 부처의 수장들이 입이라도 맞춘 듯 몰랐다, 예측 불가능한 사고였다라고 한다면 그걸 지켜보는 일반 국민들 누가 자신이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할까요?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민 장관은 마땅히 탄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진작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했어야 마땅합니다.

제 동생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지만 앞으로 제 2,3의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공공질서 유지와 안전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대처하는 장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상민 장관은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며 무대응의 자세를 보였습니다. 유가족과 억울하게 죽은 젊음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참사 이후로 소외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장관과 경찰관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으로 탄핵을 선고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신애진 엄마 김남희

존경하는 재판관님,저는 이태원참사 희생자 신애진 엄마 김남희입니다.우리 애진이는 25살로 2월에 졸업하고 9월부터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야근과 고된 업무로 지쳐 있다가 주말 핼로윈을 맞아 재충전하기 위해 이태원에 갔다 참사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 애진이가 하늘로 떠나는 그 순간을 알지 못합니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받고 아이를 찾으러 이태원에 간 건 30일 새벽 3시였습니다. 그때까지 애진이 친구들은 병원 응급실마다 전화하고, 아이들이 찾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의 연락처를 찾아 새벽에 전화를 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새벽에 이태원으로, 그리고 원효로 체육관으로, 연대, 이대 병원, 순천향 병원, 여의도 병원 등 서울 대형병원,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곳 중 어느 곳에서도 애진이의 흔적을 알려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경찰에서는 실종신고를 하라는 이야기만, 구청에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으니, 명단 작성하고 기다리라고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알려 줄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돌아가라고만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참사 이후 아이를 찾아 헤매는 동안 관계기관에서 받은 정보의 전부입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참사이후 연락이 안되는 내 아이의 연락을 집에서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그날 하루가 얼마나 무서웠는지…재판관님은 아실까요? 애타는 마음과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 애진이를 찾고, 또 찾았습니다. 살아있기만 하라고…빌고 또 빌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애진이는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서울이 아닌 경기도 안양 샘병원에서…30일 오후 4시에…그렇게 저는 우리 애진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100일 이상을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무기력하게 지냈습니다. 제가 정신을 수습하고 우리 애진이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알고자 하였으나,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도, 설명도 해주는 정부 기관도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안양 샘병원 응급실 관계자를 통해, 그리고 안양시 경찰서, 그리고 소방서 관계자, 인터넷에서 제가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을 스스로 찾아 우리 애진이의 이동 경로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내 아이가 어떻게 떠났는지…왜 안양 샘병원에 있었는지…언제 신원확인이 되었는지…인수인계는 어떤 방법으로 받았는지…일주일 내내 전화를 붙잡고 사정하고, 질문하고, 유추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참사로 떠난 제 아이의 흔적을 제가 직접 확인하고, 알아봐야 했습니다.제 아이의 흔적을 내가 이렇게 알아보는 것이 당연한 걸까요? 국가는 왜 나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는 걸까요? 왜 물어봐도 어떠한 답도 해 주지 않는 걸까요? 제가 알고 있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며,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부모가 된 지금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참사 당일 대한민국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10만 인파가 모인다는 예측에도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구청과 경찰청,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는 실무 경찰,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정부 고위관계자들. 특히 이상민 장관은 행정안전부의 수장으로서 참사 당일 참사를 인지하고도 집에서 자신을 데리러올 운전기사를 기다렸을 뿐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는 11통의 전화를 했을 뿐입니다. 10통의 보고를 받았고 1통의 지시를 했습니다.

저는 궁금합니다. 행안부장관이 중대본 소집하라는 전화 한 통화만 했더라면, 중대본이 즉시 소집되고 더많은 부서에서 종합적인 지원과 구조과 이루어 졌을텐데… 왜 그는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중대본을 왜 설치하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11통 전화 속에 중대본 설치에 대한 지시가 있었더라면 좀 더 많은 아이들이 살아돌아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압력으로 정신을 잃었던 아이들은 심폐소생술을 통해서 충분히 살 수 있었을테니까… 그랬더라면 우리 애진이도 살아돌아오지 않았을까요?

우리 애진이는 10시 19분에 친구에게 보낸 미발송된 카톡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중대본 설치를 통해 좀 더 빨리 현장이 통제되고, 인원이 보충되었더라면, 어쩌면 우리 애진이도 살아돌아오지 않았을까요.

행안부 장관은 안전과 관련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안부 장관에게 참사 현장에서 심폐소생술로 아이들을 구조하길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다 원활하게 우리 아이들이 구조되고,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서별 협조를 하도록 지시를 내려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참사 당일 그는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습니다.그저 집에서 상황을 보고 받고 운전기사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보고 받는 것이 행정안전부 장관의 역할인지 의문입니다. 장마로 인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보며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내가 겪은 10.29 참사와 똑같을까… 왜 이렇게 달라진 것이 없을까… 왜 경찰관들은 똑같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걸까?

이상민 장관이 본인의 업무에 대한 과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까, 박희영 용산 구청장이 과실에도 불구하고, 현장으로 돌아와 버젓이 근무를 하고 있으니까, 참사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누구도 보여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현장에 공무원들도 저렇게 안일한 태도로 근무를 하는 것일까 생각합니다.

인지하지 못했다, 예측할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하면 면피할 수 있다는 사고가 공직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국민은 국가가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도생으로 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참사의 주체가 되면서 제가 알고 있던 대한민국이 무너졌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않았고, 참사 과정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행정 과실을 아이들에게 떠넘기는 책임 회피만을 목격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이상민 장관 탄핵을 통해 기울어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국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다시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가 알고 있었던, 믿었던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22. 7. 22 신애진 엄마 김남희 올림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수연 엄마 이화정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수연 엄마입니다. 저는 유일한 가족, 수연이랑 둘이 살다가 우리 수연이를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꿈만 같고 믿어지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고 매일매일 드라마나 영화처럼 어느 날 살아 돌아오는 꿈을 꾸며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며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장례식이 내 딸의 장례식인지 아닌지조차도 인지하지 못한 채 내가 기절하고 깨어났을 때 장례식이 다 끝나있으면 어떡하지. 정신줄 놓으면 안되겠다. 이를 악물고 또 악물고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순간부터 아이가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의 그 고통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사지가 다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는 고통이었습니다.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어느 순간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지도 못했고 잠시라도 혼자 있으면 심장이 쪼여오고 숨이 쉬어지지 않고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가 밀려옵니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고 나서야 살아야겠다, 내 딸의 억울함은 풀어야지만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살려고 노력했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을 해본 적 없고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너무나도 연약한 한 아이의 평범한 엄마입니다. 딸이 있어서 가진 것 없고 혼자였지만 행복했습니다. 딸이랑 같이 걸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요. 세상 부러운 것도 없었고 그냥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우리 수연이는 저에게 전부였어요. 10월 29일 국가의 부재로 저의 인생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빼앗겼습니다. 딸이 없는 지금의 삶은 산 송장이나 다름없습니다. 비참하고 고통 그 자체입니다. 행안부 장관의 발언은 저의 심장에 칼이 되어 꽂혔습니다.

재판장님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그냥 넘어간다면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구나, 이렇게 해도 되겠네, 이럴때는 몰랐다 모른다 라고 하면 되겠네, 하는 해이한 마음이 생길 것이며 책임감 있게 일을 하는 사람은 점점 더 없어질 것입니다.

재판장님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 이 땅에 소망을 갖고 살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이나라에 정의가 살아있다는것을 보여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장관을 벌하여 주십시오! 희망을 보여주십시오!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꺼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박가영 엄마 최선미

경하는 재판장님께.

가만히 있어라. 그러면 연락을 주겠다.

제가 참사 당일에 제일 처음 들은 정부의 말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였습니다. 아이가 없어졌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데 가만히 있으면 연락을 줄테니 보채지 말고 그 자리에 있으라고 합니다 그런 용산경찰은 아직도 전화가 없습니다.

우리 가영이는 친구가 구급차를 함께 탔고 구급대원이 부모와 통화도 했고 구급일지를 병원측에 넘겨 줬음에도 묵살하고 변사자로 만들어 12시간이나 찾지 못하게 했습니다.

서울 전역을 미친 듯이 아이를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연고자가 함께 있었는데도 실종자 신고를 하라고 하며 그래야 찾을 수 있다도 아니고 찾아 준다고 했던 자들입니다. 내 아이를 자기들이 데리고 있으면서 왜 실종자로 만들었을까요? 돌아온 아이는 부모의 허락도 없이 나체로 검안 검시를 받은 흔적이 있었고 왜 부검의향을 물어 보았고 경찰 수사 종료 보고서에는 사인이 변사로 되어 있는 것입니까? 우리아이는 죽은 것이 죄가 됐습니다.

7300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들입니다. 만 스무살 생일에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만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습니다. 우리 아이는 대학입학 후 세 번의 방학동안 두 세 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1300만 원이라는 돈을 모았습니다. 왜일까요?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자금으로 모았던 것입니다. 그 돈은 아이의 묫자리를 사는데 1300만원이 쓰이게 됩니다.

아이가 사고가 났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순천향병원으로 갔는데, 아이의 신원확인이 안 되서 보여줄 수가 없다며 밤새 병원 앞에 세워 두었습니다. 그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구의 희생자들이 이동되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밤새 병원 앞 길바닥에서 기자들이 하는 말들을 동냥하듯이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곳엔 말단공무원 하나도 나오지 않고 어떤 상황인지도 설명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동이 트니 정신이 들어 서울시내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보고 이동하면서 미친듯이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냈습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던 용산경찰서는 끝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릅니다. 여태껏 어떤 기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상민 장관이 파면돼야만 그 밑에 있는 공무원들이 눈치 안보고 우리 가영이가 언제 어디서 그렇게 됐는지 조사해줄 게 아닙니까? 죄가 있는 사람이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부당하고 무서운 일입니다.

제발 다시 한번 간곡히 간청드립니다. 이상민을 꼭 파면 시켜 주십시오~

새끼가 너무 보고 싶어 애간장이 다 녹아버린 애미가 절규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박시연 오빠 박도현

안녕하세요. 저는 이태원참사로 동생을 떠나보낸 박시연 오빠 박도현입니다. 세상에 책임감 없는 일도 있습니까? 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행정관련 된 공직자들의 꼬리자르기식의 처벌을 보고 이 세상이 책임감 없는 세상으로 바뀌면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며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각자도생의 국가로서 부도덕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군군신신부부자자"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위치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 수립 등에 업무를 맡아야 하는 것이 주요 책무이며 장관이라 함은 그곳의 가장 높은 직책인데 어떻게 국민 안전에 대해 대처하는 법도 모르거니와 어떤 시도도 하지 않으며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죄를 피하려 회피만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떳떳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진정한 지휘관은 솔선수범부터 시작한다." 제가 군대에 근무할 때 병장에서 하사로 배지를 달며 보았던 부대 안에 걸려있었던 글귀였습니다. 정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일했으며 아직까지도 어떤 일을 할 때 무슨 일이 생기면 제 위치에 책임질 수 있는 일은 모든 책임지려 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일이 새로 생기면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인지부터 생각하고 할지 말지 고민합니다. 그게 책임감이며 진정한 리더니까요. 그런데 과연 현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걸까요? 진정 리더가 맞습니까? 올바른 리더가 없으면 결국 그 아래 있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으며, 지켜야 하는 국민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오송터미널 또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국민의 목숨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정부와 고위공무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의 과거 참사들을 보면 고위공직자는 처벌받지 않거나 아래의 공직자들보다 더한 처벌은 받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이 부끄러운 전례를 따라 언제까지 가야하는 걸까요?

새로운 삶을 대단히 축복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도 충분한 애도를 하고 예우를 지켜야 하는데 왜 대한민국 고위공직자들은 고인들을 두고 서로 안 했고 서로 죄가 없으며 서로 살려고 발버둥만 치는 걸까요? 그런 언행들은 저희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큰 상처였습니다.

만약 유가족들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아무런 행동하지 않으면 그들은 그냥 넘어가게 되며 그것이 정답이 되고 올바른 길이 되는 것인가요? 세상에 책임감 없는 일은 없으며 있어서도 안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 언니 ○○○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참사로 하나뿐인 동생을 잃은 언니입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 탄핵 선고기일을 앞두고, 제 심정과 부탁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드립니다. 저는 작년 10월 29일 동생 친구의 연락을 받고, 곧장 택시를 타고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택시 안에서 이태원의 상황을 확인한 후, 이태원과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인 순천향대병원으로 목적지를 바꿨습니다. 제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45분쯤이었으며, 오후 10시 15분경 이태원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는 말을 믿지 못할 만큼, 순천향대병원 주변과 병원은 너무나 고요했습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임에도 주변의 교통 및 차량이 전혀 통제되지 않은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119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현장의 피해자들이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지만 알려달라고 하였으나, 개인정보를 이유로 듣지 못하였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서울의 온 응급실을 돌며 동생을 직접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희생자의 신원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처치를 받고있는 피해자의 성별 및 나이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대학병원에서 조사를 끝내고 나오는 경찰관을 붙잡고 동생의 신원을 확인해, 그제서야 동생을 병원에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수십 분 이상 기다려야 했으며, 경찰이 조사를 끝내고 난 뒤 저희가 병원에서 마주한 동생은 소지품 하나 없는 나체상태였습니다. 그 이후에 정신없는 상태로 장례를 준비해야 했고, 장례식장에 보건복지부, 서울시 직원이 1:1 전담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하라고 하였지만, 다른 유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제 요청에는 "파견 나오기 전,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공유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는 답변만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장례가 끝나고 바로 트라우마 상담 지원 요청을 하였으나, 연락이 올 때까지는 3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계속 빠른 상담 요청을 하였으나, 지원요청자가 많은 관계로 순차적으로 연락중이오니, 계속 기다리라는말만 하였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지역의 담당자가 휴가를 간 관계로 해당 절차가 늦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트라우마 치료 지원을 총괄하는 곳은 보건복지부였음에도 공문을 확인한 지자체에서 제대로 지원과정을 이행하고있는지 전혀 파악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참사 후유증과 트라우마가 극심한 참사 발생 초기에 이렇게 피해자들을 방치한 국가기관에 매우 실망하였습니다. 언론에는 그럴듯한 말로 항목별로 참사 생존자 및 피해자, 유가족들을 위한 지원을 나열하며 얼마나 지원을 했는지 통계 내어 보여주기식 행정을 일삼았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세금 감면, 통신비 감면 등의 보여주기식의 쓸데없는 지원이 아니라, 같은 슬픔을 가진 유가족을 한 분이라도 더 보고 만나고 위로하고 위로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유가족들의 만남지원에는 철저한 무시로 일관하였으며 오히려 언론에는 유가족 명단이 없다는 거짓말을 일삼았습니다. 국정조사에서까지 허위 진술을 하는 것을 보고, 과연 한 국가의 국민과 안전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국가기관의 장관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운전 기사를 기다리느라,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하였음에도, 늦지 않았어도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라는 상식 밖의 2차 가해 발언을 모든 국민과 유가족 그리고 피해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였습니다. 우리는 희망을 가졌던 국정조사에서 수없이 씻지 못할 2차 가해와 상처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1주기가 다가오는 현재, 저와 저희 가족은 뭐하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책임있는 자들이 아직도 그 자리를 온전히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도 막을 수 있었던 수없는 인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데 어떻게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 참사를 정쟁으로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생명권이란, 인간에게 헌법에 명시된,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적으로 부여되는 항상 누릴 수 있는, 누려야만 하는 권리입니다. 이러한 천부적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마음 놓고 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할 수 있는지요. 저는 이 참사가 꼬리자르기식 수사로 마무리된다면, 대한민국의 안전사회를 향한 발걸음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죄 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그런 일들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간곡히 바랍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나름의 꿈을 가지고 내일을 살아가는 청년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했고,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꿈꾸었던 청년들이 서울 한복판의 길에서 가족들과 작별인사조차 못한 채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장관은 최소한의 안전 법률, 재난 체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더이상 무고한 희생이 생기지 않게 진실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조예진 엄마 박지연

존경하는 재판장님

현재 탄원서를 쓰는 사람은 52세이며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허망하게 사라져간 저희 딸 예진이도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그 좁은 골목길 어디선가에서 아이는 대한민국의 그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차가운 길바닥에서 피워보지도 못하고 죽어야만 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고 숨이 막히는 나날은 그날 그 시간 이후 계속되어만 가는데, 어찌하여 참사 당시 그 순간 그날 재난 안전 관리의 총괄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어처구니 없는 대처를 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비극적인 참사에 변명만 하는 이상민 공직자 같은 사람은 파면되어야만 합니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방임회피하고 그 당당자는 그런 정부의 그늘 아래서 받는 것은 참사로 희생당한 억울한 죽음을 조롱하는것 밖에는 안 됩니다. 재판장님 제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으로 국민이 안전할 수 있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의 작은 걸음으로 이룩될 수 있도록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재판장님. 부디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파면으로 아이잃은 이 애통한 심정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투쟁이 계속되는 이 순간에도 길바닥에서 차갑게 죽어간 아이 생각에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이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차 있습니다. 안타까운 아이들의 죽음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이라는 좋은 판결 부탁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3년 7월21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 조예진엄마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정주희 아빠 정해문

정주희 아빠 정해문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17시30분쯤 사랑하는 둘째 딸과 저녁 먹자고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도 하였습니다. 약속 간다고 한 말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1시경 핀란드에 언니에게 핼로윈 행사에 와서 녹사평부근 빔피 레스토랑에서 결혼할 남자친구와 저녁 먹는다고 사진도 보냈습니다. 그날 24시 30분경 주희 어머니로부터 이태원 핼로윈 행사에 주희가 간다고 전화 와서 많은 인파 압사사고라고 하였습니다. 당시는 40명 정도의 사망자와 순천향병원에 입원하였다는 뉴스에 나왔고 본인은 주희에게 전화도 해보고 문자와 카톡문자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음에 외조카와 1시 30분경 이태원 녹사평역 부근에 주차하고 이태원역 1번 출구쪽으로 가면서 동영상 촬영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사고장소의 도로는 생존자 희생자들이길 바닥에 누워있고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사고장소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였고 거리는 돌면서 주희를 50분 찾아보아도 보이지는 않고 마음만 답답하였습니다.

경황이 없는 과정에 구급대원에 물어도 아무런 답변 없고 집에서 뉴스 들으면서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최종 마지막 2시 17분쯤 딸 주희에게 해밀턴호텔 부근에 있다고 카톡을 보내고 집으로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120번 신고하여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서 실종신고하고 인상착의 사진도 주었습니다. 3시 40분경 수차례 경찰에 전화하였고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4시40분경 해밀턴 호텔에 휴대폰이 노상에 있다는 사실을 경찰에게 전달받고 5시 40분 용산경찰서에 있다고 하여 용산경찰서로 6시경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문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한남동주민센터로 가라는 권유에 또다시 주민센터에서 실종자신고를 2번 하였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없고 무한정으로 기다리라고 할 뿐 아이가 어디있는지 물어봐도 나중에 연락준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순천향병원에 가도 없고 병원이라는 병원에 전화하여도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9시 30분정도쯤 평택에 있다는 것 같다는 희망에 전화하고 물어봐도 잘 모르다는 말뿐이었습니다. 평택 영안실에는 사망자 신원을 알려주지 않아서 경찰의 명단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평택 제일장례식장으로 택시타고 갔습니다.

이에 행정당국은 너무 마약조사로 인하여 159명의 사랑하는 아들 딸들의 죽음에 이상민 장관은 물론 파면되어야 합니다. 또한 꼬리 자르기로 관계 담당 부서 및 관련자는 엄중하게 처벌될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특별법 통과되어 하루 속히 유가족 여러분이 일상생활 할 수 있도록 간절히 간절히 호소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이상은 엄마 강선이

존경하는 재판관님들께 호소드립니다.

저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거리에서 국가의 부재로 희생당한 이상은의 엄마 강선이입니다. 하나뿐인 사랑하는 소중한 자식을 허무하게 잃은 어미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밤이면 상은이가 문을 열고 돌아올 것만 같은 생각에 상은이 방에 꽃을 갈아 꽂아 두고 하루 하루를 살아냅니다.

우리나라 헌법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기본법등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하고 대응하며 수습해야 할 의무를 가집니다.

이태원 참사는 다중인파 예방을 위한 대비를 하지 않았으며, 6시 34분부터 시작된 보호요청에도 조치하지 않았고 참사 발생 직후 적절한 구조와 대응, 수습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 과정 모두 행정기관의 부재로 발생한 참사입니다.

이상민 장관은 모든 총괄권한을 갖고 있었고 그 권한을 행사하여 참사를 대비하고, 참사 직후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화로 무책임하게 잘 대응하라고 말했을 뿐, 정확한 상황파악도 어떠한 구체적인 지시도 하지 않았고 기존 재난시스템도 활용하지 않아 참사를 키웠습니다. 과연 행안부장관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놓고 자신의 의무를 방기한 책임을 물어 파면되어야 합니다.

행안부 장관의 파면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권을 지키지 못한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감사합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김의진 엄마 임현주

제 아들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이 땅을 성실히 살았던 청년이고, 누구보다 내 나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29세 연구원이었습니다. 제가 지어준 [의] 와 [진리]의 삶을 살라고 지어주신 이름에 합당하게 선하고 진실되게 성실하게 29년 2개월을 성실히 살아왔습니다. 제 아들은 22/10/29  낮 2시에는 대학친구 결혼식에 참석했고, 저녁엔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 핼로윈 축제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제 아들과 세 친구는 화려한 도시의 루프탑으로 올라가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10시 2분 식당을 나온지 2분 만에 어떤 강한 힘에 의해 셋이 뿔뿔이 흩어졌으며, 어처구니없게도 질서 없는 거리의 한 좁은 공간에 갇혀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1시간 뒤 제 아들은 다른 무리들과 함께 차디찬 거리의 바닥에 방치되어 있었고, 순천향병원 강당으로 옮겨진 뒤 79명의 시신들과 7시간 방치되었다가 보라매병원 영안실로 옮겨졌습니다. 병원도착 20여 분만에 사망선고가 내려졌고, 참사 15시간만에 차가운 안치실에 누워있는 아이를 보고 저와 가족들은 오열했습니다. 해마다 젊음과 열정의 상징처럼 치러진 핼로윈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행복했고, 그 다음날도 또 가고 싶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우리 아들의 미래, 꿈, 소망이 그렇게 아름답게 행복하게 펼쳐졌어야했습니다. 무엇이 우리 꽃다운 159인 희생자들의 아름답고 보배로운 인생의 역사를 강제로 종료시켰는가요?

● 그랬습니다. 다른날과 다르게 질서를 통제하는 정복경찰이 없었습니다.

● 무질서를 방관하고 통제를 상실한 행정의 부재가 있었을 뿐이었고, 예방도 없었고, 4시간 전 신고에도 무능하게 대처했고, 참사 9개월이 되어가는 오늘까지도 책임지는 자, 사과하는 자가 없습니다.

● 그곳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오늘 건강하게 웃음웃고, 활기차게 거리를 활보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벗들과 행복에 겨워야 할 우리 159인의 알뜰하고 보배롭고 아름다운 인생, 자유롭고 행복한 그들을 지켜줄 국가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억울해서 제 아들은 눈을 감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 제 아들이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요? 

● 밤새 여러차 례 회의를 거듭했다는 대통령은 다음날 현장에 와서 "뇌진탕이겠지!"

● 국가재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어야 했던,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발언은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공직자의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저희 15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23/8/13일은 제 아들의 30번째 생일입니다. 그날 가족들은 주인공없는 생일상을 준비하며, 가슴이 또한번 무너지겠지요?

작년 아들 생일에는 사촌들 포함 18명의 친척이 모여서 행복한 만찬과 인증샷을 남겼는데, 왜 제 아들의 30세 생일은 더이상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요?

가족들 눈에서 피눈물 나게하고, 159명의 행복한 미래뿐만 아니라, 1000여 명의 유가족의 산산조각난 삶, 지옥같은 고통의 시간들은 누가 책임져 줄 것입니까? 

행복한 제 아들의 인생,미래를 송두리채 빼앗겨버렸는데, 159인의 사라진 역사에 대해 누가 책임질것입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땅에 인권이 바로 서고, 생명이 존중되어야 함을 믿으신다면, 재난의 컨트롤타워로서 무능의 극치를 보이고, 책임회피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 조그만치의 양심의 가책이 없이 무양심의 행위를 일삼는 이상민 장관이 탄핵되고, 그 직에서 파면됨으로 진리가 살아있음을 밝혀 보여주십시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김의진 아빠 김은기

오늘 저는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29년 2개월 성실, 정직, 순수하게 삶은 살았던 사랑하는 큰아들 김의진이가 행복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지 270일(9개월. 7/25기준)이 되고 있다는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으며, 목숨처럼! 생명처럼 사랑하는 아들을 하루라도 못보 면 못 살 것 같은데,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현실이 미칠 것같고 죽을 것만 같습니다. 내 아들의 행복, 미래, 비전이 한순간에 강제종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유가족의 삶도 산산조각이 나고 지옥불에 떨어진것같은 고통 속에 상처투성이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당장에라도 내 아들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 그를 살리고 내가 대신 죽을 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사랑하는 159명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별들의 희생의 진실을 하루라도 빨리 규명하고, 그들이 살면서 만들어갔을 아름다운 삶의 명예를 회복해야 할 텐데!

그 모든 생각에 끝에 드러나는 나의 무능이 이렇게 억울하고 야속할 수가 없습니다.

1029 이태원 그날! 모든 행정의 시스템은 붕괴되어 있었으며, 공무원의 태만과 무능은 그 민낯을 드러냈으며 무책임, 무능으로도 부족한지 참사 9개월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는 비양심, 부도덕의 민낯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 폼나게 사표내고 싶다던 행안부장관은 159명의 별들의 희생으로도 부족한지 자리보전하려고 기를 쓰고 있는데, 

● 이상민 장관, 우리는 절대로 그를 용서할 수 없으며, 그의 면상을 보는 일도, 불행한 그의 이름을 듣는 일도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 저는 평생을 사랑하는 큰아들 김의진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고, 나의 첫 정, 첫 감격, 첫 열매인 아들은 엄마의 기도를 믿었습니다.

그의 미래가 지극히 행복할 것이며,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며, 사회에 이바지하며, 국가에 충성하며 그렇게 착하고 진실되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믿었습니다. 그 좁디좁은 골목에  국가는 없었으며, 시스템이 붕괴되고, 무능한 행정의 민낯이 드러나고, 공무원의 태만과 무능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 아들은 그 좁디좁은 골목에 갇혀서, 고통과 공포과 철저한 고독 속에서도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했을 겁니다.

● [의] 와 [진리]의 하나님이 나를 결코 버리지 않으실 것이다.

● 오늘 우리  유가족은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닙니다. 죄없는 우리의 자녀가 희생을 당했는데,  죄지 은 자가 죄수복을 입지 않고 버젓이 걸어다는 세상! 결코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사랑하는 159명의 별들과 우리 별가족들은 죽을힘을 다해서 그날의 희생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아름다운 159인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할 것입니다.

● 159인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의 면면을 재판장님들께서 아신다면,

● 이 모든 국가적재난, 사회적 참사의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하는 이상민 장관의 탄핵안에 파면이라는 중징계로 정의를 바로 세워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헌재에 보내는 편지>

- 양희준 누나 양현아

존경하는 재판관님. 안녕하십니까.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양희준 누나 양현아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동생 양희준은 외국인 친구의 다가올 귀국으로 인하여 친구의 본국 음식 소개로 이태원에서 마지막 만남을 하였습니다.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웃고 떠들며 음식 사진도 찍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러곤 헤어지기 전 이태원 구경을 하고자 세계음식거리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30일 12시, 어머니 핸드폰에 동생의 번호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 희준이랑 같이 이태원에 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사고가 났습니다. 희준이가 쓰러지고 구조된 걸 확인하였는데, 희준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구조가 되었다고 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희준이는 아침 9시가 되어서야 노원 을지 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찾았습니다. 

행안부장관은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 총괄, 조정, 비상대비, 민방위 및 방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고, 행정안전부에 두는 재난 안전 관리 사무를 담당하는 소속 공무원 등에 대해 지휘, 감독한다. 하지만 이상민 장관님께서는 이태원 참사 당시 사건 발생 1시간 5분 후인 23시 20분에 상황인지 하셨음에도, 차량으로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경기도 일산 거주 수행기사님을 기다려 10월 30일 12시 45분, 상황인지 1시간 25분 만에 현장을 도착하셨습니다.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상민 장관이십니다. 대한민국 재난 안전 관리의 총괄 책임자는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이십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셨으면, 재난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지휘, 감독하여 수습을 하셨어야 됩니다.

제 동생은 이상민 장관님께서 상황을 인지하셨을 시간에 구조되었어야 합니다. 제 동생은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제 동생 몸에 빨간 X자가 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다친 지도 모른 채 아픈 다리를 끌며 동생을 찾아다닌 친구는 혼자 살아남음의 죄책감에 마지막까지 희준이 옆에 있어 주었습니다. 희준이를 보내주고 병원에 다녀오고 지원금 관련 행정안전부에 연락을 하니 지원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친구는 병원을 다니며, 이태원 참사 부상자 지원 관련 증빙자료를 모아 제출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10월 29일 밤 이태원 골목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는 없었습니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합니다. 내 아이에게 더 안전한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습니다. 제 아이에게 삼촌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참사는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첫 번째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같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공직자는 파면이 되어야 합니다. 본인의 맡은 바 역할을 지킬 수 있는 분이 공직자가 되어야 합니다.

10월 29일, 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2023년 10월 29일은 저의 7주년 결혼기념일과 동생의 첫 기일입니다. 저는 평생 다가올 결혼기념일이 두렵고 무섭습니다.

끝으로 유가족과 희생자분들의 주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곳에 일어난 일입니다.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니깐 연락해 볼 걸, 가지 말라 할 걸 자책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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