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언어 주권, '토박이말'에서 찾자"

국정기획위에 '토박이말 진흥' 제안 접수

'국립 토박이말 진흥원' 설립해 정책 주도

공공언어 혁신, 전문가 양성 등 전략 제시

"K-콘텐츠 넘어 'K-언어' 시대 열어 가자"

2025-06-25     이창수 시민기자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금잔디 광장에서 열린 제1회 유생 모꼬지 행사에서 유학대학 학생회 학생들이 대형 윷을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모꼬지란 놀이, 잔치를 뜻하는 토박이말이다. 2025.5.29. 연합뉴스

'국민주권 시대'의 철학을 언어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의 '토박이말 진흥 정책 제안서'가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를 대상으로 전달됐다. '토박이말 진흥을 바라는 국민들' 명의로 제출된 이 제안서는 어려운 외국어와 권위적인 한자어 남용으로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받는 현실을 지적하며, 언어의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담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제안서는 현재 공공언어가 국민을 소외시키는 장벽이 되고 있으며, 토박이말의 소멸이 문화 정체성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특히 "모두가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이끌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부재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에 제안서는 토박이말 진흥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아 다음 3대 핵심 전략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 전략 1: 정책 컨트롤 타워 '국립 토박이말 진흥원' 설립

첫째, 토박이말 정책을 총괄하고 체계적으로 이끌 국가 기관으로 (가칭) '국립 토박이말 진흥원' 설립을 제안했다. '토박이말 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기관의 법적 근거와 안정적인 예산 확보 ▲사라져가는 토박이말 발굴·연구 ▲정부 부처 언어 정책 자문 ▲공공언어 감수 ▲전문 인력 양성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의 핵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전략 2: 미래를 이끌 전문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

둘째, 토박이말의 가치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킬 전문가 양성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대학 내 '토박이말학' 전공 트랙 개설 지원, 진흥원 내 전문가 인증 과정 신설, 전국 초·중·고 교사 대상 직무 연수 의무화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사람'을 키워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 전략 3: 생활 속에 스며드는 범국민적 사용 환경 조성

셋째, 국민이 일상에서 토박이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새 정부의 모든 정책명에 토박이말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정부·공공기관 평가에 '우리말 사용 노력도' 지표를 상향하는 등 공공 부문부터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글날과 연계하여 '토박이말의 날'을 선포하고 국민 참여 축제를 여는 등 범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제안서는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진정한 의미의 언어 민주주의 실현은 물론, 토박이말이 가진 독창성이 'K-언어'의 위상을 정립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 효과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안서는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은 국민과의 진심 어린 소통에 달려 있으며, 그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우리의 얼과 정서가 담긴 토박이말"이라고 강조하며, 제안의 국정 과제 채택을 간곡히 요청했다. 새 정부가 언어 주권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어떻게 응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안에 동의하는 분들의 추천도 받는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의 적극적 참여를 바란다.

제안서 원문 바로가기 ☞ https://modu.pcpp.go.kr/suggest-board/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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