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달째 경기둔화 진단하면서도 "하방위험 줄어"
기재부 그린북 6월호 "수출·제조업 중심 둔화 지속"
"내수회복, 경제심리 개선, 고용 증가세 견조" 평가
중국 리오프닝, 우크라전 장기화 등 불확실성 여전
정부는 5개월째 연속으로 우리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등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호 그린북부터 다섯 달 연속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는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심리 개선, 견조한 고용 증가세 등으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5.2% 감소했다. 작년 10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반도체와 선박, 컴퓨터, 석유제품 등 대부분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지난달 21억 2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가 발생했다. 다만 적자 폭은 지난 1월 125억 3000만 달러 이후 2월(53억 2000만 달러), 3월(47억 4000만 달러), 4월(27억 3000만 달러) 등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4월 경상수지도 7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흑자(5억8000만 달러) 전환했고, 서비스 수지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정부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지난달까지 그린북에 사용했던 '수출 부진' 표현을 이번 달에는 제외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경제동향을 발표하면서 "수출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듯한 모습"이라며 "상반기 동안 안 좋았던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월 말 기준 29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5조 4천억원 적자였다. 작년 4월에 비해 적자가 7조 4000억 원 늘었지만, 한 달 전(54조 원)에 비해서는 8조 6000억 원 개선됐다.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가 설정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 2000억 원)의 78%나 된다. 넉 달 만에 연간 예상치의 3/4이 넘는 적자를 낸 셈이다.
정부는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경제 심리도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4월 소매 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모두 감소해 전월보다 2.3%, 전년 동월보다 1.1% 줄었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2.9p 상승한 98.0을 기록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잠정치)도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했다. 지난 1월 5.2%의 상승률을 기록한 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오름세도 완화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물가 상승률에 대해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으면 전반적인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2%대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35만 1000명 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실업률은 2.7%로 작년보다 0.3%p 하락했다.
정부는 이처럼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고용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영향 및 글로벌 정보통신(IT) 업황,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봤다.
정부는 "확고한 물가·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 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