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상호관세 15% · 쌀 자동차 데이터 개방에 합의
트럼프 SNS에 “이제까지 합의 중 최대”라며 자찬
일본, 미국에 5500억 달러 투자하고
쌀 쇠고기 등 농산물과 픽업 트럭 등 자동차
데이터 자유 유통 등 디지털 시장 개방에 합의
알래스카 LNG 개발과 수입 프로젝트에도 참여
미국과 일본이 22일(현지시각, 한국 23일 오전) 관세협상에 합의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내리는 대신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9조 원)를 투자하고, 쌀을 비롯한 농산물과 픽업트럭 등의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수입 프로젝트에도 일본이 합자회사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아키자와 료세이 일본재정경제재생상은 SNS에 “백악관에 가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임무를 완수했다. 모든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으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이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진 압박 받는 이시바 정권 유지에 영향?
이번 합의는 지난해 10월 중의원선거 참패에 이어 지난 20일의 참의원선거에서도 대패해 집권 자민당 일부와 야당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온 이시바 총리의 계속 집권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가 정치적 곤경에 처한 이시바 정권의 대폭 양보로 받아들여질지 어려운 문제를 타결한 성과로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이시바 총리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8월 말까지 퇴진의사를 발표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이제까지 합의한 것 중에서 최대의(massive) 합의”라며 자찬했다. 그는 “일본은 자동차와 트럭, 쌀, 그리고 다른 농산물 등에 대해 (자국 시장) 문을 열 것”이라고 SNS에 썼다. 그는 또 “이것은 미국에게 매우 흥미진진한 시기이며, 특히 우리가 일본과 앞으로도 항상 대단한(great)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과 일본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8월 1일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일본과는 그 동안 7차례에 걸쳐 관세협상을 벌여 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일본에 대한 15% 상호관세 합의는 이제까지 미국이 베트남(20%) 등 다른 나라들과의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상호관세율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과의 교역에서 63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쇠고기 돼지고기 밀 치즈’-‘터빈 공작기계 자전거 꽃’
트럼프 정권과 일본은,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 밀, 치즈 등의 농산물에 대한 수입 장벽을 낮추는 대신 미국은 일본산 터빈, 공작기계, 자전거, 꽃 등에 대한 수입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데이터 자유 유통 등 디지털 교역에도 합의
두 나라는 또 데이터의 자유로운 유통을 허용하는 등 디지털 교역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이는 구글에 대한 과세 문제를 두고 미국 업계와 정부로부터 비과세 압박을 받아 온 한국에게도 민감한 문제다.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일본 참여키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위해 합자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LNG 개발과 이의 아시아 지역 운송, 판매를 위한 44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요청해 왔다.
트럼프는 그러나 일본이 요구해 온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제품 등 분야별(품목별) 관세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