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고용시장…60세이상 취업 54.7만↑ 그 외 7.8만↓
3월 취업자 46.9만 명↑, 청년층은 5개월째 감소
제조업 4.9만 명 감소, 19개월 새 최대
정부 "고용시장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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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시장에서 노인층과 다른 세대 간 취업자 증감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 명이 늘었지만, 60세 이상의 증가 수가 55만 명에 가까워 다른 연령대에서는 되레 7만 8000명이 줄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은 5개월째, 중년층(40~49세)은 9개월째 연속 감소를 이어갔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22만 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6만 9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 2월(31만 2000명)보다 15만 7000명이나 더 커졌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작년 6월부터 9개월 연속 둔화하다가 지난달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54만 7000명 늘었으나,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7만 8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2020년 2월(57만 명) 이후 3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달 취업자는 50대(5만 명)와 30대(2만 4000명)에서도 1년 전보다 늘었으나, 20대 이하(-8만 9000명)와 40대(-6만 3000명)에서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로써 20대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5개월째, 40대 취업자는 9개월째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6.2%로 0.1%p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4만 9000명)가 전자·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석 달째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2021년 8월(-7만 6000명) 이후 최대다. 반도체 등의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소매업(-6만 6000명), 건설업(-2만 명)도 감소했다.
반면 보건·복지업(18만 6000명)과 숙박·음식점업(17만 7000명), 정보통신업(6만 5000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늘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일상회복에 따른 대면활동 증가와 돌봄수요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는 2185만 5000명으로 83만 7000명 늘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00만 8000명으로 6만 6000명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49만 7000명, 일용근로자가 1만 1000명 각각 늘었으나 임시근로자는 7만 5000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2%로 1년 전보다 0.8%p 올랐다. 3월 기준으로는 고용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실업자 수는 84만 명으로 3만 4000명 줄었고 실업률은 2.9%로 0.1%p 내렸다. 1999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3월 기준 최저치다.
20대 후반(25∼29세·6.7%)과 30대(3.0%)의 실업률은 각각 0.7%p, 0.4%p 상승했다. 지난달 일부 기업과 공무원 채용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이 늘면서 실업률도 다소 올랐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30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 8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쉬었음(6만 8000명), 재학·수강(3만 8000명), 심신장애(3만 8000명) 등에서 증가했지만 육아(-16만 6000명), 연로(-13만 6000명) 등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구직단념자는 33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6000명 줄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범정부 일자리 전담반 회의에서 "경기 둔화에도 본격적인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활동 증가, 돌봄수요 확대 등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면서 "3월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 "일상 회복과 해외 관광객 증가, 내수 활성화 대책 등은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작년 4월 취업자가 크게 증가했던 기저효과, 물가·수출 등 경기적 영향을 받는 제조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둔화 요인이 혼재돼 있어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