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 세력' 밑에서 검찰총장을 한 당신은 뭡니까?

윤석열 극우 발언에 각계 한 목소리 규탄

촛불행동 "전쟁광이야말로 반국가 세력"

황교익 "멸치·콩 들고 인증샷 수준…해석 필요 없어"

문성근 "동네 막걸리집에서도 듣기 힘든 연설"

2023-06-30     이승호 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이 핵무장을 고도화한 북한 공산 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 읍소했다. (종전 선언은)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 평화 주장이었다.”

지난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 초청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일부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야당과 전 정부 인사들은 물론 시민사회가 들끓고 있다. 극우적 시각으로 전 정부와 현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대통령실은 다음날인 29일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궁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는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에만 집착하는 학생 같았다”고 모욕적인 비난을 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 시민단체,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도 SNS에 글을 올리며 비판대열에 나섰다.

촛불행동은 논평 <종전선언 요구를 반국가세력의 주장이라고 몰아친 윤석열>을 통해 “국가정체성을 전쟁의지라고 선동하는 전쟁광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그 어느 당사자이든 전쟁을 제어하는 장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평화협정을 통해 그 장치를 제도적으로 면밀히 확정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결코 아니다”라며 “윤석열이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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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역사학자는 “반국가 세력’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들, 또는 반국가단체를 지지, 성원하는 세력이라는 뜻”이라며 “(전 정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은 ‘반국가단체의 주요임무 종사자’로서 국가보안법상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집권자와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을 ‘반(反)국가세력’으로 모는 건, 파시즘과 군사독재의 일반적 습성”이라며 “지금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파시스트 독재체제로 바꾸기 위한 ‘변란’을 도모하는 건, 윤석열과 그 지지세력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정부 정책 및 인사 등을 모두 ‘반국가 세력’으로 맹비난한다면 과연 그 정부에서 특검보, 검찰총장을 역임하신 윤 대통령께서도 반국가 세력 및 반국가 세력 정부의 부역자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윤 대통령의 문재인 전 정부 비난은 도를 넘었다”며 “입만 열면 문재인 탓”이라고 비꼬았다.

이건태 변호사는 ‘1970년대 대통령의 부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물었다.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미국과 유엔사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합니까? 지금의 대한민국이 50년대 대한민국과 같습니까? 70년이면 새 역사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 아닌가요? 대한민국이 자신감을 가지고 한반도 문제를 풀려고 하면 그것이 반국가 세력입니까? 윤 대통령은 왜 반국가 세력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했습니까? 그때 왜 반국가 세력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수사하지 않았습니까? 윤대통령은 국민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 아닙니까?”

문성근 배우는 “동네 막걸리집에서도 듣기 힘든 기념비적 연설”이라고 비꼬았다. 문성근 배우는 다른 관련 글도 여러개 올리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트는 “선제타격으로 북한을 멸망시켜야 한다고 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들고 사진을 찍는 정도의 수준을 가진 윤석열이니 그의 말에 정치적 해석을 붙일 것은 아니다”라면서도“그가 왜 이처럼 거친 용어를 사용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 이 말을 하며 유난히 고개를 좌우로 강력히 흔드는 것을 보아서는 윤석열이 쫄았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호 사진작가는 한겨레신문의 <‘종전선언 첫 제안’ 미국 부시 대통령도 반국가세력인가> 기사를 소개하며 “반국가 단체와 핵공유를 약속하는 이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란 말이냐”고 물었다.

한겨레 기사는 “‘종전선언 노래를 제일 먼저 부른’ 사람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었다.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 한 달 뒤인 2006년 11월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한테 “북한과 종전협정을 체결하겠다. 나와 노 대통령, 김정일이 종전협정서에 함께 사인하자는 것”이라고 비공개로 제안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승현 성신여대 외래교수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왜 반국가 세력들에게 부역했느냐”며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내가 반국가 세력이었다니, 윤 대통령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하나?”고 물었다.

시민들의 성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전쟁을 끝내자는 종전선언이 반국가 세력이면, 이 할매도 반국가 세력이냐? 많은 희생 따르는 전쟁 그렇게 좋으면 당신 혼자 나가 전쟁해라, 평화가 답이고 밥이다”라는 글로 분노를 표했다.

그런가하면 대한민국 헌법을 들어 윤 대통령 발언의 부적절성을 비판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헌법 5조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돼있다.

 

 

[촛불행동 논평] 종전선언 요구를 반국가세력의 주장이라고 몰아친 윤석열 - 국가정체성을 전쟁의지라고 선동하는 전쟁광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다

윤석열은 오늘인 28일 ‘한국자유총연맹(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거침없는 망발을 늘어놓았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본조건인 종전선언요구를 반국가세력의 주장이라면서 평화체제를 지향하는 국민의 요구를 능멸했습니다.

윤석열의 주장과 논거는 그야말로 허황되기 그지 없습니다. 그는 종전선언이 “북한이 다시 침략해 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으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종전선언은 그 어느 당사자이든 전쟁을 제어하는 장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평화협정을 통해 그 장치를 제도적으로 면밀히 확정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결코 아닙니다. 윤석열이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종전선언 추진으로 “자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전쟁체제를 강화하는 지금이야 말로 평화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이에 더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한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조롱까지 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조치는 유엔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며 유엔사 역시도 유엔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장치일 뿐입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근본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것은 미국의 동북아 군사패권정책이기 때문에 분단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이러한 정책을 반대하고 우리의 자주적 평화노선을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윤석열은 또한 “조직적, 지속적으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다”면서 “돈과 출세 때문에 이들과 한편이 되어 반국가적 작태를 일삼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속적으로 괴담과 허위선전으로 여론공작을 하는 자들이 윤석열 세력이고, 돈과 출세로 공권력을 사유화하는 세력 역시도 이 자들입니다. 이들이야말로 국가를 말아먹고 있는 반국가세력이자 국가정체성을 위협하는 악당들입니다. 반드시 척결해야 할 대상은 윤석열 일당들입니다.

‘한국자유총연맹’이라는 조직도 해방공간에서 무차별 학살난동을 벌인 서북청년단이 모체가 된 집단이라는 점에서 냉전종식과 함께 정리되어야 할 집단입니다. 청산되었어야 할 친일세력의 부패한 정치적 서식지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윤석열 검찰파시즘이 전쟁체제 강화에 광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모두 적으로 몰아 협박하고 탄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집단의 국가파괴 행각을 계속 두고 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 주 토요일도 우리는 뜨겁게 집결합니다.

2023년 6월 28일  <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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