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망쳐놓은 이동관의 양두구육을 보라
언론학자·퇴임언론인들 긴급좌담회서 우려 쏟아내
방통위원장 국회 인준 받게 하고 독립기구로 바꿔야
KBS 내부 싸늘? 먼저 움직여야 시민사회도 지원할 것
한국판 BBC? 총선 앞두고 KBS 땡전뉴스 만들려는 것
윤 '반국가세력' 이 '공산당 언론'…공안정국 예견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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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후보자를 보면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머리를 내놓고 개고기를 판다)이 떠오른다. 이 후보자는 KBS를 BBC같이 국제적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만들고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과거 이명박 정부 때 공영방송을 약화시키고 신뢰를 추락시킨 것, 미디어법을 강행해 미디어 생태계를 교란했던 게 이동관 후보자다. 신뢰받는 공영방송 만들려면 안정적 재원이 중요한데 윤 정부는 수신료 분리징수를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이동관 후보자의 말은 믿을 수 없는 허언(虛言)이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것과 같다.’(정연우 세명대 교수)
1일 오후 열린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긴급행동 좌담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좌담회는 미디어공공성포럼, 6월 민주포럼, 대전환포럼, 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새언론포럼, 언론비상시국회의 등 언론·문화 분야 지식인들이 활동하는 포럼과 단체들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긴급히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이창현 국민대 교수가 좌담회 진행자로,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이 기조발언자로, 강상현 연세대 명예교수(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가 토론 사회자로 나섰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미디어공공성포럼 공동대표), 양승동 전 KBS사장, 신태섭 전 동의대 교수(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대표), 원용진 서강대 명예교수(전 문화연대 대표), 정연우 세명대 교수(미디어공공성포럼 공동대표)는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연우 교수는 방통위의 독립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켜줄 수 있는지도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방통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총리, 헌재소장, 감사원장 등과 같이 청문과정을 좀더 강화해 국회 인준을 받도록 하고, 방통위를 대통령 직속 기구가 아닌 국회 직속이나 별도의 독립된 기구로 만드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윤 정부의 공영방송 약화 혹은 소멸 움직임에 대해 KBS 내부의 저항이 크지 않다는 우려와 관련해 ‘공영방송을 지키는 힘은 일차적으로 공영방송 구성원들에게 있다,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바깥) 사회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고 또 사회가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비상시국회의 회원인 양승동 전 KBS사장은 ‘권력형 학폭 의혹의 당사자로 권력을 맡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이동관 씨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윤 정권이 그만큼 방송장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승동 전 사장은 ‘이동관 후보자는 4년전 극우 유튜브 방송에 나와 두 번이나 보수세력이 총선 때 총결집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자신이 청와대 홍보수석 그만두고 두 번 총선에 출마했던 분이다. 이런데도 KBS를 한국판 BBC로 만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말이다. BBC는 고사하고 80년대 땡전뉴스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동관 후보자의 과거 국정원 밀착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과 이동관 후보자의 “공산당 언론 퇴출”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윤 정권의 이동관 후보자 지명은 단순한 방송장악을 넘어 향후 총선전략에서 공안정국의 가능성을 예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