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무지 대통령 때문에 눈 떠보니 조롱받는 나라로"
'핵폐수 반대' 열성시위 미국동포 신행우씨 인터뷰
"윤, 한미일 공조 중시하며 자국민과 공조는 뒷전"
"목소리 하나라도 보태고 싶어 나서게 된 거죠"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바다 투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해외 동포들의 규탄 집회도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은 물론 캐나다·호주·프랑스·독일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동포들은 자연스레 ‘윤석열 퇴진’도 주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LA·뉴욕·보스턴·시애틀·샌프란시스코·필라델피아·휴스턴·샌디에고 등 각 지역에서 시위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동포들은 지난 3일 ‘핵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시위’에 들어갔다. 월~목요일에는 한인타운 에난데일 지역에서 일인 시위를 하고, 금요일에는 주미 일본대사관과 한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신행우 씨(62)는 그중에서도 특히 열성 시위자다. 주중에는 일인 시위에 나선다. 시간이 되는 다른 동포들도 참여하지만, 그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피켓을 든다. 금요일에는 일본 대사관 앞으로 달려간다. 왜 나섰을까. 시민언론 민들레가 20일 텔레그램을 통해 그를 인터뷰했다.
“일본이 강행하고 있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에 대한 도전입니다. 파렴치한 행위지요.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항의는커녕 오히려 비굴할 정도로 일본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책임한 정부 아닙니까. 대한민국이 무능하고 무지한 대통령 때문에, 하루아침에 ‘존경받는 나라’에서 ‘조롱받는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안타깝고 슬픕니다. 목소리 하나라도 더 보태야겠다, 생각해서 나서게 된 거지요.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면서 자국민과의 공조는 뒷전”이라며 분개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릴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여당 정치인들의 행태도 비판했다. ‘수산시장 수조 물 시음 쇼’에 대해 “코미디 같은 짓”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또 “국민의 우려와 문제 제기를 괴담으로 몰아가면, 국민은 괴담 유포자가 되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그런 정치인들은 국민이 꼭 기억해둬야 합니다. 기억해뒀다가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정의가 바로서요. 그래야 주권자를 두려워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인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는 ‘연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다른 해외의 동포들도 서로서로 다같이 손을 잡고 한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미국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동포들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와 윤석열 정부의 실정 때문에 나날이 투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고국의 시민들과 해외 동포들이 연대하고, 또 각지역 해외 동포들이 서로 연락하고 연대하며 공감대를 넓혀가면 더욱 효과적인 투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의 희망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곳곳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와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해외촛불행동’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행우 씨도 ‘해외촛불행동 워싱턴’ 회원이다.
그는 “해외 동포들의 투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대해주는 윤미향 의원(무소속)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에서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를 다니며 노동조합 활동도 열심히 하던 그가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은 2004년이다. 이민자로서 두번째 삶을 살아가던 그가 이국의 땅에서 다시 ‘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노무현 때문’이었다.
“2009년 5월 23일…. 미국에서 노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어요.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한동안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슬픔과 고통, 억울함이 찾아왔다. 그 끝에 찾아오는 것은 분노였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가 동포들의 시민단체 미주희망연대에 가입한 이유다.
미주희망연대는 2013년 워싱턴 동포 등이 뜻을 모아 결성한 시민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윤미향 의원 제명을 시도하자 ‘윤 의원을 정치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는 성명을 내는 등 반대 운동을 펼쳤다. 매년 ‘노무현 추모 행사’도 갖는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명쾌하고 간단했다. “더 열심히, 더 힘차게 투쟁해야지요.”