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김건희 씨와 셀카 말고 '양평 특혜' 질문하길

윤 대통령 순방 전용기 동승 기자들이 해야 할 일

일 핵오염수 방류 관련 입 닫은 윤 대통령과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침묵하는 김건희 씨에게

질문하고 답변 들어 보도하는 게 언론의 역할

2023-07-11     김성재 에디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지난 10일 오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총 4박 6일의 순방 기간 동안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하고 폴란드도 방문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한국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해 도대체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어떤 국익과 국격을 지켜낼지 국민들은 잘 모른다. 이를 상세히 보도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이번 해외순방 중에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기시다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고도 한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문제로 우리 국민들의 불안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해서도 동행취재에 나선 언론이 윤 대통령의 발언과 그 의미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특히 이번 순방 중에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한 언론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전용기에 함께 타고 순방일정을 같이 할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요즘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꼭 물어봐 주길 바라고 있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가까운 거리에서 취재하게 될 기자들에게 이런 기대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는 부디 김건희씨와 ‘셀카놀이’만 하지말고 질문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는 기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선,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질문이다. 핵 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다. 국익이 걸려 있고 국민의 건강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다. 이번 해외 출국 일정에 일본 기시다 총리와 면담이 포함되어 있다니, 이 질문은 이번 해외 순방의 목적이나 내용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해 입을 다물어왔다. 국무총리가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했고 국무총리실이 주관해 IAEA 최종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제 대통령이 설명해야 한다. 언론이 오염수를 마셔도 되니 마니, 횟집 가서 수조에 담긴 바닷물을 마셔도 되니 마니 하는 유치한 쇼를 보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30년간 오염수가 방류되었을 때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우리 해역의 해양생태계 파괴와 그로 인한 국익의 훼손, 국민 건강에 대한 피해를 대통령은 책임질 수 있는가? 한국 정부는 왜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찬성과 지지를 보내는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85%의 국민이 대통령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김건희씨 일가의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도 있다.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에는 김건희 씨와 모친 최은순 씨가 연루되어 있다. 연루 정도가 아니라 의혹의 핵심이고 몸통이다. 갑작스런 노선 변경으로 대통령 부인과 장모가 큰 금전적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이는 누가 보아도 ‘대통령 친인척 특혜비리 의혹’이고 ‘권력형 이권비리 의혹’이다. 그러니 이 어마어마한 권력형 특혜 비리 의혹에 대해 언론은 당사자인 김건희 씨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문해야 한다. 여야 정쟁으로 몰고 갈 일이 아니다. 설사 여야 정쟁이라고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는 이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정도의 경륜과 책임감을 갖춘 기자라면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잘 알 것이다. 의혹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이 아닌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또 왜 아닌 것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들어야 할 답이 많다. 많은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 그것이 곧 국민의 알권리다. 권력의 전횡과 비리를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제일 첫 사명이다.

이번 대통령 해외방문의 귀국길에는 기자들이 부디 김건희 씨와 ‘셀카놀이’보다는 취재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지난번 전용기 내의 ‘셀카놀이’ 사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기자들 스스로가 사진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니, 이번에는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전용기 동승 취재는 기자들에게는 아주 큰 취재 기회요 특별한 혜택이다. 그 기회와 특혜는 국민들이 준 것이다. 10일 김건희 씨가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이라는 문구가 적힌 친환경적 에코백을 들고 전용기를 탔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러나 이보다는 핵오염수 방류로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해양생태계가 오염되는 것이 더 중요한 환경 문제라는 점을 기자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김건희 씨의 패션쇼 기사가 클릭수를 높일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도 양평의 김건희씨 일가 땅 7000평 때문에 고속도로 노선이 하루아침에 바뀐 이유 때문에 김건희 씨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는 점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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